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개월이에요 남편이랑 육아휴직 얘기를 하다가 크게 싸웠어요 처음부터 남편은 제가 1년 쓰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더라고요 이유를 물어보니까 자기 연봉이 저보다 조금 더 높대요 조금이요 한 달에 30만원 차이예요 저 조리사 경력 15년이에요 복지시설 조리실은 자리가 한정돼 있어서 1년 쉬면 제 자리 다른 사람이 들어와요 돌아갈 데가 없어지는 거예요 이거 남편도 알아요 결혼할 때부터 얘기했으니까요 그래서 반반 나누자고 했어요 6개월씩 남편이 하는 말이 남자가 휴직 쓰면 회사에서 찍힌대요 승진 누락되고 눈치 보이고 팀장님이 대놓고 싫어할 거래요 찍히는 건 남편 회사 얘기고 끊기는 건 제 경력인데 왜 제 쪽이 당연히 포기해야 하는 거죠 그랬더니 시어머니 얘기까지 꺼내더라고요 어머니가 애는 엄마가 끼고 키워야 정서가 안정된대요 어머니도 30년 전에 그렇게 키웠다고요 그 시절이랑 지금이 같냐고 했더니 대답을 안 해요 제일 황당했던 건 이 말이었어요 너는 어차피 밥하는 일이니까 나중에 어디서든 다시 할 수 있잖아 어차피 밥하는 일이래요 15년을 새벽 다섯 시 반에 나가서 300인분씩 만들었는데 그게 어차피 밥하는 일이래요 그 말 듣고 진짜 할 말을 잃었어요 남편 회사는 대기업도 아니고 휴직 쓴 남자 직원도 작년에 둘이나 있었대요 그것도 제가 남편 동기 와이프한테 들었어요 그 얘기를 하니까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고 자기는 상황이 다르대요 뭐가 다른지는 말을 안 해요\n친정 엄마한테 전화했더니 엄마는 또 엄마대로 네가 좀 참으라고 하더라고요\n남자가 회사에서 밀리면 결국 집안이 다 힘들어진다고요\n엄마도 결국 같은 편이구나 싶어서 전화 끊고 화장실에서 한참 울었어요\n임신해서 감정이 예민해서 그렇다는 말은 제발 안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건 호르몬 문제가 아니니까요 오늘 점심에 일하다가 동료 언니한테 얘기했더니 그 언니도 똑같이 싸웠고 결국 본인이 쓰고 그만뒀대요 그 얘기 듣는데 제 미래 같아서 국자를 든 채로 한참 서 있었어요 어제부터 저녁은 각자 먹고 있어요 제가 안 차리니까 남편은 라면 끓여 먹더라고요 15년 동안 남의 밥은 300인분씩 차리면서 내 남편 밥 하나를 안 차리는 게 이렇게 속이 시원할 줄 몰랐어요 이게 제가 이기적인 건가요 아니면 남편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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