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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하는 냥이를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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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내 사랑하는 고양이를 보냈어요. 지난 한 달 저는 일상을 보내긴 했지만 누가봐도 좀 정신이 없는 여자였습니다. 왜냐하면 상대와 무슨 대화를 하더라도 죽은 고양이 이야기가 나왔으니까요. 자제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네요. 우리 가족이 참으로 사랑했던 냥이는 한 줌의 재로 돌아와서 집에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했다고는 하지만 실은 그애가 우리를 너무 사랑했어요. 집에 세 마리의 고양이가 있지만 죽은 아이를 대신해 주는 냥이는 없어요. 각자의 고양이는 고유한 그만의 것이 있었습니다. 그와 보냈던 많은 교감과 공감들은 그 어떤 고양이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거거든요. 사람도 유일무이하듯, 고양이도 유일무이한 존재였어요. 아이는 우리집에서 4년 반을 살았고 길에서 2년을 살았었습니다. 2020년 팬데믹 오기 전에 밥 주던 길냥이 부부가 네 마리 새끼를 낳은 것을 보았어요. 곧 전면격리가 시행되는지라 발을 동동 굴렀어요. 다행히 세 마리 새끼냥은 구조해 입양을 보냈는데 딱 한 마리가 구조되지 않았어요. 길냥이였지만 너무 사랑스럽고 순했고 말이 많았던 아빠냥이가 어느 날 영역을 물려 주고는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어요. 홀로 남은 냥이를 돌봐준 것은 삼촌 고양이었습니다. 그들이 살던 서식지 (colony)는 올블랙냥이 90% 이상이었는데 모두들 친인척 지간이었어요. 엄마냥이의 발정기가 시작되자 남은 아기냥을 매섭게 쫓아내기 시작했어요. 독립하라는 거였겠지요. 대부분 이 시기 냥이들이 터전을 옮기고 다른 곳으로 가 버리는데 이 아기냥은 엄마냥의 구박 속에서도 늘 다시 밥자리인 야외 캠핑장으로 돌아와 몰래 몰래 밥을 훔쳐 먹고 엄마냥에게 들켜서 두들겨 맞았어요. 밥 놓아 주는 내 옆에 와서 뒹굴 뒹굴 온 몸으로 기분 좋다고 표현하곤 했지요. 삼촌 고양이도 어디로 가버린 이후 쓸쓸했을 그 드넓은 캠핌장에서 추위와 눈비를 견디며 발랄하게 살았습니다. 내가 밥을 주러 가는 길은 시속 50킬로 이상의 버스들이 달리는 곳이었는데 어느 건물 모퉁이에서 내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가 내 옆에 쌩하고 쫓아오다 간발의 차이로 달려오는 버스를 피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얘가 이러다 길에서 로드킬 당하겠다'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주차장 옆 도로에서 지난 수년간 이미 스무 마리 이상이 죽었을 것으로 추정되었기 때문이죠. 통덫에 영리하게 들어가지 않은 엄마냥 대신에 아기냥이 들어갔을 때는 길생활 2년 후였어요. 야생에서 자라 한 번도 인간의 손길을 받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사납고 다루기 힘들었지만 우리집에서 딱 1년을 살고부터는 손길을 허용하기 시작해 너무나 애교장이가 되었죠. 이렇게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의 애정을 구하는 아이가 지난 세월 어떻게 살았나 짠했습니다. 아이는 길생활에서 불치병인 고양이 면역결핍증에 감염되었었고 정확히 6년이 지난 무렵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었습니다. 또 같은 서식지에서 같은 혈통끼리 교배가 되다보니 그곳 고양이 대다수가 지닌 심장병도 있었습니다. 심장초음파를 했을 때, 심장병이 있긴 하지만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정도라 해서 안심을 했는데 2주 뒤 심장마비로 사망했어요. 뭐 손쓸 틈도 없었습니다. 시름시름 앓는 것 같아서 피검사, 신장 초음파, 코에 종양이 생겨 암인가 싶어 엑스레이도 찍었는데 신장은 정상이었고 코에 생긴 육종은 암은 아닌 것으로 판정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심장약을 먹였더라면, 조금 아팠을 때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했더라면... 그런 부질없는 후회들로 정신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궁둥이를 쓰다듬으면 허리를 S자로 휘면서 좋아하고 화장실가면 쫓아와 쓰다듬으라 하고 잘 때는 꾹꾹이하며 배 위에 올라와서 잤고 집에 가면 마중 나오고 새끼 고양이 구조해 데려오면 삼촌 고양이가 해주었듯이 그루밍하며 돌봐주었던 육묘 도우미였는데 스무 살까지 같이 살 줄 알았던 그 애가, 몸집도 대장냥이처럼 크고 머리도 커서 대갈장군이라 불렀던 그 아이가 없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그 동안 많은 고양이를 구조하고 고별로 보냈고 많이 울었는데 얘는 많이 특별하네요. 모든 고양이들이 저마다의 아쉬움과 애틋함, 슬픔, 후회, 좋은 추억들이 있는데 얘는 내 아들과 같았구나 생각이 들어요. 죽기 전까지 착했고 순했고 저희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어서 그런가봐요. 그런 고양이 다시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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