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이라 직원들 급여 이체 다 끝내놓고 새벽에 혼자 사무실에서 씁니다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원 열두 명입니다 창업하고 9년 동안 진짜 바닥부터 했습니다 첫 3년은 제 월급도 못 가져갔고요 처남이 서른다섯인데 이번에 또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처음 들어간 데서 1년 다음 데서 8개월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그만둘 때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상사가 이상하다 일이 안 맞는다 출퇴근이 멀다 지난 주말에 처가에 갔는데 장모님이 저녁 먹다가 말씀하시더군요 김서방 회사에 자리 하나 없나 우리 막내 좀 데려가면 안 될까 그 자리에서는 생각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장모님 앞에서 바로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집에 오는 길에 아내한테 말했습니다 처남은 우리 회사랑 안 맞는다고 직원들 다 연차 오래된 사람들이라 처남이 들어오면 분위기가 이상해진다고요 아내가 그러더군요 동생 하나 못 챙겨주냐고 당신 회사 사장이잖아 사장이 넣으면 그만인 거 아니냐고요 그게 그렇게 간단하면 제가 이렇게 고민을 안 하겠죠 작년에 직원 하나가 친척 데려와서 문제 생긴 걸 아내도 압니다 그때 아내가 그러니까 지인은 쓰는 거 아니라고 했었거든요 그 말을 그대로 돌려드렸더니 그건 남이고 이건 가족이라고 합니다 처남이 나쁜 애는 아닙니다 착하고 싹싹합니다 근데 일을 오래 못 합니다 그걸 가족 다 알고요 제 회사에 들어와서 또 몇 달 만에 그만두면 직원들 앞에서 저는 뭐가 되나요 그리고 그때 처남한테 뭐라고 하면 처가에서는 또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사실 처남도 저한테 직접 연락은 한 번도 안 했습니다 매형 저 일하고 싶어요 이 한마디만 했어도 마음이 좀 달랐을 텐데요 어제 장모님이 직접 전화를 하셨습니다 막내가 기대하고 있다고 김서방만 믿는다고요 아내는 옆에서 이번 한 번만 하자고 합니다 솔직히 허탈합니다 9년 동안 회사 키울 때 처가에서 도와주신 건 없습니다 그건 바라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이제 좀 자리 잡으니까 가족 회사처럼 여기시는 것 같아서요 아내는 제가 회사 얘기만 나오면 사람이 차가워진다고 합니다 차가운 게 아니라 무서운 겁니다 열두 명 월급이 제 손에 달려 있으니까요 이번 주 안에 답을 드려야 하는데 아직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안 된다고 하면 아내랑 한동안 냉전일 거고 된다고 하면 회사가 흔들릴 수도 있고요
📰
이슈
-
·
-
·
0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회원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