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인은 과도하게 시위한다.지난 20년간 분노, 폭력, 소요, 방화, 약탈이 반복하며 시민사회에 막대한 비용을 입혔다. 2005년 방리외 소요 사건은 3주간 극심한 재산 파괴와 폭력으로 이어졌다. 이후 부르카 착용 금지, 나토 창립 기념 행사, 승차 공유 앱 도입 등 사안마다 대혼란이 터졌다. 오늘날 프랑스는 다시 시위대에 휘둘린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학생 시위가 전국 교육 체계를 마비시켰다. 9월 17일 파리 외곽 크레테유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교원 부족과 예산 부족에 반발해 파업에 들어갔고, 학생들이 즉각 합세했다. 사회학자 발레리 베케가 가리킨 '도미노 효과'가 촉발됐다. 전국 학생들이 동조 시위에 나서며 각자 학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소셜 미디어가 폭발력을 더했다. 시위대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올렸고, 이 장면은 온라인과 모바일 채팅방으로 번지며 동조를 끌어냈다. 르몽드에 따르면 10월 1일까지 프랑스 내 3700개 고등학교 중 3분의 1 가까이가 수업에 차질을 빚었고, 그 숫자는 더 늘어났다. 어제는 40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져 25만 명이 참가하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학교 측이 학부모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외부인들의 거듭된 방화 시도로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적혀 있다. 교육청 지침에 따라 학교 수업은 완전히 중단됐다. 시위대는 교직원 증원, 학급당 인원 축소, 시설 개선, 빈부 지역 학교 간 격차 해소를 요구한다. 사회적 불평등을 세습하고 학생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준다며 대학 입학 플랫폼인 파쿠르숩(Parcoursup) 폐지도 주장한다. 프랑스 전역으로 퍼진 폭력은 교육적 고민과 무관하다.프랑스 사회 중심부에는 실존적 위기가 자리 잡았다. 미래가 과거보다 못할 것이며 국가가 국민 기대를 충족할 수 없다는 패배의식이 팽배하다. 국가라는 떡밥을 제로섬 게임으로 바라보기에 은퇴자부터 고등학생까지 양보하지 않는다. 억눌린 분노가 폭발하지만 정부는 통제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 소셜 미디어에서 확산한 영상 5편은 교육 개혁이라는 명분 뒤에 숨은 허무주의적 원한을 드러낸다.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한 영상에서는 검은 후드티와 마스크를 쓴 15세 청소년이 마르세유에서 한 여성에게 다가가 조잡한 화염방사기를 얼굴에 쏴 1도 화상을 입혔다. 낭트에서는 2014년 7500만 유로(1127억 원)를 들여 지은 넬슨 만델라 고등학교 로비가 화염에 휩싸였다. 파리에서 촬영된 세 번째 영상에서는 케피예를 쓴 금발 청소년이 여경을 쫓아가 걸어 넘어뜨린 행동을 묻는 취재진에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며 웃었다. 마스크를 쓴 청소년이 차량 위에 올라타 스마트폰을 든 동급생들에게 외쳤다. 경찰 수를 세더니 "10명뿐이다. 다 죽일 수 있다!"고 고함쳤다. 군중은 환호했다. 루아르 계곡에서 찍힌 다섯 번째 영상에서는 가방을 멘 청소년들이 동그랗게 모여 랩 "MRH" 구절을 떼창했다. 90명이 숨진 2015년 바타클랑 테러를 언급하는 가사다. "지옥 따위 두렵지 않아. 계약은 유효하다. 누가 날 막으랴. 바타클랑, 엎드려 죽은 척해봐, 하나씩 제거해주마"라며 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프랑스 사태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대규모 이민의 결과다. 학교 문제가 아니라 이슬람이 한때 위대했던 국가를 삼키려는 시도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실제 시위대는 매우 다양하다. 1968년 5월 혁명과 국왕을 몰아낸 프랑스 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혈 반란의 역사를 고려하면, 무분별한 반항은 이민 집단이 프랑스 사회에 완벽히 적응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최근 수년간 프랑스의 시위 문화는 광기 어린 수준으로 방치되고 미화됐다.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심각해졌다. 시위는 마크롱 정부를 약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중도주의 정치의 입지도 갉아먹었다. 2018년 유류세 인상 반대를 명분으로 내건 '노란 조끼' 시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정국을 잠재울 때까지 마크롱 정부를 마비시켰다. 2023년 파리 근교에서 전국적인 폭동이 일어났다. 같은 해 연금 개혁과 농업용 저수지 건설을 둘러싸고 거리 투쟁이 이어졌다. 2024년에는 농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공공시설을 파괴했다. 지난해에는 긴축 반대 운동인 '모두 막아라(Bloquons Tout)' 시위에 수십만 명이 동참했다. 파괴와 혼란은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에 호재로 작용한다. 국민연합은 내년 봄 대선 승리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국민연합 지도부는 폭동 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학생들을 부추기고 시위 현장을 지원한다고 비판한다. 좌파 진영은 허무주의를 자극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 9월 28일 LFI 소속인 발리 바가요코 생드니 시장은 불타는 바리케이드 앞에서 학생들과 춤을 췄다. 다음 날 발표한 메시지는 단호했다. "특정 시점에서는 폭력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냉소적 수법은 LFI의 선거 전략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케피예를 쓴 금발 청소년이 LFI 지도자 장뤽 멜랑숑의 관자놀이에 입을 맞추는 모습이 포착됐다. 멜랑숑은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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