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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한 남편한테 옆집 남편 얘기하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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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그만둔 지 8개월 됐습니다. 구조조정으로 나온 거고 나올 때 위로금도 꽤 받아서 당장 생활이 어려운 건 아니에요. 그런데 요즘 아내가 다른 집 남편 얘기를 너무 자주 합니다. 어제도 저녁 먹다가 윗집 남편은 회사 나오자마자 바로 물류센터 관리직으로 들어갔다더라 하더군요. 그 전엔 친구 남편이 대리운전하면서 공인중개사 공부한다는 얘기였고요. 솔직히 무슨 말 하려는지 압니다. 그런데 저는 20년 가까이 같은 업계에서 팀장까지 했던 사람이에요. 아무 데나 들어갔다가 경력 꼬이면 그게 더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몇 군데 헤드헌터랑 얘기하고 있고 연봉이 예전의 70% 아래로는 안 가려고 버티는 중이에요. 이게 그렇게 이상한 건가요? 아내는 그 70%가 문제라고 합니다. 지금 나이에 그 조건 주는 데가 어딨냐고, 위로금 다 까먹으면 그때는 어쩔 거냐고요. 그래서 위로금이 아직 절반 넘게 남았다고 하니까 애 학원비랑 대출 이자 생각은 하냐고 언성을 높이더라고요. 제일 짜증 나는 건 장인어른한테까지 이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지난주에 처가 갔는데 장인어른이 일은 좀 알아보고 있냐고 물으셔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집안일 제가 다 합니다. 애 등하원도 제가 하고 저녁도 제가 차려요. 아내 출근할 때 도시락까지 싸줍니다. 그런데 그런 건 하나도 안 보이고 돈 안 벌어오는 것만 보이나 봐요. 지난달엔 처음으로 면접을 하나 봤습니다. 중견 업체 과장 자리였는데 면접관이 저보다 열 살은 어려 보이더군요. 연봉 얘기가 나오니까 그쪽에서 부른 게 예전 연봉의 딱 절반이었어요. 그 자리에서 정중하게 고사하고 나왔습니다. 집에 와서 얘기했더니 아내는 그걸 왜 거절하냐고, 일단 들어가서 올리면 되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들어가서 올리는 게 그렇게 쉬우면 누가 이직 고민을 하냐고 했더니 그때부터 대화가 안 됐습니다. 아내도 직장 다니니까 이 마음은 알 줄 알았어요. 당신 팀장이 갑자기 반토막 연봉 받고 신입처럼 일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그건 그 사람 사정이고 우리는 우리 사정이 있다네요. 어제는 결국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그렇게 남의 남편이 좋으면 그 집 가서 살라고요. 아내는 아무 말도 안 하고 방에 들어갔고 아침에도 말 한마디 없이 출근했습니다. 제가 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더 나은 자리 찾는 중인데 이렇게까지 눈치를 줘야 하나 싶어요. 남자가 몇 달 쉬면서 제대로 된 자리 찾는 게 그렇게 잘못인지 제가 잘못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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