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갤] 팬텀 블레이드 제로 후기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게임하는 내내 느꼈던 결론부터 말하면
아마추어가 만든 최선의 작품
아마 후기 내내 귀무자와 비교하게 될 수도 있는데
특성상 내용에 교집합이 많아서 라기 보다는
여러 부분에서 오히려 대척점에 있는 게임이라 그럴거야

1회차 엔딩까진 총 31시간 가량이 소요되었고
눈에 보이는 길이나 퀘스트들은 전부 마무리 했을 때의 기준이야
숨겨진 모든 요소들 싹싹 긁어먹으면서 넘어가면 40시간 내외로 보면 되지 않을까

장르 먼저 짚고 넘어가자면 소울류는 절대 아니고
캡콤의 귀무자나 바이오하자드 같은 액션 어드벤쳐의 성향이 강해
거기에 rpg 요소를 더 강하게 곁들인 느낌

필드 구성은 살짝 독특한 편인데
메인퀘만 따라간다면 선형
서브퀘와 수집요소를 고려한다면 비선형 구조로 되어있어
메트로베니아 처럼 특수 기믹으로 막혀있는 지형들이 꽤 많이 있는 편이고
메인퀘 진행에 따라 이전 지역들도 동시에 확장되는 방식이야
근데 위의 이미지를 보기만 해도 알겠지만 시인성이 진짜 쓰레기같아
한번 놓친 아이템이 있다면 그냥 포기하는게 나을만큼
이동 포인트 옆에 붙어있어서 갔더니 한참동안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간간히 있어


개인적으로 이 게임 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게
한번 잡았던 적은 절대 리젠을 안해
중간에 휴식을 하던, 지역을 이동하던, 죽어서 다시 시작하던 한번 잡은 적들은 그대로 끝이야
이게 보스전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서 2페에서 중간에 죽더라도
다음 전투는 1페 부터가 아닌 2페 부터 다시 시작해
덕분에 장점으론 한번 지나쳤던 길을 다시 백트래킹 할 때의 피로감이 없어
하치만 단점으론 한번 지나쳤던 수집 요소를 다시 찾아다닐 때 필드가 텅텅 비어있어서 상당히 지루해



rpg 요소가 강하게 가미된 게임 답게 성장 요소가 상당히 많아
게임 진행중에 얻을 수 있는 무기와 장신구, 물약, 패시브 습득은 당연하고
각 장비별로 개별 강화가 가능할 뿐더러
공격력, 체력, 기력(살기) 의 최대치를 확장시켜주는 수집템들도 존재해
이만큼 강해질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게 이 게임의 핵심적인 장점이자 단점이야
성장하는 맛은 좋지만 저 장비들의 시너지 때문에 게임 난이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구간이 오거든
액션에선 아마 귀무자와 가장 유사하게 볼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의외로 근본적인 부분에서 문법이 달라
귀무자는 1대1 일기토의 절제된 맛을 살린 액션
팬블제는 1대 다수의 화려한 난전을 살린 액션
기회를 잡고 한번에 몰아치는 귀무자와 달리 팬블제는 최대한 서로를 깎아내는 전투로 흘러가
그래서 만약 귀무자를 이미 했어서 팬블제도 해도 될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고민 없이 해봐도 좋다 라고 말해주고 싶어


액션 게임의 꽃은 역시 보스전
그리고 보스전만큼은 기대해도 좋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아
대략 50여 가지 이상의 보스들이 존재하고
각자 사용하는 무공이 전부 달라서 패턴과 개성도 색다른 맛이 있어
대신 보스와의 전투가 재밌냐 한다면 이 부분은 앞서 말했던 성장요소와 충돌해
성장요소가 넘치는 만큼 중반부에 들어서면 보스를 패턴조차 안보고 두들겨 패버리는게 가능하거든
이 게임에서 대부분의 악평을 담당하게 될 부분이라 생각하는데
게임 전반적으로 마감처리가 엉성해
땅속에 파묻혀 있는 npc
길인 줄 알고 뛰어들었더니 지형에 낑겨버리는 상황
가끔 병신이 되어버리는 상호작용
엔딩에서 갑자기 나타난 사운드 버그 등등
게임 진행이 불가능 할 만큼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플레이 중에 감점요소가 있다는게 좋은 건 아니지


스토리는 서술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무난한 왕도물이라 생각하면 돼
강호를 개판으로 만든 쓰레기들이 있고 그놈들을 복수 겸 담궈버리러 가는 내용인데
중간중간 나오는 회상과 회화들은 여정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 정도야
근데 저 악당들이 진짜진짜 개 쓰레기들이라
스토리 내내 온갖 비극들을 보고 있으면 토악질이 나올 정도로 역겹게 그려놨어

서브퀘는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어
단순히 심부름만 반복하는 게 아닌 각자 조연들의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어주는 느낌이고
마지막 순간에도 큰 줄기에 편입되는 연출은 정말 괜찮더라

88점에 걸맞는 게임인가?
보수적으로 잡아도 80점 중반대 이상은 받을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
캡콤의 귀무자는 최소한의 리소스로 최대한의 게임성을 뽑아내는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체의 노하우로 완성된 게임이라면
팬블제는 노하우 없이 압도적인 자본력과 노력으로
자신들이 상상하고 원하는 것들 전부 게임으로 구현해낸 케이스였어
덕분에 이 게임사가 여러 게임들을 만들면서 노하우가 쌓인다면
어느정도의 포텐셜을 보여줄지도 자연스레 기대하게 되더라고
액션 게임을 좋아한다면 교양 정도로 즐길만하고
무협을 좋아한다면 필수로 해보는걸 추천할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