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을 놓고 극우파들이 발끈하는 이유는 그들 스스로 영화가 자신들의 '역린'(뭐 따로 말하기도 귀찮지만)을 건드렸다고 오인誤認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영화의 주제는 이념적/정치적 의도성이 아니라 언론의 책임과 역할에 이라고 할 수 있느데 말입니다. 극우파들이 이렇게 <암살자(들)>를 둘러싸고 저렇게 광분하는 것은 그들의 일종의 진지전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파의 진지전 전략이란, 그람시의 진지전에 대한 좌파적 독해를 거꾸로 세워서 우파로 독해하는 것입니다. 그람시에게 있어 진지전이란 국가 및 자본 권력에 대한 직접적 타격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념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참호전적인 전략을 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시민사회 영역에서의 교육, 언론, 문화, 예술, 법조계 등에 깊이 참호를 파고 들어가(진지 구축) 국민의 자발적 동의(헤게모니)를 서서히 얻어내는 장기적인 문화 투쟁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파의 진지전은 그런 좌파의 진지전을 거꾸로 세우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 진영이 아직 팟케스트에 머물러 있을 때 극우파들이 유튜브를 미리 선점한 것, 그리고 최근 몇 년 전부터 인스타그램과 SNS, 숏폼 미디어 등을 통해서 각종 여론조작 및 밈들을 활성화한 것 등이 그렇습니다. 아울러 올공에서의 부정선거 투쟁 및 이번 영화 <암살자(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극우파의 발광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놓고 보면 이명박 때부터 현재까지 각종의 변이들을 거쳐서 발전한 뉴라이트 운동, 댓글 작전 세력의 거대한 생태계 조성, 뉴박스쿨, 최근의 국힘에서 엿보이듯 음모론에 동조한 대중동원, 유튜브/인스타 그램 등의 플랫폼에서의 우파 이데올로기의 활성화 등등은 모두 민주 진보 세력들에 대한 극우파들의 진지전의 최첨단 형태 또는 거대한 문화 전쟁의 관점에 독해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협치, 구조적 다수, 제3의 길, 우파 인사 등용 등으로 표상되는 이재명의 개혁에의 의지 부재가 이 극우파들의 진지전을 활성화 했다는 데 있습니다. 김민석이 박정희를 <스마트한 독재자>로 포장하는 마당에 < 암살자(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극우파의 발광은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재명 및 청와대가 올공에서의 극우파들의 발광에 대해 아무런 효과적인 대응도 못한 것뿐 아니라, 이번 < 암살자(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극우파의 발광에도 그러고 있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징후sign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둘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고 따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재명의 개혁에의 의지 부재는 정권잡은 지 불과 2년 만에 부정적 효과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재명 정부는 < 암살자(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극우파의 진지전을 촉발시킨 원인 제공자 역할을 하였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개혁에의 의지 부재가 한국 사회의 공기를 윤석열의 방식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그리고 안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죠. 이재명은 우파들에게 있어 전가의 보도처럼 여겨지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데올로기가 진보에게 있어 매우 불평등하게 작용할 뿐만 아니라 그 불평등의 심화를 가속화하는 환경을 아주 교묘하게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쾌한, 매우 불쾌한 나날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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