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ㄴㅈㅈㅇ 개연성없음ㅈㅇ 짧ㅈㅇ 퍼니셔 슾디 만난적없고 네드만 피터 기억 돌아온 설정.. 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스산한 새벽빛에 피터가 눈을 떴다. 커튼따위는 없는 감방 덕에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조금 더 빠르게 하루가 시작됐다. 아직 잠이 덜깬 피터는 잠결에 이불만 꼼지락거리다,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어젯밤 일이 번뜩 떠올라 굳어버렸다. .......어쩌면 피곤함과 쌓인게 합쳐져서 꾼 기괴한 꿈이었을지도. 하지만 몸을 돌려 옆 침대를 바라본 순간 피터는 그것이 현실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프랭크는 이미 침대 모서리에 앉아 턱을 괸 채 피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워서 이불을 끌어올린 채 눈이 마주친 이 상황이, 어젯밤과 같은 구도임을 깨닫고 피터가 숨을 헉 멈췄다. 프랭크가 고개를 기울이며 피터를 유심히 괸찰하듯 보자 피터의 동공이 흔들렸다. 망했다. "잠귀가 밝은 편인가보지?" ...코앞에서 그런 소리가 들리는데 안 깨는 게 이상한거 아닐까요....피터는 항의하고 싶었지만 속으로만 삼키기로 했다. 사실 이것도 교도소에서 행해지는 신고식 중 하나인가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모른 척 하는게 정답인 고약한 신고식. "그....제가 시력은 좋지 않아서요..." 피터는 눈썹을 한껏 내리며 최대한 아무 것도 못 봤다는 것을 어필하듯 머리맡에 뒀던 안경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프랭크는 이미 피터의 대답에는 관심이 없는 듯, 애벌레처럼 시트에 돌돌 말려있는 피터를 뒤로 하고 무심히 세면대로 향했다. . . . 아침 식사는 어제 저녁과는 다르게 평온했다. 피터는 이번에도 프랭크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고, 둘은 정체모를 생선구이와 당근과 같이 튀긴 감자튀김을 비워냈다. 서로 오가는 말은 없었지만 어제처럼 짓눌린 긴장감도 없었다. 조금은 친해진걸까. 어제보다 조금 여유가 생긴 피터는 무표정한 얼굴로 음식을 씹고 있는 프랭크를 슬쩍 관찰했다. ....예전에 뉴스에서 언뜻 봤던 것보다는 안 무섭게 생긴 것 같은데. 피가 안묻어있어서 그런걸까. 음, 아니 어제 날 도와주실 땐 무서웠지. 그러고보니 어제보다 안색이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잠을 잘 잤나... 아...잘 잤겠구나 참... "....뚫어지겠다" 다시 어젯밤 일로 돌아가는 생각이 피터의 저작운동을 느리게 했다. 음식을 깨작거리며 자신을 뚫어져라 보는 피터의 시선이 거슬렸는지, 프랭크가 낮게 읊조리듯 말했다. "아, 아뇨!! 프랭크 본거 아니에요 그냥 생각 좀 하느라-" 피터는 시선을 내려 다시 음식에 집중하려다가, 무심코 자신이 캐슬 씨가 아니라 프랭크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부르지 말랬는데. 다행인지 프랭크는 신경 안 쓰는 것 같았다. 아니 못 들었을지도. 이미 식판을 반납하고 나가고 있었으니까. 친해졌다는건 취소다. . . . 아침 식사가 끝난 뒤, 야드로 나갈 수 있는 자유시간이 되자마자 피터는 어제의 그 구석진 공중전화기로 달려갔다. 이번에는 두리번 거리면서 주변을 살폈다. 저 멀리 어제 시비를 걸었던 두 명이 피터를 노려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입을 비틀더니 시선을 거두었다. 퍼니셔한테 죽을 뻔 한 상황이 각인된 건지, 그 둘 뿐 아니라 다른 죄수들도 피터에게 다가오려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안심한 피터가 번호를 누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네드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터져나왔다. "피터!" "네드, 알아냈어? 퍼니셔는?" "창고는 공통으로 1932를 써. 교도관들 상위 마스터코드라 확실해. 피터, 밤에 잠은 잘 잤어?? 누구한테 찍히지는 않았고?" "네드! 나 아무 일도 없었어. 여기 수감자들은 다 착해. 걱정 안해도 돼. 퍼니셔는?" 수감자들이 다 착해? 그 교도소 착한 사람이 가는 곳 아니야.....네드는 피터가 자기를 안심시키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을 알았지만, 큰 일이 일어난 것 같은 목소리는 아니어서 넘어가기로 했다. 도대체 얘는 왜 갑자기 그렇게 퍼니셔에 집착하는거야. "어... 퍼니셔는 입소하고 첫 반년 동안은 진짜 미친놈이었어. 최고 보안 도소에서 거의 매주 살인 사건을 일으키면서 죄수들을 도살했거든. 너도 알거야. 퍼니셔가 잡혔을 때부터 매일같이 뉴스에 나왔잖아. 오죽하면 잡히지 않았을 때보다 더 죽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아 기억나. 이미 들어가있는 죄수들한테 살해당할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프랭크가 역으로 교도소에 빈자리를 만들어주고 있다는 뉴스" "그래, 근데 어느 날 갑자기 그 폭주가 멈췄어" ...프랭크라고? 별명도, 성도 아닌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르는 피터에 잠시 찝찝한 의문이 생겼지만 교도소 전화는 통화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기에 네드는 이번에도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멈췄다고? 왜?" "으음...이게 정확한 건 모르고 추측성 기사들만 있는데 그럴듯한 것만 말해줄게. 하나는 퍼니셔가 범죄자들을 죽여도죽여도 끊임없이 나오니까 현타가 와서 그만뒀다는 썰이고," ".......그건 아닌 것 같아. 다른 건?" 아직 프랭크가 다른 죄수에게 살기를 가지고 노려봤던 눈빛이 선명했다. 마음만 먹으면 정말 그 자리에서 없애버릴 수 있는데 뭔가가 막아서 끝을 보지 않는 느낌. 물론 프랭크가 살인을 하지 않아서 아쉽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 무엇가가 프랭크가 혼자 있을 때 나오는, 다 포기한 듯 한 모습의 원인일 것 같았다. "또 하나는, 마지막 폭동 때 휘말려 죽은 죄수 중 하나가 퍼니셔의 아들 뻘이어서 그에 대한 충격으로 변했다는 의견이 있어. 알잖아, 퍼니셔가 처음 복수를 시작한 게 가족 때문이었던 거. 퍼니셔의 아들이 살아있었다면 그 나이 쯤이었을 거래" "으음....몇 살이었는데?" "이십 중반. 우리랑 비슷한 나이. 네 죄수 신분은 스물 여덟이긴 하지만" 피터가 수화기를 쥔 손에 슬며시 힘이 들어갔다. 그래서 나한테 다른 수감자들보다 유하게 대한 건가. 그 때 죽은 애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하지만 선뜻 납득이 가진 않았다. 진짜 어린애도 아니고, 충분히 성인인 나이고...이미 교도소 들어가기 전에 처단한 범죄자 중에서도 젊은 사람은 있었을 텐데. 그리고 본질적으로 흉악범인데 나쁜놈이 하나 더 죽었다고 충격이 컸을까? "하여튼, 그 사건 이후로 퍼니셔가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대. 그 뒤로 몇 년 동안 사고 하나 안 치고 모범수로 지내서, 한 단계 낮은 지금 교도소로 이송된 거고" "알았어. 이만 가봐야 돼. 고마워 네드. 아 그리고..." "이미 오늘 오후 목공작업에 너 끼워넣었어" "너밖에 없다 진짜" "The guy in the chair. 알잖아" 피터는 지금 네드가 회전의자에서 퍼포먼스 하듯 화려하게 돌고 있다고 확신했다. . . . 여전히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피터는 오후 일과인 목공 작업장으로 향했다. 죄수들은 모두 배정된 일을 해야 하는데, 원래 피터는 세탁실 작업 배정 예정이었으나 네드가 시스템을 조작해 바꿔치기했다. 목재 창고에 들어가기 위한 계획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을 줄이야. 지금 피터의 맞은편에 꽤나 집중해서 나무의자를 조립하고 있는 프랭크가 있었다. 집중하느라 인상은 썼지만 평온하게 작업을 하는 프랭크 주위로는 긴장감이 돌았다. 아무래도 쇠로 만들어진 드라이버를 쥐고 있었으니, 퍼니셔에게 무기를 준 꼴이니까. 양 옆의 죄수들은 어떻게든 최대한 프랭크와 멀찍이 떨어져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불쌍한 감시 교도관 또한 프랭크의 뒤에 서서 허리춤에 있는 진압봉을 꽉 쥐고있는게 보였다. 모두가 프랭크가 돌발행동을 할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피터만 빼고. 피터의 눈에는 프랭크의 두터운 어깨와 팔뚝만 보였다. 작업장 내부가 더운 탓에 프랭크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죄수가 죄수복 상체를 벗어 허리에 둘러매고 있었는데, 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이는 동안 프랭크의 어깨근육을 따라 팔뚝까지 땀이 흐르는게 슬로우모션처럼 조명에 반짝였다. 음...정신차리자, 피터파커. 피터는 들고 있는 소형 줄(파일)로 프랭크가 조립한 나무의자를 매끈해지도록 문질렀다. 목공작업소에서 열심히 하는 건 피터와 프랭크 둘 뿐이었다. 교도소에서 쓰는 물품들이 다 그렇지만, 줄의 마찰력이 유난히 무뎌진 것을 느끼고 공구를 들어올려 살폈다. 기스가 많이 난 부분이 조명에 따라 색이 변했다. 45도 각도로 기울이자 보랏빛 미세 가루 같은 게 파일 사이사이 끼어있는게 보였다. 피터가 교도소에 잠입하게 된 원인, 그 물질이었다. 피터가 손을 번쩍 들었다. "어...저 화장실 좀 가도 될까요?" "....공구 내려놓고 갔다와. 10분 준다" 열심히 작업하던 애가 갑자기 저러니 많이 급한가보다 싶었는지, 교도관이 피터를 빠르게 몸수색을 한 뒤 보내줬다. 피터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인 뒤 서둘러 작업소를 빠져나왔다. 사라지는 피터의 등 뒤로 프랭크의 시선이 따라붙었다. 공구에 마약물질의 흔적이 있는 것을 보니 더 확실해졌다. 창고에 가봐야 한다. 작업용 안전고글을 껴야 했기에 이비안경은 가져오지 못했다. 피터는 이비가 띄워줬던 지도를 되짚어보며 복도를 걸었다. B동에 있다는 건 알았지만, 직접 탐색하는건 처음이었기에 길을 조금 해멨다. B011. 목재 자재 창고. 비밀번호가 달린 낡은 쇠문에 적혀있었다. 여긴가보다. 피터는 당장 들어가고 싶었지만, 남은 3분은 지금 돌아가는데 써야만 했다. 오늘 밤에, 프랭크가 잠든 틈에 몰래 다시 오자...아쉬웠지만 피터는 왔던 길을 암기하며 다짐했다. . . . 목공 작업이 끝나고 먼지와 톱밥가루를 뒤집어 쓴 수감자들에게 샤워시간이 주어졌다. 사람의 땀냄새와 수증기로 가득 차 뿌연 샤워장은 죄수들의 험악한 욕설과 물소리로 요란했다. 피터가 무의식적으로 우르르 이동하는 나체들 사이에서 프랭크를 찾았다. 와... 저번엔 빛이라고는 철창 사이로 새어나오는 달빛 뿐인 밤이었고, 또 거구의 아래에 짓눌려 있어서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프랭크는 상상했던 것보다 더 탄탄해보이는 몸을 갖고있었다. 털 하나 없는 몸에 비누가 거품을 내며 지나갈 때마다 근육이 움직였다. 피터는 저도 모르게 더 아래쪽으로 향하는 시선을 서둘러 거두고 씻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다. 피터는 칸막이도 없는 곳에서 최대한 구석으로 갔다. 고정된 샤워기와 비누 하나만으로 대충 몸을 씻었다. 피터 나름대로 빠르게 씻었는데도 이미 대부분의 죄수들이 다 끝내고 빠져나간 후였다. 뿌연 수증기 너머로 아직 샤워장에 남아있는 인영이 보였다. 프랭크였다. 프랭크는 타일 벽에 두 손을 짚은 채 가만히 샤워기 물줄기를 맞고있었다. 짧게 자란 머리가 물에 젖어 쳐지자 꼭 애처로운 강아지 같았다. 당장이라도 수건을 둘러주고 데리고 나오고 싶을만큼. 그때 프랭크의 뒤로 다른 죄수 하나가 다가가는 게 보였다. 피터는 뿌연 시야에 눈을 가늘게 떴다. 어...저거 세운거지. 세운거네. 뒤에서 접근한 남자가 프랭크의 허리를 쓸어내리며 건드리자 뭔가 공허해보였던 프랭크의 눈빛이 순식간에 사납게 변했다. 허리에 두르려던 손을 꺾어버린 프랭크는 한쪽 눈썹을 올리고 눈앞의 상대를 위아래로 훑었다. 피터에게는 잘 들리지 않았지만, 남자가 뭐라고 말하자 프랭크는 헛웃음치다가 어디 한번 해보라는 듯 턱을 짧게 까딱였다. ...끄덕이는건 긍정의 표시 아닌가. 여기서 정말 하겠다는 걸까. 피터는 말려야 하나 망설이던 찰나였다. "Kid, 정말 훔쳐보는게 취향이 아니라면 나가" 저가 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던건지, 프랭크는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이 곳에서 Kid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피터 본인밖에 없었으니.....방해되니까 나가라는 거지. 피터는 심장이 울렁거리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입술만 꾹꾹 짓씹은 피터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샤워장 밖으로 나왔다. 피터프랭크 토모슾 존번퍼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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