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
← 이전 글
다음 글 →

게시글 상세

↔

화면을 좌우로 스와이프하여 다음/이전 글로 넘겨보세요

📰
이슈
- · 약 1분 분량 ·
0
|

동창 모임 다녀온 아내가 저녁 내내 남의 남편 차 얘...

작년 겨울에 공장 구조조정으로 나오고 지금 일 년 가까이 쉬고 있습니다 실업급여도 끝났고 지금은 아는 형님 소개로 가끔 행정 서류 대행 같은 걸 봐주면서 용돈 정도 법니다 그래서 집에서 큰소리칠 처지가 아니라는 건 저도 압니다 어제 아내가 여고 동창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일 년에 두 번 하는 모임인데 갈 때마다 기분 좋게 나가서 기분 나쁘게 들어옵니다\n작년 봄 모임 때는 누구 남편이 공기업 임원 됐다는 얘기로 사흘을 갔습니다 어제는 들어오자마자 신발 벗으면서 그러더라고요 미숙이 남편이 차 바꿨대 독일 차로 그래서 그래 좋겠네 했습니다 그랬더니 저녁 먹는 내내 그 차 얘기를 합니다 색깔이 뭐였고 시트가 가죽이었고 뒷자리에 안마 기능이 있었고 미숙이가 그 차 타고 모임 장소까지 왔는데 다들 나가서 구경했다고요 미숙이 남편은 원래 보험 영업하던 사람인데 몇 년 전에 지점장 됐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하면서 아내가 저를 한 번도 안 쳐다봅니다 그냥 반찬만 보면서 혼잣말처럼 계속합니다 그게 더 사람을 미치게 하더라고요 차라리 당신은 뭐하냐고 대놓고 말하면 저도 할 말이 있을 텐데 남의 남편 얘기만 계속하니까 화를 낼 수도 없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밥 먹다가 제가 그만 좀 하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내가 내가 뭐 당신한테 뭐라고 했어 그냥 친구 얘기한 거잖아 왜 혼자 찔려서 그래 그 말에 숟가락을 내려놨습니다 제가 찔리는 건 맞습니다 집에서 놀고 있는 남편이 남의 집 독일 차 얘기를 한 시간씩 들으면 찔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근데 아내도 그걸 알면서 하는 거잖아요 결혼하고 23년 동안 저 한 번도 돈 문제로 아내 고생시킨 적 없습니다 아파트 대출도 제가 다 갚았고 애 둘 대학 등록금도 제 월급으로 냈습니다 그 23년은 다 어디 가고 일 년 쉬는 동안 저는 남의 남편 비교 대상이 됐습니다 아내는 오늘 아침에 또 단톡방 사진을 보여주더라고요 미숙이네 차 앞에서 다 같이 찍은 사진이요 아내도 그 차 앞에서 웃고 있었습니다 그 사진 보는데 부러운 건 차가 아니었습니다 아내가 그렇게 웃는 걸 집에서는 본 지가 오래됐더라고요 저녁 먹고 혼자 동네 한 바퀴 걷다 들어왔습니다 주차장에 세워둔 우리 집 13년 된 차를 한참 쳐다보다가요 아내한테 서운하다고 말해야 하는 건지 그냥 제가 빨리 일자리를 구하는 게 답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 그 13년 된 차 아직 고장 한 번 안 났습니다

💬

댓글

0개

댓글을 작성하려면 회원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댓글을 불러오는 중...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