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휴가를 쓴 김에 오랜만에 몬길을 진득하게 플레이했고, 그러다 보니 채널도 다시 들어와 봤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분위기도 꽤 많이 달라진 것 같고, 게임도 초반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부분이 개선됐더군요. 저는 4월 17일부터 시작해서 꽤 하드하게 플레이했고, 당시 느꼈던 점을 여기에도 길게 쓴 적이 있습니다. # 당시는 필드런, 몬스터링, 편의성, 균열, 성장 구조, 라이브 방송에 느껴지는 운영 방향성 등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게임을 꽤 열심히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보면 당시 이야기했던 문제 중 상당수는 실제로 개선됐거나, 적어도 개선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요즘에는 당시와는 조금 다른 물음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 이 시스템은 왜 이렇게 불편하지?" 였다면 지금은 "그 불편함을 다 걷어낸 뒤에 이 게임의 중심에는 무엇이 남을까?" 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시스템 하나하나에 대한 불만보다는, 몬길이라는 게임이 장기적으로 어떤 재미를 중심에 두고 가려는 게임인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느낀 부분들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다른 유저분들은 어떻게 느끼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으니 이 점은 유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5번은 제가 느낀 문제의식에 가깝고, 6번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 방향을 적었습니다. 1. 불편함이 줄어드니 오히려 게임의 ‘중심’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초반에는 솔직히 불편한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몬스터링 하나 제대로 맞추겠다고 필드를 계속 돌고, 포획하고, 가방 열어서 확인하고, 다시 나가서 포획하고. 당시에는 이 과정 자체가 상당한 피로도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이런 것만 좀 고쳐져도 훨씬 재미있을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은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개선됐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불편함이 줄어드니까 그 다음 질문이 보이더군요. 편해진 다음에는 무엇을 하게 되는가? 입니다. 이건 단순히 콘텐츠 수가 많고 적고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게임마다 플레이어가 반복해서 돌아오게 만드는 중심적인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게임은 전투 자체가 재미있어서 계속 캐릭터를 연구하게 되고, 어떤 게임은 탐험이 재미있어서 새로운 지역을 기다리게 되고, 어떤 게임은 스토리가 궁금해서 다음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어떤 게임은 캐릭터에 애착이 생겨서 계속 접속합니다. 몬길은 이 중 여러 가지를 조금씩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도 있고,액션도 있고, 몬스터 수집도 있고,필드도 있고,스토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중 무엇이 가장 강하게 다른 요소들을 끌고 가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애매하게 느껴집니다. 예전 글에서 수집형 RPG, 반오픈월드, 싱글 게임의 요소가 조금씩 섞여 있는데 서로 자연스럽게 맞물리지 않는 느낌 이라고 썼던 것도 결국 비슷한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 원인을 편의성이나 시스템 설계 쪽에서 많이 찾았습니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봅니다. 각 요소를 연결해 주는 중심축이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은 게 아닐까. 2. 캐릭터를 잘 만드는 것과 ‘캐릭터 게임’을 잘 만드는 것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몬길을 시작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캐릭터였습니다. 처음 봤을 때 캐릭터 디자인이 정말 잘 뽑혔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델링도 좋았고, 캐릭터마다 실루엣이나 색감도 명확했고, 전투에서 보는 맛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캐릭터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도 어느 정도 과금을 했습니다. 지금도 이 부분은 몬길이 확실히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플레이 시간이 쌓이면서 캐릭터가 예쁜 것과 캐릭터를 오래 좋아하게 되는 것은 다르다 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캐릭터를 처음 봤을 때는 디자인 때문에 갖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성격이나 관계를 알게 되면서 더 좋아질 수도 있고, 실제로 플레이했을 때 손맛이 좋아서 애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뽑은 이후에도 그 캐릭터를 계속 보고, 사용하고,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면서 애착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몬길이 첫 번째 단계는 굉장히 잘합니다. “보자마자 갖고 싶다.” 이건 정말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다음 단계는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집니다. 이 부분은 캐릭터의 사연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역마다 주역이 되는 캐릭터가 있고, 각자의 과거나 고민도 보여줍니다. 문제는 그 캐릭터의 에피소드가 끝난 뒤에도 그때 느꼈던 감정이나 관계가 계속 쌓여 간다는 경험 은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한 지역의 메인 캐릭터로 강하게 등장했다가 해당 이야기가 끝나면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뽑은 뒤에도 전투 외적으로 계속 만나거나 새로운 면을 알아갈 공간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를 뽑을 이유는 있는데, 그 캐릭터를 오래 좋아할 이유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예전 글에서 ‘캐릭터를 사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어딘가 공허하게 느껴진다.’ 고 썼던 것도 아마 이 지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때깔은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그 캐릭터를 오래 붙잡고 즐길 무대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개발진에서도 이런 부분을 계속 보완하겠다고 이야기해 온 만큼 앞으로 달라질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몬길이 꼭 거대한 스토리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캐릭터를 중심으로 BM을 가져가는 게임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 캐릭터를 좋아하게 되는 과정” 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게임 안에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메인 스토리일 수도 있고, 보강된 개인 스토리일 수도 있고, 필드 상호작용일 수도 있고, 캐릭터끼리의 관계나 이벤트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스토리가 무겁냐 가볍냐보다는 그 캐릭터를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가 라는 쪽인 것 같습니다. 3. 캐릭터의 이야기는 있는데, 그 이야기의 ‘무게’가 크게 체감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캐릭터 디자인이나 전체적인 분위기 때문인가 생각했습니다. 캐릭터들이 아기자기하고 대화도 비교적 가볍다 보니, 진지한 세계관 이야기가 나와도 제가 잘 집중하지 못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메인 스토리를 다시 정리해 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새로운 지역에 갈 때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사연은 분명히 나옵니다. 인간과 도깨비 사이의 갈등도 있고, 부모나 선대의 역할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뒤의 상실과 후회도 있고, 종족이 겪어온 과거와 그로 인한 분노도 있습니다. 캐릭터끼리 대화를 나누면서 성격이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캐릭터 서사가 부족하다.” 라고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당시 플레이하면서는 그 이야기들이 아주 크게 남지는 않았습니다. 최근에 다시 정리해 보니 공허, 세계의 상처, 과거 세계를 구한 수인, 미나의 계보, 다른 차원에서 온 니르반, 공허에게 멸망한 문명 등 장기적으로는 생각보다 큰 설정이 깔려 있더군요. 설정만 놓고 보면 분명 세계 전체의 운명까지 갈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실제 플레이 당시에는 그 정도 규모의 사건을 겪고 있다는 감각이 잘 들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각 지역의 이야기가 비교적 독립된 에피소드처럼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지역에 도착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고, 그 캐릭터가 가진 사연과 지역의 문제가 등장하고, 몇 가지 사건을 해결한 뒤 보스를 잡고,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다음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각각의 이야기 안에서는 캐릭터의 감정이나 갈등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그 사건이 끝난 뒤에도 “이 일이 앞으로 세계 전체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라는 긴장감이 계속 남는다거나, 지금까지 있었던 사건들이 하나의 큰 질문이나 목적을 향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그래서 세계관의 설정은 점점 커지는데, 플레이어가 실제로 겪는 사건의 체감은 그만큼 커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허나 세계의 상처라는 단어 자체는 굉장히 거창합니다. 다른 차원의 문명이 공허에 의해 멸망했다는 설정까지 나오면 이야기의 규모도 상당히 큽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이나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의 볼륨, 연출, 캐릭터들의 반응이 비교적 빠르게 지나가다 보니 “엄청난 사실을 알아냈다.” 기보다는 “다음 설정이 하나 공개됐다.” 정도로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이야기의 무게감이 조금 빠지는 것 같습니다. 꼭 이야기를 어둡게 만들거나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벼운 대화도 좋고, 몬길 특유의 밝은 분위기도 충분히 장점이라고 봅니다. 다만 그 안에서도 지금 우리가 왜 이 여행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각 지역에서 겪는 사건이 그 큰 여정에 어떤 의미를 더하는지 가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같은 캐릭터의 사연도 지금보다 훨씬 크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아쉬웠던 건 캐릭터의 이야기가 없어서라기보다, 그 이야기들이 하나의 큰 목적과 충분히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받지 못했다는 것 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 스토리가 점점 큰 방향으로 확장되는 것 자체보다도, 앞으로 그 큰 이야기가 각 캐릭터와 지역의 작은 사건 속에서 어떻게 계속 체감되게 만들어질지가 더 궁금합니다. 4. 개인적으로는 ‘몬스터 길들이기’라는 이름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자산이라고 봅니다 이건 최근에 스토리를 다시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입니다. 게임 이름이 몬스터 길들이기입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핵심 시스템 중 하나가 몬스터링입니다. 클라우드는 몬스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야옹이는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몬스터와 링크할 수 있습니다. 설정만 보면 굉장히 좋은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 메인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이 요소가 이야기의 중심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과 사람, 종족과 종족, 국가와 세력의 갈등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고, 몬스터는 상대적으로 전투 대상이나 포획 시스템에 가까운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이런 갈등 자체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앞에서 말했듯 각각의 캐릭터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히 좋은 소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몬스터와 대화할 수 있는 클라우드’와 ‘몬스터를 길들이는 게임’이라는 몬길만의 고유한 장치가 사건을 풀어가는 핵심 수단으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가 라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 부분이 몬길이 다른 수집형 RPG와 가장 확실하게 차별화될 수 있는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몬스터와 어느 집단 사이에 오해나 문제가 생겼을 때 클라우드가 양쪽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든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건과 몬스터가 경험한 사건이 서로 다르다든지, 플레이어가 직접 흔적을 찾아보고 원인을 조사하면서 진실을 알아가는 식입니다. 필요하다면 해당 몬스터를 길들이거나 함께 행동하면서 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겠죠. 어쩌면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게임 이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플롯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스토리, 탐험, 몬스터 포획, 클라우드라는 주인공의 능력이 전부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됩니다. 현재는 개인적으로 몬스터링은 몬스터링, 스토리는 스토리, 필드는 필드, 전투는 전투 라는 느낌이 조금 있습니다. 각자만 놓고 보면 잘 만든 부분도 많은데, 이 요소들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느낌은 아직 부족합니다. 예전에 게임 시스템들이 따로 논다고 느꼈던 이유도 어쩌면 이 부분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몬스터 포획이라는 행동이 “스펙업을 위해 반복해야 하는 행위” 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게임의 세계를 이해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까지 확장된다면 몬길만의 색이 굉장히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오픈월드가 아니라는 점도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최근 다른 서브컬처 게임도 같이 플레이하면서 특히 많이 느낀 부분입니다. 두 게임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 규모도 다르고, 서비스 기간도 다르고, 다른 게임 역시 초반에는 스토리나 콘텐츠로 많은 비판을 받았으니까요. 다만 플레이 경험의 구조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오픈월드 게임은 스토리가 잠깐 지루하더라도 플레이어가 스스로 다른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에 올라가 보고, 벽을 타고, 몬스터를 잡고, 숨겨진 곳을 찾고, 그냥 맵을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스토리가 멈춰 있는 동안에도 공간 자체가 플레이를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할 일이 많다는 것 이상으로, 이 과정 자체가 세계의 크기를 체감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멀리 보이는 장소까지 직접 이동하고, 거대한 구조물을 올려다보고, 예상하지 못했던 공간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내가 꽤 큰 세계 안을 여행하고 있다.” 는 감각을 줍니다. 반면 몬길은 제작진이 준비한 동선과 콘텐츠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하는 게임이라고 느꼈습니다. 점프나 높은 자유도의 이동처럼 “저기 보이니까 한번 가봐야겠다.” 라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구조는 아니니까요. 저는 이게 반드시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만큼 제작자가 플레이어 경험을 더 밀도 있게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준비된 콘텐츠 하나하나가 재미없어지는 순간 그것을 대신할 경험이 적다 는 문제도 생깁니다. 스토리에 집중이 안 되면 스킵하게 되고, 필드에서 할 일이 단조로우면 파밍만 남고, 파밍이 재미없으면 접속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공간 자체가 세계의 크기를 보여주는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그 빈자리를 스토리와 연출, 사건의 규모, 캐릭터들의 반응이 더 많이 채워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관 설정상 굉장히 큰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면, 플레이어가 실제 플레이 중에도 “지금 정말 큰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오픈월드가 아닌 몬길은 오히려 그런 게임들보다도 캐릭터와 콘텐츠, 스토리와 플레이가 서로 더 강하게 물려 있어야 하는 게임 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6.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더 큰 이야기’라기보다 ‘더 강한 중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스토리는 니르반이나 공허처럼 꽤 큰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저도 이런 설정 자체는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깔아둔 큰 설정들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는 저도 궁금합니다. 다만 세계관의 스케일을 계속 키우는 것만으로는 앞에서 이야기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그 큰 이야기가 각 지역의 사건과 캐릭터의 선택을 통해 계속 체감되는가 라고 생각합니다. 클라우드, 베르나, 야옹이, 그리고 여러 지역에서 만나는 캐릭터와 몬스터. 이들이 같이 여행하면서 겪는 작은 사건 하나하나가 결국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그 과정에서 캐릭터들의 관계가 쌓이고, 몬스터와 세계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나중에 큰 진실이 드러났을 때 “지금까지 했던 일들이 결국 여기로 이어졌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플레이어가 실제로 기억하는 건 결국 “그때 그 캐릭터랑 이런 일이 있었지.” “저 몬스터를 처음 만났을 때 이런 일이 있었지.” 같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쌓인 작은 기억들이 나중에 큰 이야기에 합쳐지면, 그때 세계관의 스케일도 훨씬 크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반대로 설정만 계속 커지고 작은 경험들이 그와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다면, 세계관은 거대해지는데 플레이어가 느끼는 여행의 무게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 제가 가장 궁금한 건 몬길이 앞으로 어떤 게임이 되고 싶은가 입니다. 캐릭터를 감상하는 게임인지, 액션을 연구하는 게임인지, 몬스터를 모으는 게임인지,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임인지. 당연히 이걸 하나만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러 요소 중 하나의 중심 경험이 있고, 나머지가 그 경험을 계속 강화해 주는 구조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와 몬스터를 좋아하게 되는 모험 RPG” 같은 방향도 몬길과 꽤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토리는 캐릭터와 몬스터를 이해하게 만들고, 필드는 그들과 함께 사건을 경험하게 만들고, 몬스터링은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수단이 되고, 전투는 좋아하게 된 캐릭터를 직접 사용하는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식입니다. 그렇게 서로의 역할이 연결된다면 캐릭터를 뽑는 이유도, 몬스터를 포획하는 이유도, 다음 지역을 기다리는 이유도 조금 더 자연스럽게 하나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결국 필요한 건 더 큰 설정 자체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좋은 재료들이 하나의 큰 목적 아래 서로 연결되는 것 이 아닐까 싶습니다. 7. 마무리하며 예전에는 이 게임을 하면서 “왜 이렇게 불편하지?” 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당시보다 분명히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면서 적어도 개발진이 유저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을 보고 있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제는 그다음 단계가 궁금합니다. 불편함을 고치고, 콘텐츠를 추가하고, 캐릭터를 계속 잘 만들고, 시스템을 다듬은 뒤에 “그래서 몬길이 다른 게임과 다르게 줄 수 있는 경험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저도 이 게임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초반에 라디오를 들으며 하루 몇 시간씩 필드를 돌고, 그 짧은 시간 동안 5만 마리가 넘는 몬스터를 포획하면서 플레이했던 것도 결국 이 게임에서 뭔가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캐릭터가 나오면 관심 있게 보고 있고, 최근 스토리가 어디까지 가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래서 비판하려고 쓴다기보다는, 오랜만에 다시 보니 예전에 막연하게 느꼈던 아쉬움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이는 것 같아서 적어봤습니다. 최근 업데이트 직후라 재미있게 즐기시는 분들이 많은데 괜히 찬물을 끼얹는 글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싶어 조금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는지도 궁금합니다. 요즘 몬길을 계속 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요? 전투인지, 캐릭터인지, 몬스터링인지, 스토리인지. 저는 아직도 몬길이 가진 좋은 재료들이 하나의 큰 목적 아래 서로 완전히 연결됐을 때 어떤 게임이 될지가 제일 궁금합니다. 그게 잘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오래 붙잡고 할 수 있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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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길은 앞으로 어떤 게임이 되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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