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
← 이전 글
다음 글 →

게시글 상세

↔

화면을 좌우로 스와이프하여 다음/이전 글로 넘겨보세요

📰
이슈
- ·
0
|

갑자기 등대지기와 선생님이 엮이는 거 보고싶다

미국 내 등대지기는 이미 사장된 직업이라고 하니 당연히 고증 1도 못 지킴ㅈㅇ 욕망대로 쓸 거 같아서 설정 날조 및 캐붕 매우!! ㅈㅇ ----- I wandered lonely as a cloud That floats on high o'er vales and hills, When all at once I saw crowd, A host, of golden daffodils; Beside the lake, beneath the trees, Fluttering and dancing in the breeze. 언덕과 골짜기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나는 외로이 거닐었네 그리곤 한 무리의 금빛 수선화를 보았네; 호숫가 나무 아래, 미풍과 함께 흔들리며 춤추는 풍경을. Daffodils(수선화) 중 일부 by William Wordsworth ----- 그는 드라이버라고 불렸다. 이를 들은 사람들은 크게 두가지 반응을 보였다. 하나는, 어떤 걸 운전하세요? 또 다른 하나는, 에이, 장난치지 마세요. 진짜 이름이 뭐예요? 그는 전자에는 '주로 차'라고 대답했고 후자에는 상대방을 말 없이 응시했다. 그러면 대부분 첫번째 반응으로 귀결됐다. 여전히 후자를 택한 자가 있다면 그가 먼저 자리를 떴으니 사실상 한 가지 반응만 존재한 셈이었다. 그리고 그는 등대지기다. 드라이버는 최근에 샌프란시스코로 왔다. 그 전에는 어디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짧게 서부라고 대답했다. 입을 열 생각이 별로 없어보이는 남자의 태도를 보고 조종사도 더는 묻지 않았다. 허공을 찢는 프로펠러의 소리와 함께 헬리콥터가 착륙대에 내려앉았다. 날개가 멈춰도 나부끼는 바람소리가 거칠었다. 비바람을 뚫고 핼리패드로 중년의 남성이 다가왔다. "이번 달의 구세군이 오셨군!" 그는 웃으며 조종사와 안부를 나눴다. 드라이버는 조용히 헤드셋을 내려놓았다. "그래, 나와 같이 일할 친구도 왔고?" "네, 섀넌. 뒷자리에 있습니다." 섀넌은 좌석을 흘끔 봤다. 이런 데에서 일하기엔 앳돼보이는 청년이 그를 응시했다. "이 친구라고?" "다른 사람이 또 있습니까?" 섀넌은 떨떠름하게 물러섰다. 그는 청년이 지상으로 내려오는 것을 돕기 위해 반사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드라이버는 이를 잠시 내려보다 손을 맞잡았다. 적당한 악력이 청년을 끌어내렸다. "그래, 앞으로 자네가 내 동료라는 거군. 이 일에 나이야 상관 없다지만 당신은 지나치게 젊어보이는데. 말을 놔도 괜찮겠나?" 드라이버는 그가 이미 제게 말을 놓고 있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았다. 섀넌의 얼굴을 바라보던 드라이버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나는 섀넌이야. 앞으로 자네랑 교대로 업무를 맡을 사람이지. 자네 이름은 뭔가?" "드라이버입니다." 섀넌의 얼굴이 다시 미묘하게 바뀌었다. 그는 며칠 전 시청한 뉴스에서 요즘 할리우드 스타들은 자식들의 이름을 개성있게 짓는다는 내용을 떠올렸다. 사람 이름을 색깔이나 과일로도 짓는 시대니 드라이버라는 이름도 있을 수 있었다. 그는 애써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반갑네, 드라이버." 이번에는 드라이버도 좀 더 자연스럽게 섀넌이 내민 손과 악수했다. 곧 전임자가 나타나 드라이버와 짧게 인사를 나누고 본인 짐을 실었다. 섀넌은 전임자가 떠나는 마지막까지 그의 뒤통수에 대고 가벼운 욕설을 갈겼다. 드라이버는 앳된 얼굴과 달리 등대지기의 자격을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 특히 기계 정비에 관해서는 해박했고, 다른 분야에도 잔뼈가 제법 굵어보였다. "이거 원, 책을 표지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니까. 여기로 온 이유가 있었군." 게다가 그는 성격도 무던해보였다. 두고 봐야 아는 문제겠지만 섀넌의 경험으로 판단하자면 그는 감정적인 동요가 적은 사람같았다. 섀넌은 그가 적어도 전임자처럼 갑자기 사랑에 눈이 멀어 지상직으로 나르지 않기를 희망했다. "원래 젊은이는 이런 곳보단 사람과 부대끼는 곳으로 보내주는데 말야, 이번엔 상황이 상황인지라. 덕분에 자네를 만나게 됐지만." "괜찮습니다." "다들 처음엔 그렇게 말해. 사람이 싫다는 둥 혼자가 좋다는 둥 말이지. 막상 해보면 첫 시프트도 못 버티는 놈들도 많아." "그 전에도 거의 혼자 일했습니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드라이버는 입을 닫았다. 섀넌은 속으로 궁시렁거렸다. 그 놈이 속도위반만 안 했어도! 그래도 드라이버는 같이 일하기엔 괜찮은 사내였다. 시끄러운 놈보단 말수가 적고 사수가 시키는 것을 잘 따르는 놈이 나았다. "자네는 이 방을 쓰면 되네. 업무랑 관련된 자료는 식탁에 올려져있고 숙소 관리는-" 한참 등대 관리와 부대시설 유지를 위한 업무를 설명하는 섀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드라이버는 뒤에서 조용히 그를 따랐다. ----- 섀넌의 예상대로 드라이버는 등대지기에 적합한 인재였다. 장비 점검 및 수리의 일처리가 빠르고 꼼꼼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드라이버는 정비만큼은 전의 놈보다 훨씬 낫다며 저를 추켜세우는 섀넌을 향해 슬쩍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웃는 건 처음 보는구만." 칭찬에 좋아하는 걸 보니 애는 애였다. 그 말에 드라이버는 웃은 적이 없다는 듯 입매를 굳혔다. 그 모습도 영락없는 젊은 피라 섀넌의 웃음소리가 커졌다. 업무에 익숙해지고 나서 섀넌은 드라이버를 불렀다. "시프트 표를 봐서 알겠지만 내일부턴 자네가 야간 조야. 업무야 비슷한데 야간은 사건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더 높지. 선박이나 해군과 교신할 일도 많고. 다 아는 내용이지?" "네." "내가 따로 지켜보지 않아도 괜찮으리라 믿겠네. 문제생기면 신속하게 연락하고." 노을 하늘은 샌프란시스코답지 않게 안개가 걷혀 쾌청했다. 이런 경우는 업무의 난이도가 훨씬 쉬웠다. 드라이버는 등명대를 점검하고 야간 조업을 나가는 어선과 몇 번의 교신을 마쳤다. 그가 근무하는 등대는 해안가와 멀지 않았다. 외딴 섬이나 바다에 뚝 떨어진 곳보다는 문명과 가까웠으나 이 역시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기껏해야 어업을 나가는 주민이나 낮에 배를 타고 이곳까지 나와 경치를 구경하는 방문객 정도가 드라이버가 목격하는 사람의 전부였다. 해가 수면 아래로 잠기기 전 습관적으로 해안가를 확인하던 드라이버의 눈에 낯선 색이 들어왔다. 테트라포드 근처의 곶에 노란 천이 나부끼고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집중하자 다리를 구겨앉아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드러났다. 노란 천은 그가 입은 우비였다. 자살하려는 건 아니겠지. 자신이 최초 목격자가 되어 귀찮아지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그는 수상한 사람을 주시하며 인근 소방서에 연락을 해야할지 고민했다. 하늘의 붉은 빛이 거의 침잠하고 드라이버의 손이 통신 무전기에 올라올 때 즈음 사내가 몸을 일으켰다. 그는 남자가 한참을 걸어 갓길에 세워둔 오래된 연식의 차로 사라지고 나서야 자신이 잠시간 낯선 이에게 시선을 온통 빼앗겼음을 알아차렸다. 정신이 팔린 동안 생긴 특이사항은 없었다. 드라이버는 다시 업무로 복귀했다. 저녁 기상 상태를 기록하며 노란 우비는 그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잊혀졌다. 고슬고슬 자공자수 드라이브 헤일메리 드라이버그레이스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회원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댓글을 불러오는 중...

© DAM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