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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병영 특례 폐지 그리고 사형 집행을 주장하는 정치인에게 ..

저는 뼛속 깊이 민주당과 진보 진영을 지지해 왔고, 앞으로도 그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 온 두 가지 믿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하나는 병역의 공정함이고, 다른 하나는 법의 정의입니다. 모두가 함께 지는 짐이라 믿었습니다 어느덧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스물한 살 8월 논산훈련소에 입소하던 날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헤어져 2년 2개월이라는 젊은 날의 소중한 시간을 국가에 바쳤습니다. 그 시간이 헛되었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국방의 의무는 나 혼자만의 짐이 아니라 이 땅의 모든 남자가 함께 짊어지는 공동의 짐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살았기에 군 생활이 부조리해도 받아들였습니다. 몸이 아프면 공익으로라도 복무해야 했던 시절이었으니, 나름대로 공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 유명 축구 선수가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마지막 병역 특례 기회를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기뻤습니다. '너 정도라면 나라 이름을 알리는 게 맞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도대체 '국위선양'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BTS 멤버들은 모두 군대에 다녀왔습니다. BTS와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중 누가 더 국위선양을 했습니까? 특정 종목, 특정 대회, 특정 메달만 예외가 되는 제도는 제가 스물한 살에 받아들였던 공정을 더 이상 설명하지 못합니다. 선고는 있는데 집행은 없습니다 같은 질문은 법에도 이어졌습니다. 저는 인권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고 믿었고, 사형제 폐지론에도 마음이 기울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1997년 12월 이후 단 한 건의 사형도 집행하지 않은 '사실상 사형폐지국'이고, 저는 그것이 성숙한 사회의 모습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아무 이유 없이 처음 보는 사람을 해친 사건, 아이를 대상으로 한 끔찍한 범죄를 뉴스로 접할 때마다 묻게 됩니다. 법원이 최고형을 선고했는데, 그 판결은 왜 집행되지 않습니까. 집행되지 않는 판결은 사법이 스스로 내린 결론을 지키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인권을 지지합니다. 다만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유가족들 앞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수십 년간 생활이 보장되는 사형수의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범죄에 사형을 적용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증거가 명백하고, 여러 생명을 의도적으로 빼앗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만이라도 이미 내려진 판결은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수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민주당이 사형 집행에 소극적인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앞세우는 정당이니, 그 입장에서는 일관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어떻습니까. 법과 질서, 엄정한 처벌을 말해 온 보수 진영이라면 사형 집행을 더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하지 않습니까. 선거 때마다 법치와 안보를 외치면서, 정작 이미 확정된 판결의 집행에 대해서는 왜 목소리를 내지 않는지 묻고 싶습니다. 병역 특례도 마찬가지입니다. 안보와 국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쪽이라면, 누구는 가고 누구는 빠지는 지금의 제도부터 바로잡자고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 한 표의 기준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뼛속 깊이 민주당 지지자입니다. 그럼에도 사형 집행과 병역 특례 폐지를 분명하게 약속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가 국민의힘 소속이라 하더라도 제 소중한 한 표를 던질 생각입니다. 병역 특례와 사형 집행은 전혀 다른 문제처럼 보이지만, 제게는 같은 질문입니다. 법과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지켜져야 합니다. 누군가는 의무에서 예외가 되고, 법원의 판결은 서류 속에만 남아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공정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정당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사람에게 투표하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스물한 살 논산에서 배운 공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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