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쯤 정부 과제 2년쯤 고생하고 다시는 안 한다 다짐했건만 역시 살다 보니 뜻대로 안 되더라고요. 어떻게든 거리 두고 지냈는데 어쩌다 보니 또 이상하게 엮였습니다.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정부 기관이 들어왔는데 원래 오프라인 중심 행사라 IT 작업은 관련 없던 건이었는데 어디서 요즘 AI로 뚝딱하면 된다는 소리를 듣고 왔는지 영업을 돌고 돌아서 결국 저희한테 떨어졌네요. 업무배정도 애매하고 해서 그냥 내가한다고 들어갔는데 따로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높으신 분 관심사라 이거 못 맞추면 전체 프로젝트 후속 계약도 날아간답니다. 순식간에 메인 과제로 변신해버린 상황입니다. 근데 뭐 항상 그렇듯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요구사항은 매일 바뀌고 이렇게 하면 이상하다고 미리 경고했는데도 안 들어서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줬더니 막상 결과 보고는 이상다고 초기 버전으로 원복하네요. 심플하게 가자고 이거저거 다 빼라더니 이제 와서 디테일이 없다고 시비 거는 건 덤이고요. 진짜 꼬여도 제대로 꼬여서 20년 전에나 하던 삽질을 지금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습니다. 더 답답한 건 이 난리를 치면서 고생을 해봐야 결국 최종보스 높으신 분 마음에 안 들면 그간 과정이고 나발이고 싹 다 엎어질거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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