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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이랑 쪽지로 석 달째 싸우는 중이에요

아랫집이랑 쪽지로 싸운 지 석 달째예요 처음엔 엘리베이터에 붙은 쪽지였어요 늦은 시간 쿵쿵 소리 자제 부탁드립니다 몇 호라고는 안 썼는데 그 라인에 애 있는 집이 저희밖에 없어요 저희 애가 일곱 살 다섯 살 남자애 둘이에요 매트 깔았고 슬리퍼도 신겨요 근데 애들이 걸어다니라고 해서 걸어다니나요 그게 되면 애가 아니죠 그래서 그냥 넘어갔어요 쪽지에 답할 이유도 없고요 근데 두 번째 쪽지는 저희 현관문에 붙어 있었어요 아이들 뛰는 소리가 밤 열 시가 넘어서도 납니다 아이 키우시는 거 이해하지만 저희도 출근을 해야 합니다 이것까지는 그래도 참았는데 그 다음 주에 경비실에서 연락이 왔어요 아랫집에서 민원이 들어왔다고요 경비 아저씨가 미안한 얼굴로 조금만 신경 써달라는데 그게 더 기분 나빴어요 동네 사람들 다 아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도 경비실에 얘기했어요 아랫집 새벽마다 세탁기 돌리는 소리 올라온다고요 사실 한두 번 들은 것 같긴 한데 저도 할 말은 해야 될 것 같아서요 그랬더니 이번엔 아랫집 아저씨가 직접 올라왔어요 저녁 아홉 시 반쯤이었는데 애들 씻기고 있을 때라 남편이 문을 열었어요 둘이 현관에서 십 분 넘게 얘기했는데 저는 애들 데리고 화장실에 있어서 다는 못 들었어요 남편 말로는 아저씨가 교대근무라 낮에 자야 한다고 했대요 세탁기는 자기네가 아니라 옆집일 거라고 하고요 남편은 그 얘기 듣고 미안하다고 매트 더 깔겠다고 했대요 저한테 물어보지도 않고요 매트 이미 거실 전체에 깔았거든요 그것도 두꺼운 걸로요 거기서 더 깔면 방까지 다 깔아야 돼요 그 돈은 누가 내요 그리고 솔직히 교대근무하는 게 저희 탓은 아니잖아요 낮에 자야 하면 귀마개를 하시든지 방음 커튼을 다시든지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도 있는데 왜 다 저희한테만 요구하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은 교대근무하는 사람이면 진짜 힘들겠다고 우리가 좀 더 조심하자는데 저는 왜 우리만 조심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이 아파트가 원래 지어진 지 오래돼서 소리가 잘 울리는 거잖아요 그걸 왜 애 키우는 집이 다 감당해야 돼요 오늘 아침에는 또 쪽지가 붙어 있었어요 이번엔 좀 달랐어요 어제는 조용해서 감사했습니다 이렇게요 남편은 그거 보고 봐 말하니까 되잖아 하고 출근했는데 저는 그 쪽지가 제일 기분 나빴어요 칭찬 받는 기분이 아니라 감시당하는 기분이었거든요 어제 조용했던 건 애들이 할머니 집에 갔다 와서 일찍 잠든 거였어요 그걸 저 사람이 다 듣고 있었다는 거잖아요 지금도 애들 장난감 정리하면서 발소리 줄이고 있는 제가 너무 웃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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