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권력의 힘은 무척이나 대단하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 시절, 아버지의 친한 친구분 한 분이 정부 인사로 발탁되어 청와대에서 일하게 되었다. 어느새 소문이 퍼졌는지 별의별 사람들이 집에 찾아왔다. 대학 총장이 사람을 보내 만나자고 하기도 했고,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이었는데도 별의별 사람들이 집 앞까지 찾아왔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청렴한 분은 아니셨지만, 옳고 그름에 대한 사리분별은 명확한 분이었다. 아버지가 “청와대에 있는 그분과는 이제 연락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어버리자, 그다음부터 그렇게 찾아오던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그때 어린 나이에도 하나는 분명하게 느꼈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라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권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권한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만으로도 주변에 사람들이 몰린다. 이동형이라는 사람도 방송에서 자신이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는 듯한 취지의 말을 흘린 적이 있다. 지금은 YTN 라디오 진행까지 맡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기대하며 그 주변에 줄을 대려고 하겠는가. 오창석, 오윤혜 등 그 주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같은 의문이 든다. 그들이 실제로 어떤 사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문제는 그런 의심과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통령과 가깝다는 사람이 그 친분을 계속 드러내고, 동시에 방송이나 공적인 자리에서 영향력을 갖는다면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몰리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통령이 정말 공적인 마인드를 굳건하게 갖고 있다면 이런 사람들과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그래야 주변 사람들도 대통령과의 친분을 자신의 영향력처럼 이용하기 어려워진다. 오창석을 봐도 그렇다. 현재 청년재단 이사장이라는 자리를 맡고 있다. 정말 나라와 대통령을 위한다면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적 관계를 계속 강조하면서 그런 공적인 성격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오히려 이런 경우일수록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공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은 어떠했나. 양정철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고까지 불리던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며 외국으로 나갔다. 유시민 역시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런 것이 대통령 주변 사람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을 보면 본인을 알 수 있다. 김용, 이동형 등을 포함해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이 그 관계를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처럼 비치게 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본인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것처럼 여기저기 이야기하고 다닌다면 대통령실은 더더욱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문제는 대통령실이 이런 모습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나는 이재명 대통령 주변 사람들에게서 공적인 거리두기와 절제의 모습을 충분히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부당한 이익을 취했는지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다. 권력과의 친분 자체가 하나의 힘이 되는 상황을 경계하는 것이 공적인 마인드다. 대통령과 가까울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더 내려놓아야 하고, 더 엄격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말로가 좋기 어렵다는 것은 과거의 수많은 사례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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