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생 형님과 80년대생 동생의 만남은 박근혜의 당선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그 뒤로 우리는 함께 세월호를 겪었고, 탄핵을 지켜봤으며, 남북정상회담과 윤석열, 그리고 쿠데타와 이재명까지 함께했습니다. 지난 20년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형님을 ‘동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형님과 20년 만에 처음으로 의견이 갈린 건 지난 지방선거였습니다. 평택을의 선거 상황과 김민석의 등판, 그리고 정청래와 유시민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하던 형님. 그런 형님을 보며 순간 ‘앗뜨’했던 동생.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결국 하루하루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이재명을 옹호하는 형님과, 이재명의 껍질이 하나하나 벗겨질 때마다 그것을 설명하려는 동생. 하지만 형님은 이제 동생의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대통령의 옹졸함과 야비함을 설명해도, 지금 우리가 갈라지고 분열하는 원인과 이유를 이야기해도 듣지 않습니다. 아니, 들으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 형님을 보면서 깨닫게 됩니다. 우리 안의 분열이 더 이상 한때의 해프닝이 아니라는 것을. 어쩌면 돌이키기 어려운 ‘실체’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그래서 절망하게 됩니다. 형님은 저를 김어준과 최욱에게 세뇌당한, 어리석고 이재명을 제대로 믿지 못하는 어설픈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일베에 빠진 동생과 대화할 때보다, 불과 몇 마디 주고받지 않았음에도 더 큰 절망을 느낍니다. 나에게 이재명은 이제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보다 더 무섭고 더 싫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절대로 흩어지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동지적 관계를 깨뜨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조차 의도한 것이라면, 이재명은 정말이지 천재 중의 천재입니다. 더 어려운 싸움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지치지 맙시다, 우리. 우리가 언제 희망만 바라보며 살았습니까? 틀린 걸 틀렸다고, 그른 걸 그르다고, “틀렸다!” “글렀다!” 그 한마디 할 수 있음에 살았지요. 예상보다 조금 더 돌아가면 어떻습니까. 까짓것 돕시다. 돌아가더라도, 돌아서라도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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