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50세. 20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둡니다. AI가 빠르게 많은 영역을 바꿔가면서 제가 설 자리도 조금씩 좁아지고, 어쩌면 이곳에서의 제 쓰임도 이제는 다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초창기 멤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회사가 성장하는 시간의 대부분을 함께했습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월급 한 번 밀린 적 없이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릴 수 있었고, 제 자리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참 고마운 회사입니다. 언젠가는 그만둘 날이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사직서를 올리고 나니 그제야 실감이 납니다. 씁쓸한 마음도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홀가분한 마음이 더 큽니다. 이미 저만의 새로운 문을 열 각오는 되어 있고, 그동안 틈틈이 준비해 온 것도 있으니까요. 돌이켜보면 지난 20년 동안 정말 마음 놓고 쉬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휴가를 가도 늘 노트북을 들고 다녔고, 혹시 회사에서 연락이 올까 계속 신경 쓰며 지냈습니다. 그래서 퇴사하고 나면 딱 이틀 정도는 산이든 바다든 어디 조용한 곳에 틀어박혀 있으려고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좀 쉬면서 지난 20년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도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돌아오면 다시 시작해야겠지요. 50세.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나이지만,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지금은 두려움보다 홀가분함과 기대가 더 큽니다. 혹시 저처럼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떠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계신 분이 있다면 같이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20년 동안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 또 다른 20년을 만들어봐야겠습니다. 과감하게 과거의 문을 닫고, 새로운 문을 여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저도 이제 제 새로운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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