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에서 2년 조금 넘게... 아무튼 실화 모음 2탄

본문 사진 1
쓰고 나서 보니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봐줘서 얼떨떨하네.

부족한 글이고 너무 두서없었을 텐데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전 썰도 보고 싶은 분들은 여기로.

4번이 진상이었으니.... 5번도 진상으로 가보겠음.

5. 진상썰 - 2

토요일 밤이었음.

요즘은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주말에 만실 채우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토요일 숙박은 어느 정도 깨끗한 숙소라면 12시 넘어가기 전에 예약이거나 내방해 주시는 손님들로 꽉 차게 되어 있음.

그날도 이미 예약으로 만실인 상태였음.

주말에 만실이 되면 카운터는 대실 손님이 조금이라도 빨리 나가 주셨으면 하는 기도를 하고 앉아 있게 됨.

동시에 늦장 부리는 손님은 정말 싸우면 내가 지겠지만 주먹다짐이 하고 싶어지는 그런 시간대임.

10시부터 숙박 손님들은 들어오셔야 하는데 대실 손님들이 많은 경우 퇴실 후 짜잔~ 하고 방이 깨끗하게 치워질 리 만무하기 때문임.

갑자기 늦게 나가면서 뻔뻔했던 사람들이 떠올라서 이야기가 산으로 갈 뻔함.

다행히 그날은 정말 운이 좋게도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오는 손님들도 많이 없었고, 퇴실도 적당한 시간차를 두고 진행돼서 큰 무리 없는 날이었음.

하지만 그렇게 운수 좋은 날 항상 뭔가 거지 같은 일이 생김.

마지막 방 예약자만 들어오면 정말 드물게도 00시에 간판 불을 끌 수 있는 상황이 됨.

(다들 경험이 없겠지만 모텔에 불이 꺼져 있다면 그건 방이 없다는 소리임. 괜히 카운터에 가서 방 있어요? 하지 말고 조용히 다른 모텔을 찾으면 됨. 꿀팁임.)

차량 이용 예약 건이라 주차장 불만 켜 두고 외벽에 있는 조명은 끈 상태로 기다리고 있었음.

그때 조용한 주차장에서 찢어지는 듯한 타이어 마찰음과 엔진 굉음이 들리기 시작함.

내가 일했던 건물은 주차장이 넓지 않음. 그래서 이중 주차 한계까지 해야 겨우 13~14대 정도 주차가 가능함.

그런데 그 사이를 끼이이이이이익 끽! 부와아아앙!!! 끼이이익!! 끽!!! 하면서 생난리를 치는 거 아니겠음?

그 모습을 CCTV로 보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바로 뒤따라서 차가 한 대 더 밀고 들어옴.

넓은 주차장을 가진 건물은 방 하나에 차를 두 대 가지고 와서 불륜을 하건 뭘 하건 괜찮음. 하지만 우리는 운영 방침상 안 됨.

그래서 나가기 싫었지만 카운터에서 비루한 몸을 일으켜서 밖으로 나감.

'손님 혹시 차량 두 대 가지고 오신 건가요? 저희 객실 하나당 차량 한 대라서 한 대는 주차가 힘드세요.'

아마 저렇게 말했을 거임.

그랬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차 뺄게요. 근데 왜 표정이 그렇게 좆같으세요?'였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이미 일하면서 이런저런 지하실 밑 정화조 바닥까지 다 봤을 때라 순간 말문은 막혔지만 난 웃으면서 응대할 수 있었음.

'아, 제 표정이 그랬나요? 기분 많이 나쁘셨겠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예약 취소해 드릴 테니 다른 숙소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말 한마디 던지고 난 카운터로 돌아 들어갔음.

예약 주체인 고객센터에 직접 전화해서 OO모텔인데 예약하신 OOO라고 있는데 취소 처리 부탁한다. 사유는 내 표정이 좆같단다. 라고 말함.

카운터 앞까지 쫓아와서 뭐라고 뭐라고 하는데 신경도 안 써서 뭐라 씨부렸는지도 기억나지 않음.

그래서 '고객센터에서 전화 갈 거니 전화 받아라. 그래야 취소 처리되고 환불된다. 기분 나쁘면 여기 오지 말아라. 여기서 계속 언성 높이면 영업방해로 경찰에 신고하겠다. 가라.'라는 말을 하고 인터넷 예약을 다시 열어놓고 30분 만에 다시 방을 다 팔았음.

이야기가 여기까지였다면 나름 진상 퇴치 썰로 사이다까지는 아니어도 마무리가 되었을 거임.

모텔은 새벽에 손님이 퇴실하면 청소팀이 퇴근한 후에는 카운터 직원이 올라가서 청소(침대 커버류 교체, 쓰레기 버리기, 화장실 물기 제거, 환기) 후 방을 재판매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음.

불법 맞음. 근로기준법 위반임.

하지만 뭐.... 그 청소 한 번 하는 데 30~40분 정도 일하고 대신 2만 원을 벌어갈 수 있음.

대신 사장놈이 집에서 원격으로 왜 청소 안 하냐고 쪼아대니까 돈이고 뭐고 하기 싫은 것이지만.

(감시 어쩌고 하는 근로계약서상 문구 없음으로 불법 맞음.)

아무튼 02시쯤 청소를 하고 있었음.

업무폰에서 벨소리가 울림.

음? 손님인가? 하고 전화를 받음.

근데 그 레이서였음.

이유는 왜 환불 안 해주냐고 전화한 거임.

그러니까 내가 고객센터 전화 받으라는 말도 귓등으로 안 들은 거임.

15XX로 전화 갈 테니까 받으라고 말하지 않았냐, 전화 받아라 하고 끊음.

물론 그 사이에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지껄였던 내용은 굳이 적지 않겠음.

고객센터에 다시 전화해서 전화 걸어 달라 부탁하고 그날은 청소하느라 한숨도 못 자고 퇴근함.



아무래도 진상 이야기는 최대한 있던 일만 담백하게 써 내려가려고 해도 길어지네...


뉴스에서나 보던 일 3

크게 문제없이 일하던 날이었음.

전날 숙박한 손님들이 퇴실을 하고 청소팀이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을 때였음.

난 청소가 끝난 층 불이 나게 뛰어 올라가서 청소가 안 된 건 없는지, 뭐 잘못되어 있는 시설은 없는지 확인하고 다니고.

근데 청소팀한테 사진과 함께 카톡이 옴.

보통 손님이 놓고 간 분실물이 있을 경우 프런트 직원에게 알려주고, 난 그 분실물을 찾아서 퇴실한 고객에게 연락해서 찾으러 오라고 안내함.

근데 이상한 거임.

충전기인데 예전 구형 충전기(삼성에서 번들로 줬던 충전기와 충전선 일체형 - 윗부분은 사각형이고 흰색/검정색인 것)인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플러그에 꽂혀 있지 않고 TV 밑에 있는 긴 탁자 아래, 잘 안 보이는 자리에 충전기가 꽂혀 있었음.

그리고 충전선은 기존에 있는 전원선에 검정색 빵끈으로 중간중간 묶어서 바닥에 선이 있는 것이 아닌 위로 따라 올라가게 해 둔 것이 아니겠음?

인터넷에서 그리고 뉴스 같은 데서나 보던 몰카였음..

자세히도 아니고 대충만 봐도 충전기 머리(?) 부분에 덧대어져 있는 검정색 반투명 플라스틱으로 카메라 구멍이 보이긴 했음.

사진 찍고 회수 후 다른 방도 전수조사하듯 조사하기 시작했고 우리 건물에서만 3개가 나옴.

그 객실 이용한 고객 이름이랑 들어간 시간, 나온 시간 비교하면서 CCTV 확보하고 경찰에 신고함.

정말 우리들 긴장했었음.

잘못해서 그놈이 찍은 영상들이 퍼지기라도 하면 피해자도 많을뿐더러 우리도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까.

그날부터 객실마다 있던 와이파이 비밀번호 설정 다 하고 손님들한테 일일이 비밀번호가 어떻다고 설명하게 되는 비극적 상황도 만들어짐.

다행히도 그 범죄자는 검거되었고 그 인간이 내가 일한 건물 말고 다른 지역에 있는 건물에까지 광범위하게 설치하고 다녔었다는 소식도 듣게 됨.

그리고 정말 다행히도 플러그 위치가 테이블 밑에 있어서 침대가 다 찍히지도 않았고 피해자분들을 특정할 수 있는 얼굴도 찍히지 않았다는 소식도 들음.

그 범죄자 개새끼는 한국 사람도 아니었음.

댓글

3탄도기다릴게

막 자극적인 썰은 몇 개 안 남아서 ㅋㅋㅋ 노력해볼게

별일이 다있네 일하면서 정말힘들었겠다 지금은 그만둔거지?

탈출했지 음음

고생했네 근데 진짜 재밌다

재미있는 일도 많았고 진상도 많았는데 단골분들 덕분에 더 재미있었음 ㅋㅋ

요즘 개인 자료가 없었는데 재미있다 고마워

야한 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