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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선생님은 그냥 선비입니다

밑에서 어떤 분이 군주론 말씀을 하시길래, 생각난 김에 말하면 저는 유시민 선생님(이후 존칭 생략합니다)을 하나의 캐릭터로서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옛날 선비의 풍모를 지닌 몇 없는 분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근데, 선비는 정치가는 아닙니다 이건 유시민도 알 겁니다 유시민도 좋아하는 베버는, 직업 정치가를 둘로 나눴습니다 정치를 위해 사는 사람과 정치에 의해 사는 사람 그런데 '직업'이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이건 달리 말하면, 정치가 부업이 아니라는 것 즉 영지를 지닌 귀족이면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정치가 부업이 아니라, 전업, 혹은 다른 말로는 소명인 사람을 말하는 겁니다 이 면에서, 중세 서양 귀족과 마찬가지로 동양의 선비도 정치가 탈락입니다 선비에게 정치는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학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대체로 지방 유지이면서, 서당의 선생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왕한테 바른 말 하다가, 잘리면 미련 없이 고향으로 내려갈 수 있었던 겁니다 오히려 그게 더 성미에 맞았을지도 모르죠 이건 그들이 유교를 공부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유교는 도(道)를 가르칩니다 그런데, 역사상 도는 실현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도가 실현되면 도통(道統)이라고 하고, 도가 실현되지 않고 뜻만 이어지면 도학(道學)이라고 합니다 공자는 춘추전국시대에 비록 도통은 끊겼지만, 도학을 계승한 성인입니다 유교의 역사는, 이 도학의 계승에 의해 도통이 몇 백년 마다 한 번씩 출현하는 것입니다 이미 공자라는 성인의 선례가 있기 때문에, 유학자들은 도의 실현보다 도의 계승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려 논어에도, 공자가 내가 등용되면 도통을 실현할 텐데 난세라서 어쩔 수 없다고 한탄하는 대목이 나오니까요 그래서 유학자들은, 운때가 맞으면 도통은 실현되고 운때는 인간이 어쩔 수 없으므로 도학을 이어나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러다 운때가 맞으면, 왕이 부르면 정치도 하는 거고요 노무현 대통령께서, 유시민에게 정치 하지 말고 책 쓰라고 했다는 얘기는 유명하지요 유시민이 윤석열 되도 나라 안 망한다 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일단 유시민은 정치에 의해 사는 사람도 아니지만 정치를 위해 사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유시민은 도(道)를 추구하는 선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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