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29년 차 막내며느리입니다. 어디 가서 털어놓기도 어렵고, 오랜 세월 지켜봐도 답답한 마음이 가시지 않아 글을 올립니다. 최대한 제 감정은 배제하고, 양쪽의 입장을 모두 적어보겠습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보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1. 모든 갈등의 시작은 25년 전, 시어머니의 집 한 채였습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올해 95세이십니다. 슬하에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두셨습니다. 제가 결혼할 당시 시어머니는 형편이 매우 어려우셨고, 재산이라고는 오래된 헌 집 한 채뿐이었습니다. 약 25년 전, 둘째 아주버님은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생활 기반이 무너졌고, 둘째 형님은 자녀들을 남겨둔 채 집을 나갔습니다. 결국 둘째 아주버님은 어린 자녀 둘을 데리고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아 시어머니 집에서 함께 살려고 했다고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큰아주버님 부부가 다른 형제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시어머니의 집을 팔아버린 것입니다. 큰아주버님 측에서 설명한 집을 처분한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재개발 문제로 집을 처분해야 했다는 것. 둘째, 큰아들로서 어머니를 잘 모시기 위한 판단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형제들은 집이 처분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결국 갈 곳이 마땅치 않았던 시어머니는 둘째 아주버님과 어린 손주 둘을 데리고 화장실, 부엌도 없는 주거 환경에서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동생들 입장에서는 어머니가 집을 잃고 어려운 생활을 하는 동안 큰아들 부부에게 실질적인 부양을 받지도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생들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어머니와 어린 손주들이 당장 지낼 집조차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형제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집을 팔아 가져갈 수 있느냐. 아무리 오래된 집이라도 어머니가 살아갈 최소한의 생활 기반은 남겨뒀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 일로 형제들 사이에 깊은 감정의 골이 생겼고, 그 갈등이 지금까지 약 25년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2. 큰아주버님네 입장도 있습니다. 물론 큰아주버님네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시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뒤 약 40년 전부터 집안의 생활비를 부담해 왔고, 어머니의 빚도 갚아드렸으며, 그동안 어머니를 모시고 수발하는 데 들어간 돈만 2억 원이 넘는다는 주장입니다. 무릎 수술과 심장 수술 당시에도 자신들의 집에서 정성껏 간호하고 돌봤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동생들은 자신들이 해온 희생은 알아주지 않고, 오래전 집 한 채를 가져간 일만 문제 삼는다며 억울해합니다. “우리는 없는 살림에 어머니를 위해 많은 돈을 쓰고 희생했다. 우리가 집 한 채를 가져간 것만으로 이렇게 비난받아야 하느냐.” 큰아주버님네는 자신들이 해온 일을 인정받지 못하고, 형제들에게 나쁜 사람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에 섭섭함이 큰 것 같습니다. 결국 한쪽은 자신들의 희생을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집을 처분한 방식과 그 이후 어머니의 생활을 문제 삼으면서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는 상황이 됐습니다. 3. 어머니가 아프실 때마다 반복되는 치료 문제 형제들의 갈등은 어머니가 연세가 드시고 건강이 나빠지면서 더욱 심해졌습니다. 약 10~15년 전, 어머니가 관상동맥 질환으로 크게 편찮으셨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어머니는 둘째 아주버님 집에서 지내시다가 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없어 잠시 큰아주버님네 집으로 옮기셨습니다. 그런데 큰아주버님네는 어머니의 연세가 많으시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는 입장이어서 병원에 모시고 가지 않았습니다. 당시 어머니는 호흡곤란으로 숨을 헐떡거리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저는 나이가 있어도 치료가 가능하면 치료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찌어찌 어머니를 응급 수술, 즉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게 했고, 어머니는 건강하게 회복하셨습니다. 이때부터 어머니의 치료를 두고 형제들의 의견이 크게 갈렸습니다. 큰아주버님네는 고령인 어머니에게 무리한 치료를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었고, 다른 형제들은 치료가 가능하고 고통을 줄일 수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4. 95세 어머니의 고관절 골절, 또다시 갈라진 형제들 얼마 전 어머니가 고관절 골절을 당하셨습니다. 큰아주버님은 이번에도 95세의 고령이라는 이유로 수술하지 말자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다른 형제들은 의사의 설명을 듣고 생각이 달랐습니다. 수술하지 않으면 계속 누워 지내야 하고 통증도 심할 수 있다는 설명에, 짧게 사시더라도 고통을 줄여드리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동생들이 뜻을 모아 수술을 진행했고, 병원비는 약 1,300만 원이 나왔습니다. 아들 셋이 대략 400만 원씩 나눠 부담했습니다. 누가 어머니를 더 생각하는 것인지, 어떤 선택이 어머니에게 더 나은 것인지를 두고 서로의 생각이 전혀 다른 것입니다. 5. 어머니가 집에서 지내고 싶다고 하셔서 지금도 모시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지난해 12월 폐렴을 앓기 전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거동이 가능하셨습니다. 하지만 폐렴을 앓고 난 뒤 건강이 크게 나빠져 걷지 못하시고 대부분 누워 지내시는 상태가 됐습니다. 현재는 이런 생활이 9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큰아주버님네는 요양병원으로 모시자는 입장이지만, 어머니는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뜻을 간곡하게 표현하십니다.(집에서 계시는 비용이 요양 병원보다 조금 더 발생) 다른 형제들은 어머니의 뜻을 외면하기 어려워 지금도 집에 계십니다. 어머니가 위중한 고비를 넘기고 오랜 시간 누워 계시는 동안, 큰아주버님은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9개월 넘게 한 번도 찾아오지 않으셨습니다.(그 대신큰형님이 서너번 어머님을 찾아옴) 이런 큰아주버님의 태도에 형제들은 아예 큰아주버님을 인간취급 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어머니의 병원비와 간병 문제로 형제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돈 문제와 별개로, 95세 어머니가 아프신 상황에서 자식으로서 얼굴 한 번 비추지 않는 것이 제 입장에서는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제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큰아주버님네 입장에서는 쌓인 감정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6. 지금까지의 병원비 부담은 이렇습니다. 병원비 문제도 정리해 보겠습니다. 과거 어머니가 입원하셨을 때 세 차례의 입원비는 저희 부부와 큰아주버님네가 절반씩 부담했습니다. 이번 고관절 수술비 약 1,300만 원은 아들 셋이 대략 400만 원씩 나눠 부담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의 부탁으로 집에서 요양보호사를 써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 큰 형님이 3분의1, 저희집이 3분의2를 내고있습니다 (참고로 시누이네는 형편이 좋자 않습니다) 어머니의 치료를 두고 큰아주버님네는 고령을 이유로 치료를 하지 말자는 입장을 보여왔고, 다른 형제들은 치료가 가능하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현재는 어머니를 집에서 모시고 있으며, 요양병원 문제를 두고도 의견이 다릅니다. 그리고 결혼 후 지금까지 금전적으로는 저희 집에서 시어머니께 들어간 돈이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병원비뿐 아니라 생활비와 필요한 물품, 병원에 모시고 다니는 비용까지 저희 부부가 부담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각자 형편에 따라 도운 방식이 달랐을 수 있고, 누가 얼마를 썼는지 일일이 따지는 것이 꼭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큰아주버님네만 어머니를 위해 희생했다고 말하는 것은 저희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제가 모르는 억울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비를 누가 얼마나 부담했는지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저희가 느끼는 가장 큰 갈등은 돈 자체보다도 어머니를 대하는 방식과 서로의 희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다르다는 것입니다. 7. 양쪽의 입장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큰아주버님네 입장 시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뒤 오랫동안 집안 생활비를 부담했다. 어머니의 빚을 갚고, 병원 치료와 간병에도 많은 돈과 시간을 썼다. 어머니를 모시고 수발하는 데 들어간 돈만 2억 원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그동안의 희생은 인정받지 못하면서, 오래전 집 한 채를 처분한 일만으로 비난받는 것이 억울하다. 동생들이 자신들의 희생은 외면한 채 자신들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간다고 생각한다. 동생들 입장 집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다른 형제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그 결과 어머니와 어린 손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게 됐다. 큰아주버님네가 어머니를 위해 많은 돈을 썼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어머니가 위급할 때 치료를 받게 하는 문제에서는 의견이 달랐다.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하기보다는, 치료 가능성과 통증 완화 여부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위중한 상태로 오랜 시간 누워 계시는 동안 큰아주버님이 찾아오지 않는 점도 서운하다. 집 문제부터 병원비, 간병과 요양병원 문제까지 갈등이 반복되면서 형제 사이의 신뢰가 무너졌다. 8. 저는 이제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결혼한 지 29년이 된 막내며느리입니다. 25년 전 집 한 채 문제로 시작된 갈등이 어머니의 수술과 병원비, 간병 문제로 이어져 지금까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큰아주버님네가 오랜 세월 경제적으로 희생했다는 주장도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돈을 부담하고 어머니를 돌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형제들에게 알리지 않고 집을 처분한 일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인지, 어머니가 아프실 때마다 치료를 하지 말자는 입장이 과연 어머니를 위한 판단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반대로 동생들도 그동안 어머니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는지, 큰아주버님네가 해온 희생을 충분히 인정했는지는 저 역시 생각해 볼 문제라고 봅니다. 다만 지금은 누가 더 많은 돈을 썼는지, 누가 더 희생했는지를 따지기 전에 95세 어머니가 남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머니를 모시는 문제마저 형제들 사이의 오랜 원망과 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남편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사람 사이의 감정이 이렇게 오랜 세월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씁쓸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셔야 이 긴 싸움이 끝나는 걸까요? 저는 누구의 편을 들어달라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한쪽 입장만 보고 있는 것인지, 제3자가 보기에 어느 부분이 잘못됐고 어떤 부분은 서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객관적인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시겠습니까?
📰
이슈
-
·
-
·
약 1분 분량
·
0
|
댓글
댓글을 작성하려면 회원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