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 고작 1시간 반에 걸쳐 카페인 110mg짜리 커피 6컵을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우울증 때문에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게 너무 짜증나 우발적으로 저지른 행동이었죠... 처음에는 좋았습니다. 행동이 빠릿빠릿해지고 조금이나마 움직일 에너지가 생긴 것 같았어요. 우울증으로 인해 잃어버린 흥미도 조금 돌아왔습니다. 게임이 재미있게 느껴졌거든요.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재미뿐만이 아니라 실력도 올랐습니다. 총 게임이었는데 명중률이 상당히 올랐죠. 문제는 커피를 마신지 3시간쯤 뒤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어렵고 어지럽고 토할 것 같고 아무 이유없이 뭔가 무섭고 불안하고... 우울함을 피해 도망친 길목에서 불안함을 만나버린 것이었더랬죠... 카페인 반감기가 5~6시간 정도라고 해서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10시간이 지나고 잘 시간을 지나 새벽이 되어서도 심장의 두근거림은 멈추지 않았고 저는 결국 그날 밤을 샜습니다. 밤새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려고 노력해봐도 이 놈의 심장 소리 때문에 도저히 잠들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자꾸 덮쳐오는 불안함과 공포가 정말 죽을 맛이었죠... 다음날 오후가 되어서야 증상이 점점 괜찮아지기 시작하더군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카페인으로 인해 잠시나마 생겼었던 의욕, 흥미, 에너지도 같이 사라졌고요ㅠㅠ 물론 카페인에 대한 반응은 개인차가 있을 테고 정신과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제 상황이 조금 특수한 경우일 수도 있다 보니 카페인 660mg을 먹으면 무조건 이 글처럼 될 거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두 번 다시 카페인을 하루에 400mg 넘게 먹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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