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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고 부동산개혁·검찰개혁·친일파 청산이 민생이다. 그리고 이제 그걸 말하는 사람이 사기꾼이다

대한민국 부고 부동산개혁·검찰개혁·친일파 청산이 민생이다. 그리고 이제 그걸 말하는 사람이 사기꾼이다 지난 글에 이어 내가 생각하는 이재명 정부의 의의, 코어 지지층의 이탈, 그리고 이재명 정부의 이러한 행위의 원인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일단 검찰, 부동산, 친일파 문제는 각각 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동시에 이것이 바로 민생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이념이나 진영의 문제로만 말하는 쪽은 여든 야든, 결국 이 문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한 논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첫째, 검찰개혁이다. 검찰개혁은 단순히 정치인 몇 명이 보복당하고 정치적 수사를 받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조국, 이재명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수사와 그에 따른 반발 또는 보복심리의 문제로 축소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일반 국민의 삶과는 별 상관없는 정치권 내부의 싸움처럼 호도한다. 물론 정치적 수사나 검찰권의 정치적 행사는 검찰개혁이 필요한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자체가 민생인 더 중요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한국 사회에는 오랫동안 이른바 ‘전관예우’라는 문제가 존재해왔다. 실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에서는 퇴임 1년 이내 법원장·검사장 출신 변호사의 사건당 평균 수임료가 비전관 변호사의 약 세 배에 달했고, 전관을 선임하면 사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의뢰인도 매우 많았다. 과거 실제 사건에서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한 해 91억 원의 소득을 신고하고, 다른 전관 변호사가 두 사건에서 100억 원을 받은 사례까지 드러난 적이 있다. 그 지검장 출신 변호사가 드라마 속 우영우 변호사보다 수십 배, 수백 배 뛰어나서 그런 돈을 받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도장 한 번에 몇억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가. 잡혀가야 할 사람을 빼주고, 벌금을 내야 할 사람의 벌금을 깎아주고, 유죄가 나올 일을 무죄로 만들거나 최소한 그렇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그 돈을 주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해도 얻는 이익이 수임료보다 크기 때문에 그 돈을 주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그 수임료는 결국 어디서 나오는가. 누군가에게 사기 친 돈, 빼앗은 돈, 물건값으로 장난친 돈, 지급하지 않은 임금, 부정한 거래에서 얻은 돈이다. 결국 그 돈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반 국민 대다수의 피해에서 나온다. 그래서 부패는 단지 ‘정의’나 ‘도덕’의 문제가 아니다. IMF 역시 부패가 투자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세입과 공공서비스를 훼손하며, 경제성장과 포용적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부정부패는 단순히 나쁜 사람이 돈을 챙기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돈을 빼앗아 기득권끼리 나누는 경제 시스템의 문제다. 그게 바로 민생이다. 이런 문제를 단지 이념과 정치의 문제로 호도하는 쪽은 여든 야든, 문제에 커튼을 치고 서로 싸우는 척하면서 카르텔의 붕괴를 막는 세력일 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부패 연구에서 사용되는 마이클 존스턴의 유형론을 적용한 국제 비교연구에서는 한국을 역사적으로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가 나타난 국가로 분류하기도 한다. 한국·말레이시아·브라질을 비교해 엘리트 카르텔 부패를 분석한 국내 연구도 있다. 내가 말하는 검찰·정치·언론과 사회 상층의 이해관계가 결합한 엘리트 카르텔이 바로 한국의 마피아이고 야쿠자라고 생각한다. 총을 들고 사람을 협박하는 대신 법과 제도를 들고 사람을 협박할 뿐이고, 마약을 팔아 돈을 버는 대신 법과 정보와 권력을 이용해 돈을 버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이번 이재명 정부의 미완의 검찰개혁을 보면서, 이 기회를 놓치면 이 엘리트 카르텔 역시 마피아나 멕시코의 마약카르텔처럼 앞으로는 아예 손댈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부동산이다. 부동산 문제도 사실 해법의 큰 원칙 자체는 단순하다. 몰라서 못 하는 것이 아니다. 안 하는 것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예를 들어 취득세를 폐지하거나 대폭 낮추고, 보유세를 시가 기준 2%든 3%든 단순하게 정하면 된다. 공제니 중과니 예외니 하면서 전문가조차 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누더기 세제를 만들 필요가 없다. 30억 원짜리 집이면 보유세 2% 기준 1년에 6천만 원, 한 달 평균 500만 원이다. 그 돈을 낼 수 있다면 100채를 가지고 있든 5천 채를 가지고 있든 마음대로 하라고 하면 된다. 국가가 나서서 “이 사람은 투기꾼인가, 실수요자인가”를 판정할 필요도 없다. 단순하고 명료하고 직관적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개인의 부동산 보유 목적이 투기인지 실수요인지 가치판단의 영역에 개입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2024년 국민대차대조표를 보면 전국 주택 시가총액은 약 7,158조 원이다. 여기에 단순히 1.5%를 곱하면 약 107조 원이다. 물론 실제 세수는 공시가격과 시가의 차이, 과세표준, 면세·공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없앨 경우 줄어드는 세수까지 함께 계산해야 하므로 “정확히 70조 원이 더 걷힌다”고 단정하려면 별도의 세수추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숫자의 소수점이 아니다. 이런 식의 보유세 중심 구조를 만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규모의 세원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돈으로 시장에 나오는 주택을 매입해 장기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면 된다. 특히 부동산 세금 이야기만 나오면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강남에 집 한 채를 가진 은퇴한 70대다. 세금 때문에 평생 살던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것 역시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낮추거나 없애면 팔고 외곽이나 작은 집으로 이동하면 된다. 정말 평생 그 집에서 살고 싶다면 보유세 납부를 사망 때까지 유예하고 주택연금처럼 사후에 정산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된다. 복잡하지 않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 따로 다루겠다. 핵심은 해결방안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해결할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부동산과 금융이 연결된다. 엄밀하게 말하면 한국의 통화가 주택담보대출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국가가 져야 할 빚을 가계가 그대로 대신 졌다고 표현하는 것도 경제학적으로는 단순화된 표현이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부채보다 가계부채가 유난히 큰 경제이고, 그 가계부채의 중심에 주택 관련 대출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하면 은행의 자산에는 대출채권이 생기고 그 반대편에는 예금이 만들어진다. 현대 금융에서 은행대출은 통화창출의 핵심 경로 가운데 하나다. 그러니 한국의 주택시장과 통화·금융정책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한국은행 스스로도 경기 때문에 금리를 낮추고 싶어도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다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만으로 경기안정과 금융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조금 단순화해서 말하면 한국 부동산은 폰지사기와 비슷한 구조 를 갖고 있다. 가격이 오르면 더 큰 대출이 필요하고, 그 대출이 다시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구매력을 만든다. 집값 상승 → 더 많은 대출 → 더 높은 구매력 → 다시 집값 상승. 누군가는 더 높은 가격으로 집을 사고, 그러기 위해 더 큰 빚을 진다. 그 다음 사람은 더 높은 가격을 감당하기 위해 더 큰 빚을 져야 한다. 새로운 대출이 계속 들어오지 않으면 이 고리가 유지되기 어렵다. 그리고 이 고리가 끊어지는 순간 담보가치, 은행대출, 가계소비, 금융기관의 건전성까지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다. 그러니 정책당국 입장에서도 이 거대한 부동산 금융구조를 단숨에 무너뜨리는 정책을 쓰기 어려운 것이다. 나는 그래서 정부가 부동산 정책이라고 내놓는 것의 상당 부분이 결국 새로운 대출을 계속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유지하는 데 맞춰져 있는 것 아니냐 고 본다. 그 대표적인 논리가 공급 확대다. 물론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는 실제 공급 문제가 있다. 그러나 전국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고 비수도권은 더 높다. 그렇다면 한국의 부동산 문제 전체를 “집이 부족해서 가격이 오른다”는 말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조선시대에 한반도의 땅이 부족해서 소작농들이 죽어났던 것이 아니다. 땅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땅의 소유가 한쪽에 몰려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집이 단순히 몇 채 부족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가지고 있느냐, 어떤 금융으로 가지고 있느냐, 그리고 누가 그 금융비용을 평생 떠안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나는 공급 확대만을 부동산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것은 부동산정책이 아니라 안티 부동산개혁 정책 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투기인지 실수요인지 정부가 일일이 판단하고, 공제와 중과와 예외를 끝없이 붙여 세제를 누더기로 만든다. 공격받으라고 만든 것처럼 보일 정도다. 이쯤 되면 이걸 주장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실제로는 서로 다른 편인지조차 의심스럽다. 겉으로는 죽일 듯 싸우지만, 정작 부동산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그 부를 다시 금융이 떠받치는 구조 자체는 건드리지 않는다. 나에게는 약속대련처럼 보인다. 세 번째가 친일파 청산 문제다. 이것 역시 단순한 이념이나 과거사 문제가 아니다. 현재 그 자체다. 친일 문제를 이야기할 때 가장 상징적인 인물 가운데 하나가 박정희다. 박정희가 일제강점기에 일본식 이름 ‘다카키 마사오’를 사용했고, 만주 신경군관학교와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만주군 장교로 복무했다는 것은 역사자료로 확인되는 사실이다. 그런 박정희가 국립서울현충원 대통령 묘역에 안장되어 있다. 그런 나라에서 무슨 친일청산을 말할 수 있겠는가. 몇몇 친일파 재산을 환수하고, 몇 명의 이름을 친일인명사전에 올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동아일보의 대표적인 창업 주체였던 김성수 역시 친일반민족행위가 법원 판결을 통해 인정됐고, 그에 대한 서훈 취소도 대법원에서 정당하다고 확정됐다. 한국의 대기업 형성과정 역시 해방 후 일본인 소유 적산의 불하, 국가의 금융·신용 배분, 이후 박정희 정부의 국가 주도 산업화 과정과 깊게 얽혀 있다. 그러니 이 문제를 정말 파고 들어가면 몇몇 개인의 이름을 지우는 수준에서 끝날 수가 없다. 한국 사회의 재산과 권력과 기업과 언론의 뿌리까지 건드리게 된다. 하다못해 박정희만 국립묘지에서 파내겠다고 해도 그 대통령은 아마 탄핵 위기까지 몰릴 것이다. 나는 그렇게 본다. 그래서 한국에서 부동산개혁, 검찰개혁, 친일청산은 서로 다른 세 가지 문제가 아니다. 하나다. 해방 이후 만들어진 권력, 자산, 금융, 사법, 언론과 사회 상층의 구조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을 건드리는 대통령은 자리 내놓고 해야 한다. 목숨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정치생명은 내놓고 해야 한다. 사람들도 그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 그나마 마지막으로 한번 희망을 걸어볼 만한 인물이 이재명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나는 본다. 그런데 이제 그 이재명 정부조차 ‘민생’을 말하며 검찰개혁이나 부동산 구조개혁 같은 문제를 민생과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는 듯한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바로 오랫동안 기득권이 사용해온 언어다. 검찰개혁을 이야기하면 “민생부터 챙겨라.” 부동산 구조를 건드리면 “경제부터 살려라.” 친일과 역사적 기득권을 이야기하면 “과거보다 미래를 보라.”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묻고 싶다. 도대체 민생이 무엇인가. 사기당한 돈을 못 돌려받는 것이 민생이 아니고 무엇인가. 전관 변호사 하나 못 써서 재판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민생이 아니고 무엇인가. 평생 번 돈을 집 한 채 사는 데 쏟아붓고 30년 동안 원리금을 갚는 것이 민생이 아니고 무엇인가. 부모에게 집을 물려받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인생이 출발선부터 갈리는 것이 민생이 아니고 무엇인가. 해방 이후 쌓인 권력과 재산이 세대를 넘어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 민생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게 바로 민생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나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본다. 실제로 최근 조사들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하락했고,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에서도 이전보다 긍정평가가 떨어진 흐름이 나타났다. 부정평가 이유에서는 부동산 문제도 반복해서 주요 요인으로 등장했다. 물론 여론조사만으로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코어 지지층의 이탈을 중요하게 본다. 이재명이 마지막 희망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그에게 사법리스크가 있을 때도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 이유가 단순히 이재명이라는 개인을 좋아해서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기존 권력구조와 정말 싸울 수 있는 마지막 사람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수많은 공격을 감수했다. 그런데 그 사람마저 기존 구조와 싸우는 것에서 멀어지고, 오히려 그 기득권이 수십 년 동안 써온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겠는가. 그건 단순한 정책실패가 아니다. 지지자의 입장에서는 배신 이다. 나는 이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속히 떨어진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까지 와서 나는 더 비관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이런 개혁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 아닌가. 친일청산을 말하는 정치인. 부동산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정치인. 검찰과 엘리트 카르텔을 해체하겠다는 정치인. 이제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 희망보다 의심부터 든다. 정말 할 수 있어서 하는 말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의 분노와 절망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것인가. 할 수 없는 일을 알면서도 계속 팔아먹는다면 그것은 정치가 아니라 사기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을 이용해, 그들을 위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수임료와 이익만 챙기는 변호사나 브로커의 사기와 무엇이 다른가. 나는 지금의 정치가 점점 그렇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는 친일파 청산, 부동산 해결, 검찰개혁을 말하는 정치인을 보면서 오히려 먼저 의심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당신도 결국 이걸 팔아먹으려는 사기꾼 아닌가. 이재명이 마지막 희망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수많은 공격과 사법리스크 속에서도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 이재명조차 그런 개혁에서 멀어지고 기득권의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다음 사람의 약속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믿어야 하는가. 그래서 나는 이것을 단순히 한 정권의 실패나 한 정치인의 변절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의 시대가 끝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부고. 힘이 정의가 아니라 정의가 힘인 세상 을 만들기 위해 일제강점기부터 싸워왔던 독립운동가들의 정신. 나는 그 정신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정신을 정치가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 것 같다. 독립운동가들이 싸워서 지키려 했던 나라가 단지 국적이 대한민국인 나라였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힘 있는 사람이 법 위에 서고, 돈 있는 사람이 정의를 사고, 가진 사람이 더 가지고, 과거의 권력이 이름만 바꿔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그들이 싸운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결국 하나였을 것이다. 힘이 정의가 아니라 정의가 힘인 나라. 그 나라에 대한 믿음이 저물어가는 시대. 나는 바로 그 끝자락쯤에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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