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푸조 208, 308 SW, 508 SW 등 2010년대 푸조 디젤차들을 몇 타본 적이 있습니다. 특히 208은 하루 종일 타본 적도 있는데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특이한 차량이었습니다. 제가 탄 차량은 1.4 디젤로 68마력(...)의 일본 경차와 맞먹는 늠름한 출력을 자랑하는 모델이었는데요. 다만 1톤의 가벼운 무게에다 디젤 엔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움직임이 아주 답답하진 않았습니다. 연비는 듣던대로 굉장합니다. 시내가 7할을 넘는 주행을 했음에도 연비는 24km/l를 훌쩍 넘었습니다. 문제는 DCT가 아닌 싱글 클러치 자동화 수동변속기가 으레 그렇지만 이 모델은 유독 변속이 심하게 굼뜬데다 변속 충격이 너무 심했습니다. 새 클러치인데도 그렇네요. 차를 좋아해서 드센에서 열심히 차를 잡아 돌리던 (전)여친도 변속 충격에 꽤 힘들어 하더라고요. 68마력이란 숫자는 어쩔 수 없는건지 추월은 아무래도 부담이 큽니다. 풀악셀을 밟아도 1차선은 들어가려며 눈치싸움을 잘 해야 합니다. 1.0 터보도 굴러다니는 개꿀 평지 유럽에서야 이런 차가 탈 만 하겠지만 한국은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아서요. 다만 의외였던건 출력이나 연비가 아니라 주행 질감이었습니다. 가볍지만 칼같이 잘 드는 핸들링 조향 감각이 정말 좋았고, 작고 경쾌한 덕에 코너를 도는 느낌도 아주 좋았습니다. 아니 차가 이렇게 느린데 이렇게 잘 움직인다고? 싶더라고요. 르노 클리오도 그렇지만 푸조-시트로엥도 핸들링이 의외로 아주 잘 잡혀있다던데 그 말이 이해가 됐습니다. 하지만 안 팔릴 만한 요소는 너무 많았습니다. 알전구 헤드라이트, 매우 작고 구석져서 그란데도 애매하게 안 들어가는 컵홀더, 80대 노인보다도 서투르고 느린 변속, 애매하게 우뚝 서있는(...) 풋레스트, 프랑스식 감성 충만한 터치스크린 UI 등 단점이 너무 많습니다. 솔직히 한국에서 이 차가 팔릴거라 생각한게 더 신기합니다. 하긴 외제차뽕이 한참이던 때엔 폴로, 골프가 제법 잘 팔리던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이 (많은) 단점들이 개선된다면 좀 팔릴 법도 한데 얼마나 개선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출력도 가솔린 엔진이라 시내바리 주행은 더 답답할 것 같고요. 120-130마력... 1993년에 나온 쏘나타2 2.0 DOHC도 이거보다 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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