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의 양심’만큼이나 허무한 주장이 또 있을까. 800원짜리 초코파이 절도에도 죄를 묻는 엄격함. 몇십억 원의 횡령에도 초범이라는 이유로 죄를 사하는 관대함. 법관도 성선설과 성악설의 시비에 나부끼는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 그의 판결이 국민의 보편적 법상식에 어긋났다면, 그가 특별하기 때문에 다른 결정을 내렸을 거라고 옹호해야 할까? 그 역시 사람이기에 그의 셈법에 따른 결정을 했을 거라는 게 더 타당하리라 본다. 사법부의 독립은 법관에게 주어진 면책특권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법관이 외부의 간섭 없이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재판의 독립이다. 그렇기에 독립된 권한만큼 그 판결에 대한 책임 역시 커야 한다. ‘법관의 양심’을 국민적 담보로 삼기엔 너무도 얄팍하다.
📰
이슈
-
·
-
·
0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회원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