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왜 ‘벌’이 되어버렸을까? 이번 아시안게임 병역면제 논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문제는 금메달을 딴 선수 몇 명이 아니다. 왜 우리 사회에서 ‘군대에 안 가는 것’이 그렇게 큰 특혜가 되었느냐는 것이다. 국가를 지키라고 젊은 사람을 데려간다. 시간도 빼앗고, 경력도 끊고, 위험도 감수하게 한다. 그런데 다치면? 치료와 보상은 평생의 희생에 비하면 부족하고, 전역한 뒤의 삶과 후유증까지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사회가 군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너무 단순하다. “국가를 위해 희생해라. 대신 네 인생은 네가 알아서 책임져라.” 그러니 누군가 병역을 면제받으면 특혜처럼 느껴지는 것 아닌가. 그리고 이 문제를 남녀 갈등으로만 볼 필요도 없다. 대한민국의 국방을 누구의 책임으로 볼 것인지, 여성도 어떤 방식으로 국방의무에 참여할 것인지 역시 사회가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문제다. 꼭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방식의 군 복무를 요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현대 국방에는 전투뿐 아니라 의료·사이버·통신·군수·재난 대응 등 다양한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성별을 놓고 싸우는 게 아니라, 국가가 국민에게 요구하는 의무와 그에 따른 희생을 어떻게 공정하게 나눌 것인가 를 고민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이 바보가 되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것. 군 복무로 잃은 시간과 기회를 제대로 보상하고, 다친 사람은 평생 국가가 책임지고, 전사자 가족은 국가가 끝까지 지켜주는 것. 정말 그렇게 해준다면 누군가의 병역면제가 지금처럼 부러운 특혜로 보일까? 국가를 지키는 일이 손해가 되는 사회에서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것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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