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너무 허탈해서 써요. 소개팅으로 만난 사람이 있는데 첫 만남부터 분위기가 진짜 좋았어요. 3시간 넘게 얘기했고 헤어질 때 다음 주에 또 보자고 먼저 말한 것도 그 사람이었어요. 근데 그 뒤로 패턴이 이상해요. 월요일엔 카톡이 엄청 와요. 주말 잘 보냈어요? 저는 등산 다녀왔어요 사진도 보내고 제가 답하면 바로바로 와요. 수요일쯤 되면 답장 텀이 길어져요. 아침에 보낸 거 저녁에 오고 제가 오늘 점심 뭐 드셨어요 하면 그냥 김밥이요 끝. 금요일엔 거의 안 와요. 그러다 일요일 밤에 갑자기 전화가 와요. 뭐 해요 목소리 듣고 싶어서요 이걸 3주째 반복 중이에요. 어제는 제가 참다가 물어봤어요. 혹시 요즘 바쁘세요? 연락이 들쭉날쭉해서요 그랬더니 아 제가 원래 연락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에요 신경 쓰이게 했으면 미안해요 이러고 그날 밤에 또 전화가 왔어요. 통화하면서 다음 주에 전시 보러 가자고 해서 알겠다고 했고요. 근데 오늘 점심에 친구가 그 남자 인스타를 찾아냈는데 금요일마다 다른 사람들이랑 술자리 사진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여자도 있고 남자도 있고요. 뭐 그럴 수 있죠. 친구 만날 수 있죠. 근데 그날 저한테는 오늘 좀 피곤해서 일찍 잘게요 했던 날이었어요. 화가 나는 것도 아니고 서운한 것도 아니고 그냥 허탈해요. 내가 혼자 뭘 기대했나 싶고. 다음 주 전시 약속은 아직 살아 있는데 갈지 말지 지금 카톡창만 열어놓고 있어요. (추가) 전시는 가기로 했어요. 가서 직접 물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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