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의 한 안내판에는 ‘미디어포레’라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단어가 적혀있었다. 하단에 작은 글씨로 쓰인 ‘Rest Area’라는 영문까지 읽어야 간신히 휴게 공간임을 유추할 수 있다. 명칭만으로는 공간의 쓰임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사례다. 이날 오후 강남역 지하상가로 쇼핑을 나온 황모(75) 씨는 “(미디어포레라고) 적힌 걸 처음 본다”며 “읽어도 뭔 말인지 모르니까 강남역을 자주 다녀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모(28) 씨도 “영어를 알아도 이해가 안 된다.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되물었다. 앞서 중구 만리동의 손기정체육문화공원 내부에는 ‘러닝러닝센터’(running learning center)라는 이름의 공간이 생겼다. 운동을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샤워실이나 물품 보관함 등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이건범 한글과문화연대 대표는 최근 한 교육청이 ‘스마트폰 없는 학교’ 정책을 ‘폰 프리 스쿨(Phone-Free School)’로 명명한 사례를 들면서 “최근 공적 영역에서의 외국어 남용 문제가 더욱 심해진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공공정책의 이름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며 “특히 공적 영역의 정책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우리말로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역내에 쉬는 공간을 미디어포레라고 명명한건 뜬금없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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