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페도친은 1903년 개장할 때부터 남녀 분리 해변이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이런 해변이 그리 특별할 것 없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남녀 분리 해변은 점차 줄어들었고 지금은 이곳만이 유럽에서 유일한 곳으로 남았다. 런던대 이탈리아학 선임 강사인 카티아 피치는 “20세기 초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여성 교육이 일반적이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며 “그렇기에 1918년 트리에스테가 이탈리아 영토가 됐을 때 이곳 여성들은 교육 수준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들은 이 해변에서 방해받거나 시달리거나 잔소리를 들을 필요 없었다. 남성의 간섭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서 4년 동안 해변구조대원으로 일했다는 사뮤엘레 미첼리는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고요함”이라며 “여성 전용 구역에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있다”고 했다. 브루사페로는 최근의 소동에 대해 “그 관광객은 트리에스테 사람들에게 이 벽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것 같다”며 “성차별적인 게 아니라 자유의 상징인 거다. 벽 양쪽에서 남녀 모두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이런 전통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기에 아무도 벽을 허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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