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형 좋아하는 콜트랑 버겁게 안겨드는거 받아주는 큰형아 기엽겠지 "야." 거실 소파에 앉아 토크 랜치를 닦고 있던 막내 드라이버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콜트를 불렀어. 입술 움직임에 따라 입에 문 이쑤시개가 까딱였고,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욕실문을 막 연 큼직한 벗은 몸이었지. 콜트는 수건 한 장을 대충 머리에 얹은채 바닥에 물을 후두둑 떨어뜨리며 복도를 가로지르고 있었어. 더티블론드 형제들 중 유독 밝은 톤의 금색 머리카락 끝에서 떨어진 물방울들이 마룻바닥에 후두둑 떨어졌음. "니가 바닥 닦아라." "어휴, 잔소리." 콜트는 대충 손을 휘저으면서 집에 있는 방들 중 가장 크고 항상 굳게 닫혀있는 큰 형의 방문을 노크도 없이 열어젖힘. 식스는 침대에 걸터앉아 새로 보급 받은 총기 매뉴얼을 정독하는 중이었음. 깔끔하고 정돈된 공간에 쾅 하는 문 열리는 소리가 울렸고, 식스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미간을 찌푸렸음. "콜트. 내가 문은 두드리라ㄱ-" "코티, 머리 말려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산만한 덩치가 식스의 허벅지 위로 뛰어들었음. 침대 매트리스가 푹 꺼지며 묵직한 타격감이 식스의 코어 근육을 강타했지. 콜트는 식스의 무릎에 물기를 머금은 머리칼을 턱 얹고는 눈을 깜빡였어. 그 얼굴이 너무 당당해서 식스는 헛웃음을 흘렸어. "오늘 촬영장에서 하루 종일 굴렀더니 팔이 안 올라가. 진짜야. 나 팔 떨리는거 봐." "....." 동생의 힘 없는 목소리에 식스는 책을 덮었어. 전세계 내로라하는 킬러들을 상대해온 CIA의 비밀 조직의 유능한 에이전트에게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고 들아오는 동생은 늘 버거운 승대였지. 식스는 크다란 숨을 푹 내쉬며 콜트의 머리에서 흘러내린 수건을 집어 들고는 노란 머리통을 거칠게 털어내기 시작했음. "으하하, 아, 코티! 살살해애, 아프잖아!" "엄살 부리지 말고 가만히 있어." 무뚝뚝하게 말하면서도 식스의 손가락은 콜트의 두피 구석구석을 다정하게 마사지하듯 눌러주고 있었음. 콜트는 기분이 좋아져 식스의 허벅지에 얼굴을 부비적거렸지. 겨우 두살 터울 동생은 막내보다 더 막내같이 굴곤 했어. 그때, 열린 문틀 사이로 드라이버가 슬며시 모습을 드러냈음. 여전히 입에 이쑤시개를 문 채 그들을, 특히 큰형의 허벅지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작은 형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던 막내가 불퉁한 목소리로 말했어. "형, 쟤가 무슨 아기야?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야! 너 형한테 '쟤'가 뭐야?" "쟤 머리 다 말리면 거실 바닥 닦으라고 해. 물 바다야, 완전." 드라이버는 제 할 말만 하고 미련 없이 몸을 돌려 제 방으로 사라졌음. 족히 열살은 어린 막내의 의젓함(을 가장한 먹금)에 콜트가 억울하다는 듯 식스의 허리춤이 얼굴을 더 파묻었어. "코티, 봤지? 막둥이 저 싸가지 없는 거 봐. 형이 좀 혼내줘." "알았으니까 가만히 있어." 식스는 젖은 수건을 내려놓고 콜트의 버슬거리는 머리칼을 손으로 넘겨주며 슬며시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간신히 숨겼음. 제 품에 꼬물거리면서 안기는 몸에 기분이 좋아서. "물리학적으로 네 질량은 지금 저 환자에게 치명적인 흉기야." 실험실에서 밤을 새우고 돌아온 둘째 그레이스가 까칠한 얼굴로 콜트의 앞을 막아섰음. 전날 밤, 식스는 임무 도중 옆구리에 깊은 자상을 입고 돌아왔어. 다행히 급소는 피했지만 수십 바늘을 꿰매고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태였지. 그레이스는 안경을 치켜올리며 콜트에게 엄중히 경고했어. "코트형은 지금 절대적 안정이 필요해. 네가 힘 줘서 조금이라도 치대면 장기 파열로 재입원이야. 알겠어? 절대 형 옆에 붙지 마." ".....나도 알아." "아는거 맞아?" "......" 콜트가 무어라 항변하려는 듯 입술을 씰룩이다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였어. 기가 죽은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 그레이스가 콜트의 뒷통수에 손을 올려 품으로 당겨와 몇번 쓸어주었음. 하지만 그레이스가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제 방으로 들어가 뻗고, 드라이버가 차고에서 시끄럽게 엔진 정비를 시작한 지 정확히 10분 뒤. 콜트는 고양이처럼 발소리를 죽인 채 식스의 방 문을 소리 없이 열었지. "....." 방 안은 어두웠어. 식스는 침대에 정자세로 누워 천장을 향한 채 눈을 감고 있었어. 미세하게 불규칙적인 숨소리가 그가 통증을 견디고 있음을 말해주었지. 콜트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어. 평소의 능글맞은 장난기는 싹 가신 채, 죄지은 강아지처럼 침대 머리맡으로 다가갔음. 식스가 가늘게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자 콜트의 눈시울이 먼저 붉어졌음. "코티....." "표정이 왜 그래. 나 안죽었는데." 식스의 목소리가 잠겨 있었음. 콜트는 무어라 답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침대 한쪽의 빈 공간으로 조심스럽게 기어들어 갔어. 그레이스의 경고가 신경 쓰였는지 식스의 다친 옆구리에 털끝 하나 닿지 않으려고 제 커다란 몸을 한껏 웅크리는 모양새가 눈물겨웠음. 마침내 식스의 성한 쪽 어깨와 팔뚝에 제 이마를 슬며시 기댄 콜트가 웅얼거렸어. "형 아픈거 싫어." 식스는 잠시 제 어깨에 기댄 콜트의 정수리를 바라보았음. 언제나 세상의 위협으로부터 몸을 숨겨야 했던, 비밀스런 작전을 수행하는 제게 자신을 닮은 동생들의 존재는 유일하게 안심할 수 있는 피난처였지. 특히나 제게 곧 잘 안겨오는 콜트는 더더욱..... 식스는 성한 팔을 들어 콜트의 등을 단단하게 감싸 안았음. 가볍지 않은 무게감이 몸을 눌러왔지만 버겁기보단 묘하게 마음이 안정이 되었어. "네가 있으니까 하나도 안아파." 식스 답지 않은 간지런 말에 콜트가 퍼뜩 고갤 들었어. 어둠 속에서도 따듯한 식스의 눈을 마주하던 콜트가 끙 소릴 내며 다시 식스의 품에 코를 박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어. 식스 역시 콜트의 밝은 머리칼 위에 턱을 얹은 채 천천히 눈을 감았고. 몇 시간 뒤, 피로를 겨우 떨쳐낸 그레이스가 여전히 피로한 얼굴로 큰 형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방 문을 열려고 하는데 막내 동생이 막아왔음. "잠깐 둬." 드라이버는 문틈 사이로 보이는, 서로를 껴안은 채 곤히 잠든 두 형을 무덤덤하게 바라보았음. "큰형 오랜만에 편해보여." 그레이스는 크게 숨을 쉬며 안경을 벗어 미간을 짚었고, 드라이버는 조용히 문을 닫아주었지. 두 형제가 더 편히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말이야. 고슬고슬 식스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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