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많이 자세한 MKOI vs KC 갈드컵의 일대기
KC의 등장
왜 여기서부터 설명을 해야 하냐?
카르민 코프의 등장 이후로 유럽 롤판의 팬덤 문화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예를 들어 G2는 독일 베를린에 기반을 둔 구단임

반면 프나틱은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구단이고
근데 그렇다고 한창 또투또나틱 하던 그 시절에 사이버 2차대전이 열렸나?
ㄴㄴ 그냥 지투 vs 프나틱의 갈등이었지, 독일과 영국의 갈등이 아니었거든
둘 다 워낙 국제적인 게임 구단이고
팬덤도 국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이 당시 LEC는 구단의 출신 국가보다는 구단 자체의 브랜드와 선수들이 중심이었음

하지만 궁극의 몰입과 갈드컵은 국가 대항전에서 나오는 법
아무리 롤을 좋아해도 자기가 사는 지역을 대표해서 싸우는 팀에 느끼는 애착은 또 다르거든
근데 LEC는 이런 '로컬팀'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네?
그래서 지역색이 강한 구단들을 응원하고 싶었던 유럽 롤붕이들이 모이던 곳이 바로

ERL과 EMEA 마스터스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ERL은 유럽의 지역 리그로, LEC 구단의 2군이나 각 지역에 기반을 둔 구단들이 참전함
그리고 마스터스는 그 지역리그 상위 성적 팀들이 모여서 겨루는 리그 대항전
엄밀하게 국가대항전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LCK vs LPL에서 반드시 국가간 감정이 따라오듯
여기도 스페인의 강팀 vs 프랑스의 강팀이 맞붙는 식이라 국가 간 자존심 싸움이 반드시 벌어지는 구조
특히 프랑스는 LFL이라는 지역리그가 굉장히 활성화 된 나라였는데,
아주 특이한 인간이 한명 나타남

카메토
본명 카멜 케비르
1995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알제리계 프랑스인으로 성장 과정이 조금 재밌는데
알제리계 이민자였던 부모님은 매우 고생하면서 카메토를 키웠고
아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사가 되길 바라셨다고 함
그렇지만 정작 아들은 공부엔 전혀 관심이 없었음
게임을 너무 좋아 청년이었던 것임
물론 그의 이름을 들어본 롤붕이가 없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제대로 LEC에 데뷔한 유명 전프로는 아니고 딱 세미 프로 수준
그렇지만 신은 그에게 방송의 재능을 주었고
15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인 방송을 하다가 프랑스의 유명 스트리머로 성장하게 됨
여기까지 보면 좀 평범한 전프로 출신 유명 스트리머지만
카메토에게는 조금 다른 꿈이 있었음
자기만의 E스포츠 구단이 가지고 싶었던 거임
그냥 선수 모아서 대회 나가는 그런 게임단 말고
축구 구단같이, 팬덤이 살아있는 게임단
당시 E스포츠에서 팬이 많은 인기구단은 있어도, 울트라스 같은 열광적인 서포터 문화가 없었다고 느낀 거임
어린 시절 아버지 따라 응원했던 축구 구단 서포터들처럼
경기장에 모여서 응원가를 부르고 깃발을 흔들고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때로는 홍염도 까는

그래서 구단을 만들었음
카메토 본인이 매번 열정적으로 직접 중계하고 환호하고 분노하면서 팬들과 감정을 공유했음
그렇게 카메토의 거대한 팬덤이 그대로 카르미 코프의 팬덤이 되었고
당연히 일반 구단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구단주와 팬덤 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웠음
그런데 여기다 기름을 부은 레전드 사건이 발생

이 팀이 롤까지 존나 잘하기 시작한 거임
21년 LFL에 올라온 KC가 곧바로 스프링 우승, 곧이어 EMEA 마스터스에서도 우승

21 서머 우승
22 스프링 우승
EMEA 마스터스 역사상 최초의 3연속 우승을 달성!

22년에는 그 유명한 레클레스를 영입
LEC 슈퍼스타가 지역 리그로 갔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화제가 되었고
더 이상 KC는 단순한 2부 리그 인기 구단 레벨이 아니었음
그리고 카메토는 드디어 꿈 꿔왔던 것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함
팬덤을 진짜 경기장, 오프라인으로 불러 모으기 시작한 거임

21년에는 KCX라는 자체 행사로 3500명
22년에는 12000명
23년에는 28000명
KC 팬덤은 스스로를 블루 월이라고 부르면서
축구 울트라스처럼 집단 응원을 펼치기 시작했고 엄청난 결집력을 과시했음
카메토는 어린 시절 축구장에서 봤던 풍경을 자기 구단에서 실제로 재현해낸 셈임
거기에 당연히 KC 팬덤은 프랑스라는 지역 정체성까지 매우 강하게 작용하고 있으니
KC 팬덤의 소속감은 엄청나게 강할 수 밖에
물론 이게 문제가 없을 리가 없지
앞서 설명했듯 기본적으로 카메토라는 스트리머의 팬덤에서 출발했고
여전히 구단주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강한데다
지역 정체성도 매우 강하고
팀은 계속 우승해서 강팀충도 꼬였고
팬덤 규모도 커서 패악질 감당 가능
인방충, 국뽕, 강팀충, 훌리건이 하나의 구단에 압축된 농축액기스가 바로 KC 팬덤이라는 거임
이미 이때부터, 심지어 2부 시절인데도 KC 팬덤의 과격함은 유럽 롤판의 논쟁거리였음
물론 이것은 대형 팬덤이라면 늘상 겪는 문제기도 하고
이렇게 과몰입해 있는 만큼 KC 팬덤의 응원 열기나 열정은 세계 최고 수준

한편 카메토가 프랑스 롤판에서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던 시기
스페인에서도 비슷한 일을 벌이고 있던 남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 이바이 야노스
카메토가 트위치 팔로워 200만따리 하꼬인 반면
이바이 수령님은 코로나 시절 스트리밍 붐 수혜를 정면으로 받아 트위치 팔로워 2000만명
무려 스페인어권 스트리머 1황 자리에 오른 남자
영어 다음으로 거대한 언어권에서 최고인지라

컨텐츠에 메시 섭외 정도는 무리 없이 가능하고

제라르 피케가 설립한 킹스리그 구단주

매년 이바이가 주최하는 유명인 복싱대회 La Velada del Años에서는
대충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침착맨 vs 감스트, 추멘 vs 박문성, 스윙스 vs 식케이, 우정잉 vs 쯔양 같은 라인업을 선보이며
26년에 무려 동시시청자수 870만명을 기록
등등 아무튼 스페인어권의 미스터비스트 쯤 되는 초초초 거물 스트리머

그런 그의 마음의 고향은 의외로 리그 오브 레전드
14년에 스페인 롤 해설자로 활동하면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다가
코로나 시절 어몽어스 같은 컨텐츠로 확 유명해진 케이스라
여전히 롤에 대한 애정이 꽤 깊은 편

그런 이바이도 21년 한 남자의 손을 잡고 이스포츠 구단 창단을 발표함
바로 당시까지 현역이던 제라르 피케
스페인 인방계의 거물과 축구계의 슈퍼스타가 손을 잡고 스페인 지역리그에 참가할 게임단을 만들기로 한 거임
애초에 화제성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
이렇게 창단한 KOI의 창단 발표회에는 15000명의 팬이 몰려들었고
그렇게 출범한 KOI의 출정식 쇼매치 상대는 바로 레클레스까지 영입한 KC
그런데 KC 상대로 KOI가 2:1 승리를 거두면서, 어디까지나 쇼매치였지만 서로를 의식하기에는 충분한 사건으로 시작하게 됨

의외로 LEC에 먼저 진출한 것은 KC가 아니라 KOI
22년 말 LEC의 저력있는 강팀 로그와 손을 잡고, 로그의 이름과 선수단을 기반으로 23년부터 LEC에 참가하게 됨
하지만 여기서 이바이는 개씹억까를 당하게 되는데
대충 LCK로 비유하자면
SKT T1을 보고 컴캐스트가 들어와서 T1으로 리브랜딩 했는데
알고보니 모기업 SKT가 파산 직전이라 T1 선수들, 직원들 임금이 심각하게 밀려있었고
결국 파트너쉽도 깨지고 시드권도 SKT 쪽에 있는
진짜 잔뜩 엿을 먹은 상황이 되어버림
로그의 모기업 자금난으로 인해 첫 LEC 진출이 망가져버렸지만,
이바이는 사비로 300만 유로, 약 45억원을 털어 밀린 임금을 지불해주고 떠나는, 진짜 대협의 면모를 보여줌

하지만 이바이는 포기하지 않았고 이번에는 대기업을 끼고 스페인 구단인 매드 라이언즈와 합병
스페인 국적의 슈퍼스타 정글인 엘요야를 중심으로 스페인 순혈 중심의 로스터를 꾸려나가게 됨
그렇게 스페인 하부리그에서 콜업 된 것이 수파와 알바로
00년생 검증되지 않은 2부리그 출신 늙망주 원딜 수파
귀중한 유럽산 서포터 원석이지만 다듬어지지 않았던 알바로
당시만 해도 그 둘의 기량에 대해 "엘단장 이 미친새끼" 정도의 여론이 많았지만
결국 24 LEC 윈터 준우승, LEC 파이널 3위로 월드 챔피언쉽까지 진출해내며 증명
25년 이후에도 준수한 성적으로 LEC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음

한편 24년 카르민 코프도 시드권을 구매해 드디어 LEC에 합류

나름 서양에서 잔뼈 굵은 탑인 카보차드
바이탈리티에서 개설사를 지렸으나 한때 그 웨이, 쉰과 함께 LPL 3대 유망주였던 승부조작범 보
2부 리그의 페이커, 세이큰
멘탈 이슈가 있지만 증명된 캐리력의 업셋
KC 출신의 재능 타르가마스
나름 야심차게 첫 LEC를 출범한 KC였으나
잔뼈가 굵어지는 동안 늙어버린 카보차드
여기서도 설사를 지리는 승부조작범 보
'2부' 리그의 페이커, 세이큰
결국 숟가락인 업셋
G2에서 버린 이유가 있는 타르가마스

LEC의 벽은 너무나도 높았고

그 G2가 야이크+미키엑스+한스 사마+이적료라는 역대급 딜을 걸었다는 썰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의 특급 원딜 유망주 칼리스테는 아직 나이제한에 걸려서 합류할 수 없는 상황

마침 자리가 없던 LCK 서부권 탑 칸나를 어떻게 데려오는데 성공하고
2군 미드 블라디가 터져주면서 서머 4등이라는 성적으로 반등에 성공하게 됨

아무튼 24년부터 KC와 KOI 사이의 관계는 심상치 않았는데
캐드럴이 "야 KC랑 MDK 팬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역대급이다, 두 팀이 LEC에 가져온 열기와 라이벌리가 대단하다"고 칭찬하자

당시 KC 감독이었던 야마토캐논이 "KOi는 작년에도 LEC 아니었나?"라는 식으로 반응
작년에도 있던 팀이랑 올해 올라온 팀이랑, 리그에 활기가 생겼으면 그건 올해 올라온 팀 덕이 아니겠냐는 느낌

이걸 본 이바이가 발끈
"우리는 작년에도 LEC에 있었지, 근데 우리 시청자 항상 최상위권이었는데?"
"다른 팀 속여서 이적하려고 바빴냐?"

"이바이 니가 인기 많은거랑 KOI 느낌 없었던 거랑 별개지"
"KC 보고 배우든가 ㅋㅋ"
아무튼 대차게 트위터로 싸운 뒤 바로 그날
24년 1월 15일 LEC에서 벌어진 KC vs MDK
결과는? MDK의 승리
거기에 KC는 2승 7패 꼴찌로 마무리 했고, MDK는 무려 결승에서 G2에 패해 아쉬운 준우승
이때부터 두 팀의 라이벌리가 폭발하기 시작했음
거기에 KC도 25 LEC 윈터를 우승하고, 퍼스트 스탠드 결승 진출
MKOI는 25 스프링 우승, 25 서머, 26 서머 준우승이라는 호성적을 거두면서
둘 다 진정한 의미로 강팀 라이벌리를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었음

물론 처음부터 험악했던건 아닌게
이바이가 팀을 만들고 첫 쇼매치 상대로 초청했던게 KC였기도 했고
카메토도 24년에 열린 KCX라는 자체 이벤트를 아예 KOI와의 라이벌 매치로 잡기도 했음
행사 제목 자체가 KCX4 : Forever Rivals
서로의 팬덤이 얼마나 엄청난 흥행 자산이라는 것을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함
2025년에는 이바이가 자신의 복싱 이벤트에서 직접 싸우게 된다면 카메토가 가장 적합한 상대라고 이야기하기도 했고
그만큼 둘의 라이벌리는 서로의 인기를 키워주는 일종의 흥행 요소이기도 했음
문제는 그걸 지켜보는 팬덤들의 감정이 언제나 적당한 선에서 멈추지는 않는다는 것임
KC 팬들은 자기 구단을 유럽 최고의 팬덤이라고 자부했고,
KOI 팬들도 스페인어권의 거대한 시청자 규모와 자기 구단의 성장세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음
여기에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가적 자존심까지 겹치면서,
이제 두 구단의 경기는 단순한 LEC 정규시즌 경기가 아니라 프랑스와 스페인 팬덤 사이의 자존심 대결로 소비되기 시작함
그리고 결국 2026년
이 관계가 한 번 크게 터지는 사건이 발생함

조금 복잡한데 기본적으로 LEC는 베를린의 스튜디오에서 열림
그런데 로드트립이라고, 홈그라운드 같이 특정 구단 주최로 타지역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음
다만 홈그라운드 같이 반드시 주최팀이 경기를 하는 건 아님
해당 경기는 MKOI 주최로 마드리드에서 열린 KC vs G2의 경기였음
평일 4시라는 절망적 시간대, 원정vs원정 경기라는 요소 때문에 관중석이 좀 비어있었고
이걸 트레이튼이라는 프랑스 G2 소속 스트리머가 "개웃기네 관중 10명 ㅋㅋㅋㅋ" 하면서 놀림
이바이는 즉시 "KC 수준 고려하면 저것도 많음 ㅋㅋ"이라면서 반응


한 KC팬이 "아니 G2팬이 욕한건데 왜 우리를 끌어들임? 텅텅이나 신경 써 ㅅㅂ"라고 하자
이바이가 "그래도 니네 행사보다 사람 많음" "아무도 니네 쓰레기 팀을 보고 싶어하지 않아"라면서 격하게 반응

이바이의 반응을 확인한 카메토도 매우 불쾌해 하면서 카메토 vs 이바이 쇼매치 참여를 취소함
"니 말대로 아무도 KC가 쓰레기 팀이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치면, 너는 왜 우리를 초대했고 나한테 홍보를 부탁했냐?"
"아니 ㅅㅂ 나는 선의로 행사 도우러 가려고 한건데 욕만 쳐먹었네 안해 ㅇㅇ"

이바이는 이바이 나름대로 "지들이 먼저 우리가 공들인 행사 조리돌림 해놓고 뭐라노"
거기에 결국 이바이 개인의 트래시 토킹에 대해서 카메토가 노쇼를 선언하며, 사실상 구단 공식 입장으로 대응한 셈이 된 것이라
자기들이 먼저 조리돌림 해놓고 같이 트래시토크 하니까 삐져서 직전에 불참 선언을 해? 우리는 무대랑 이벤트 준비까지 다 해놨는데? 뭐하는 새끼들인지?
라는 태도로 강경하게 나옴

이후에 칼리스테가 MKOI 전에 펜타킬 하고 나서 쉿 포즈를 취하거나
조조편이 인터뷰에서 KC 험담하다가 벌금을 먹는 등 갈등을 이어가다가

월즈 8강 진출vs탈락빵이라는 초초초대형 무대에서 맞붙게 되었고


두 구단주는 자연스레 트윗질을 시작하면서 열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고
공식 계정들도

MKOI - 우리는 두렵지 않다, 역사를 재현 할 준비가 되어있다
KC - 어 사람들 앞에서 아가리 박살내줄게 ㅋㅋ
MKOI - 쓰레기 클럽 주제에 버릇도 없네. 경기 끝나고 니네가 올릴 트윗 미리 써줄게.
"저희의 월즈는 여기까지입니다.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저희 KC는 쓰레기 구단이고, 이번에 그걸 증명했습니다. 내년에도 저희 우상 이바이 야노스의 불알이나 빨러 돌아오겠습니다 🥺"
KC - 잘 생각해 봤는데 이게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오늘 경기는 정말 부끄럽고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스플릿 전체가 그랬습니다.
저희는 이 클럽과 팬들을 제대로 대표하기엔 한참 부족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가 존나 못한다는 걸 인정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월즈 우승은 우리 수준에 맞지 않습니다. 우리 수준은 SK, 헤레틱스, 프나틱, GAM, 시프터스, 팩터 K 정도입니다."
MKOI - 그렇게 자아비판하더니, 덕분에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우리가 니네 홈에서 3:0으로 대떡냈잖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니 기쁘네 ㅋㅋ
아주 개같이 싸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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