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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 딩크 하자던 아내가 마음을 바꿨습니다

결혼한 지 2년 됐습니다. 연애 4년 하면서 둘이 수도 없이 얘기한 게 아이 없이 살자는 거였어요. 먼저 꺼낸 건 아내였어요. 자기는 아이 키울 자신이 없고 둘이서 여행 다니면서 살고 싶다고요. 저도 처음엔 반반이었는데 몇 년 얘기하다 보니 그 생활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결혼할 때 양가에도 그렇게 말씀드렸고요. 저희 부모님은 서운해하셨지만 결국 너희가 행복하면 됐다고 하셨어요. 장모님도 그때는 요즘 애들은 다 그렇다고 웃으셨고요. 그런데 지난달부터 아내가 달라졌어요. 처가에 다녀온 날 밤에 갑자기 우리 아이 하나만 낳으면 어떨까 하더라고요. 장모님이 친구분 손주 돌잔치 다녀오셨다고 사진을 한참 보여주셨대요. 너희는 나중에 늙어서 누가 챙기냐는 말도 하셨고요. 그날 저녁 먹을 때도 장인어른이 김서방은 애 좋아하지 않냐고 몇 번이나 물으셨어요.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나 싶어요. 처음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그 뒤로 매일 얘기해요. 조카 사진을 보여주고 육아 유튜브를 틀어놓고, 서른 넘으면 늦는다고 병원 검사도 같이 받자고 해요. 저는 솔직히 혼란스러워요. 제가 교대 근무라 주말도 없고 밤에 없는 날이 많아요. 아내도 그걸 알아서 아이는 힘들겠다고 했던 거고요. 지금 와서 낳자고 하면 육아는 대부분 아내 몫이 될 텐데 그걸 감당할 수 있는지 물어보면 그때 가서 생각하재요. 아이 생기면 지금 사는 투룸으로는 안 되니까 이사도 해야 하고 제가 근무 형태를 바꿔야 할 수도 있어요. 그런 얘기를 꺼내면 아내는 다 방법이 있다고만 해요. 작년엔 둘이 모은 돈으로 내년 봄에 한 달 유럽 가자고 적금도 들어놨어요. 그 통장을 보면 아내가 정말 그 계획을 다 접은 건지 모르겠어요. 아이가 싫은 건 아니에요. 그런데 4년 동안 같이 정한 걸 한 달 만에 뒤집는 게 장모님 말씀 한마디 때문인 것 같아서 마음이 복잡해요. 아내가 진짜 원해서라면 저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생각은 있어요. 아내한테 이거 진짜 당신이 원하는 거 맞냐고 물었더니 서운해하더라고요. 자기가 엄마 말에 휘둘리는 사람이냐고요. 그 뒤로 이틀째 대화가 거의 없어요. 제가 반대하는 사람처럼 돼버린 게 제일 답답합니다. 저는 그냥 이유를 듣고 싶었던 건데요. 저는 아직 대답을 못 했어요. 금요일 밤인데 아내는 자고 있고 저는 이 글만 몇 번째 고쳐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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