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글] 평범한 아이의 공부와 입시3. 서울대 입시는 내년에 어떻게 변하는가?
1. 달라진 제도, 변하지 않는 본질
2. 대학입시의 각 전형(선발방법)의 의미
“평범한 아이를 위한 공부와 입시“ 시리즈 3번째 글입니다. 이번 편부터 일종의 ‘각론‘으로 들어갑니다.
(...일 끝나고 와서 정리해서 올리다보니 너무 늦게 올리네요... 많이 안봐주시면 어떡하죠ㅠㅠ)
그동안 제 [본업글]을 보아오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교육과 입시에 관한 제 본업글은 다음의 전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첫째 공부와 대학입시에는 선천적 재능의 요소도 의미있지만, 그보다는 후천적인 노력과 환경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둘째 과도한 선행은 아이와 학부모 모두에게 독이다. 다만 영재고 과학고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상위 10% 이내의 주요 대학을 가기를 원한다면, 최소 중2~중3 사이에는 현행심화+고등선행이 필수적인 것이 현재의 입시시스템이다.
셋째 SKY급에 한정하지 않은 상위권 대학 합격은, 쉽지는 않지만 학생과 학부모님의 노력으로 충분히 노릴 수 있다. 어떤 환경에서라도.
- 이걸 굳이 정리해서 밝히는 이유는, 어떤 학부모님의 교육관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공부도 노력도 재능이라고 생각하시거나, 학종은 부정 투성이이고 불공정해서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확신하시거나 등등... 하지만 적어도 지금 세상의 입시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파악하고, 본래의 의도를 이해하면서 대비하고 싶다면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은 내년, 그러니까 2027년에 고3이 되는 학생들의 입시인 2028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가 어떻게 학생들을 뽑는지를 개략적으로 알려드립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려온 것인데, “내 아이는 혹은 나는 서울대까지는 안 바라는데요?“라는 입장이더라도 이 정보는 의미가 큽니다. 마음에 들든 아니든 서울대가 국내 대학 중에서는 공부에서 최상위 대학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더구나 국립대이구요. 그러니 서울대가 움직이면 다른 상위권 대학들도 좋든 싫든 그 변화를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대학 합격을 원한다면 대학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알아야겠지요? 그리고 소위 명문대의 입시나 인재상은 서울대가 중요한 표준이구요. 서울대의 변화를 알아야하는 건 그때문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언제나 그랬듯이 초간단 정리해봅니다. 서울대의 28학년도 입시에서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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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입시에는 ‘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이 없습니다. 수시는 ‘학종‘, 그리고 정시 수능 중심의 전형으로 선발하지요. 그리고 아직도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체 선발 인원 중 수시 학종의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이건 서울대뿐만이 아니구요. 서울대는 특히 내년 정시 비중을 40%에서 32%로 크게 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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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수시 학종 전형은 다시 일반고 현역 고3만 지원 가능한 ‘지역균형전형(=지균전형. 총728명)‘과, 모든 수험생이 지원 가능한 ‘일반전형(총 1,585명)‘으로 나뉩니다.
<지균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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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균전형‘은 각 일반고의 전교 탑 수준의 학생들 중에서 학종으로 뽑는 전형입니다. 올해와 달라지는 점은 고교별 추천 인원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고, 수능최저 기준이 폐지된다는 것입니다. -> 이게 무슨 의미냐면, 모든 고등학교의 전교 1~3등은 거의 무조건 이 전형에 지원한다는 것이죠. 그러면 이 전형 지원자는 약 4,800여 명이 됩니다. 대강 계산해도 약 6.6 : 1의 경쟁률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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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균전형의 선발방식은 1단계 서류 100%로 3배수 선발, 그리고 2단계에서 면접 30% 반영하는 것입니다. -> 무슨 의미냐? 어차피 각 일반고에서 전교 1~3등이 온 것이므로 서류보다 면접 30%의 비중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내신으로 전교 1등과 3등이 성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겠지요? 그러니 서울대는 그들 중에서 정말로 역량이 뛰어난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면접을 통해 판별하고 선발하겠다는 것입니다. 단순이 '점수로 줄세우기'가 아닌 이유입니다. 제가 몇년 전부터 앞으로의 입시변화의 주요 방향으로 면접 강화를 계속 말씀드려왔는데, 그대로 변하는 것이지요.
<일반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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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시의 중심인 일반전형에서도 수능최저 기준이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면접이 강화됩니다. 진짜 크게 강화됩니다. 이름은 ‘SNU 역량 평가 면접‘. 학생부 기반 면접이 아니라, 정답이 없는 문제를 통해 학생의 분석적 주제 토론 능력 혹은 융합적, 심층적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합니다. 면접 시간도 이전보다 5분 늘어나서 1인당 20분간 진행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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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전형의 선발방식은 1단계 서류 100%로 2배수 선발, 그리고 2단계에서 면접을 (무려) 50% 반영합니다. -> 수능 최저가 없고 면접 비중이 높아진다는 건, 이 전형에서는 자사특목고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균전형은 일반고 현역 고3만의 몫으로 남겨두고(어차피 지균은 일반고 학생들이 강한 전형이었습니다),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전형에서는 학업역량뿐만 아니라 창체세특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증명한 학생들을 뽑겠다는 것이지요. 이미 서울대 일반전형에서 자사특목고 학생들은 압도적이라 할 만한 합격률을 보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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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균이나 일반이나 수능 최저가 없는 건 마찬가지인데 왜 일반전형에서 수능최저가 없는 게 일반고가 불리하고 자사특목고가 유리한 것이냐 하면... 자사특목고 학생들은 수능보다는 실제 고등학교 생활에 충실한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사고 중에서도 수능 정시에 치중한 학교들이 많지만, 외대부고 등 최상위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자체가 웬만하 대학을 훨씬 능가할 정도로 체계적이고 고급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학교 학생들 중에는 10대에 이미 대단히 뛰어난 역량을 증명한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수능공부에 집중하는 아이들이 일반고에서처럼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이들의 학업역량은 3년간 기록된 학생부로 확인하고, 강화된 면접을 통해 충분히 검증해서 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들의 속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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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고등학교의 유형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수능최저가 없고 면접 비중이 높다는 건, 대놓고 자사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게임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건 앞으로 알려드릴 다른 상위권 대학에서도 마찬가지구요. 이 점을 비난하고 싶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애초에 이들 학교 학생들은 고입 단계에서부터 사실상 학종으로 선발되고 전반적인 학업역량이 높은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이들 학교 출신들이 학종으로 대학에 입학해서 보이는 성과도 평균적으로 높다는 것을 대학들은 이미 오랫동안 확인해 왔지요.
<정시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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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명을 선발합니다. 놀라운 건 정시에서도 ‘정시의 수시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인데요. 수능성적만으로 선발하지 않습니다. 1단계에서 수능성적으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수능 60%+교과역량 평가 40%로 최종 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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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교과역량 평가‘가 무엇인가 하면, 지원자가 고등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 그 과목을 왜 선택했는지를 보겠다는 것입니다. ‘사탐런‘ 등 어려운 과목 기피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서울대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것이 5등급제와 학점제에 의해 변별력이 떨어진 고등학교 성적에 대한 서울대의 대응책이라는 것입니다.
<대책>
물론 이것이 최종적인 건 아닐 겁니다. 아마 서울대는 내년도 입시를 치른 후, 다시 이를 개선해가겠지요. 수험생 입장에서는 언제나 “또 바뀌냐!!“라는 비난과 걱정이 나올 것이고, 언론은 또 "또 바뀐다!! 불안감 폭증~~" 이럴 겁니다. 제도가 바뀌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으니 수험생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 측으로서는 언제나 “어떻게 진정성 있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시면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들의 변화를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시리즈 첫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학입시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대학의 고민은 언제나 "어떻게 뛰어난 학생들을 골라내서 합격시킬 것인가?"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대학이 원하는 그 '뛰어난 학생'이란, 자발적/능동적으로 공부하면서 자신의 목표와 시간을 관리하고 진로를 탐색해왔음을 '증명'한 학생을 말합니다.
여기서 많은 학부모님도 학생들도 오해하시는 점이, "뛰어난 학생이라는 게 결국 공부 잘하는 학생 아니냐!"라는 생각입니다. 서울대를 비롯한 소위 명문대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은, 결국 "공부를 잘하는 건 당연하고, 그 공부를 본인이 하고 싶어서 열심히 찾아다니며 공부를 한 인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찾아 가급적 일관성 있게 준비해온 인재"를 말하는 것이거든요. 학교마다 표현은 다소 달라도 결국 그런 학생을 요구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언젠가 제가 이렇게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대학은 '몰라요', '알빠노'가 습관인 학생을 거부한다"라고요.
부모님이나 저같은 사람의 모든 질문에 '몰라요'부터 말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그렇다고 해야할 것 같네요. 이게 공부한 내용을 모른다고 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거의 모든 질문에 첫 답변이 '몰라요'에요. 진로건 좋아하는 거건 하고 싶은 거건 뭐건 간에... 대학은 그런 태도로 일관된 아이는 명시적으로 거부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할 의욕도 없고, 시키는 것만 하는 학생은 애초에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아이들의 상당수는 어른의 질문에 이미 '몰라요'로 끝내고 회피하려는 아이들입니다. 나름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제 고민도 여기서 시작합니다. 그동안 여기저기서 배워온 청소년 대화법이나 코칭 기법, 교육 세미나의 내용들도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었는데요. 아이들의 '몰라요'는 정말로 몰라서인 경우도 많고, 그 질문을 한 어른과 충분한 신뢰를 갖지 못했기에 나오는 중간단계일 수 있다는 점을 이제는 이해하고 있네요.
그러므로 내 자녀가 그래도 좋은 대학을 가길 원하신다면, 그리고 아직 초등학생이거나 중1 정도라면, 선행학습이나 심화과정 학원 보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있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날 배운 것 중에 무엇을 기억하는지를 묻고 대화를 하는 것이지요. 서울대건 어디건 간에 대학을 잘 보내기 위한 모든 전략은 결국 여기서 시작합니다.
물론 이 대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와 이런 대화를 아기 때부터 이어온 가정이 아니라면 대단히 어려울 건데요. 때로는 이런 대화를 이어가는 데에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는 아주 흔합니다. 그러나 하셔야 합니다. 이게 안되고 시간이 급해질 때 저같은 사람을 찾게 되시는 건데... 근본적인 대비책은 어렸을 때부터 아이의 흥미를 찾는 대화를 하기, 그리고 그런 대화를 기록하고 정리해두기입니다.
유명한 대치동 컨설턴트나 입시전문가들의 이야기도 결국 이걸 각자의 스타일대로 어떻게 습관들이냐를 말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런 대화 이전에 기본적인 생활습관, 폰중독 방지, 건강관리 등은 당연히 갖춰야 하는 것이고...
서울대를 시작으로 앞으로 틈틈이 다른 대학들의 변화에 대해서도 안내해드리려 합니다. 그 이후에는 보다 세부적인 공부법과 입시대책을 안내하려 하는데... 일이 일인지라 빠르게 올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오늘 글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