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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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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수시 원서 여섯 장을 저만 빼고 다 정했더라고요

아들이 올해 고3입니다 수시 원서 접수가 지난달에 끝났어요 근데 저는 아들이 어디 어디 썼는지를 어제 처음 알았습니다 그것도 와이프가 친구랑 통화하는 걸 옆에서 듣다가요 작년 봄에 제가 다니던 공장이 문을 닫고 지금 1년 반째 일을 못 구하고 있습니다 그 뒤로 집에서 제 자리가 조금씩 줄어드는 건 느끼고 있었어요 장 보는 것도 제가 하고 아들 학원 픽업도 제가 하는데 이상하게 결정하는 자리에서는 늘 빠져 있더라고요 그래도 아들 대학은 다를 줄 알았습니다 여름방학 때 아들이랑 둘이 저녁 먹으면서 기계공학 쪽 가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저도 공장에서 평생 기계 만지던 사람이라 그 말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와이프가 통화하면서 말한 학과는 전부 경영 아니면 간호였습니다 취업 잘 되는 데로 다 넣었다고요 통화 끝나고 물어봤어요 기계 쪽은 왜 하나도 안 넣었냐고 와이프가 그러더라고요 당신 같은 공돌이 돼서 마흔 넘어 잘리면 어떡하냐고 그리고 원서 쓸 때 당신한테 물어봐야 뭐가 달라지냐고요 그 말 듣고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틀린 말이 아니라서요 제가 지금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입시를 아는 것도 아니니까요 아들한테 따로 물어봤더니 엄마가 그게 맞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했대요 아빠한테는 엄마가 말한 줄 알았다고요 입시 컨설팅 비용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두 번 받았는데 제 퇴직금 통장에서 나갔더라고요 돈 쓴 건 괜찮습니다 아들 일이니까 근데 그걸 쓴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는 게 계속 걸립니다 저녁에 와이프가 퇴근하고 들어와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밥 먹자고 하는데 밥이 목으로 안 넘어가더라고요 밤에 아들 방에 들어가 보니 책상 옆에 원서 접수 확인증이 붙어 있었어요 여섯 장이 나란히 붙어 있는데 제가 들여다보는 동안 아들은 이어폰 끼고 문제집만 보고 있더라고요 기계공학은 왜 없냐고 물어볼 용기도 안 나서 그냥 불만 꺼주고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입학식 때만 해도 제가 연차 내고 맨 앞줄에서 사진 찍던 아빠였는데요 와이프는 제가 괜히 자존심 세운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아빠로서 한마디 할 자리 정도는 있었으면 했던 건데 백수가 이런 거 서운해하면 안 되는 건가요 와이프 말대로 제가 물어봐야 달라질 게 없는 사람이라 빠진 게 맞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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