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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외모 품평, 이건 칭찬이 아니라 무례예요

먼저 말씀드리면 저희 시어머니는 나쁜 분은 아니에요. 명절에 음식도 거의 혼자 하시고 제 생일도 꼬박꼬박 챙기세요. 근데 딱 하나 사람 많은 자리에서 제 외모 얘기를 하시는 버릇이 있어요. 결혼 준비할 때부터 그러셨어요. 상견례 자리에서 우리 며느리 얼굴은 작은데 하체가 좀 있네 하셔서 저희 엄마 표정이 굳었던 게 아직도 기억나요. 결혼하고 나서는 더 자연스러워지셨어요. 친척 결혼식에서 큰어머니들 앞에서 얘가 요즘 살이 붙어서 원피스가 꽉 끼네 하시고 시누 아이 돌잔치에서는 사진 찍기 직전에 너는 웃으면 잇몸이 너무 보이니까 입 다물고 웃어 이러셨어요. 그 사진 아직 그 집 거실에 걸려 있어요. 입 꾹 다물고 어색하게 웃고 있는 제 얼굴이요. 신혼여행 다녀와서 인사 갔을 때는 동네 분들 앞에서 우리 며느리가 키는 작아도 다리는 튼튼해서 일은 잘할 거라고 소개하셨어요. 칭찬인지 흉인지 모르겠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그냥 웃으면서 고개를 숙였어요. 첫해라 잘 보이고 싶었으니까요. 남편한테 말하면 엄마는 원래 솔직한 사람이고 다 너 예뻐서 하는 소리래요. 예뻐서 하는 소리면 둘이 있을 때 하셔도 되잖아요. 왜 꼭 사람 열 명 넘게 있는 자리에서만 그러시는지 모르겠어요. 이번에 추석 지나고 시댁 쪽 가족 모임이 있었는데 거기서 결정적인 일이 있었어요. 작은어머님이 저한테 요즘 회사 다니느라 힘들지 하시니까 시어머니가 바로 받아서 힘들긴 뭐가 힘들어 얼굴 봐라 턱이 두 개다 하시고 웃으셨어요. 다들 따라 웃었고 남편도 웃었어요. 시누이는 언니 요즘 행복한가 봐 하면서 한 술 더 떴고요. 저만 못 웃었어요. 그날 저녁 내내 휴대폰 카메라로 제 턱을 몇 번이나 비춰봤는지 몰라요. 서른도 안 된 사람이 그거 하나에 밥맛이 떨어졌어요. 그날 집에 오는 차 안에서 남편한테 처음으로 크게 화를 냈어요. 나는 당신 엄마한테 외모 얘기 한 번도 한 적 없다 어머님 머리 염색 티 난다는 얘기 내가 사람들 앞에서 하면 당신 웃을 거냐 남편은 그걸 왜 비교하냐고 엄마는 농담이고 너는 비꼬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농담이 농담이 되려면 듣는 사람도 웃어야 하는 거잖아요. 저는 시어머니가 칭찬하고 깎아내리는 걸 섞어서 하시니까 더 헷갈렸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는 확실히 알겠어요. 이건 칭찬도 걱정도 아니고 그냥 무례한 거예요. 다음 모임 때는 웃지 않고 그 자리에서 어머님 그 얘기는 저 불편해요 하고 말할 거예요. 분위기 깨진다고 뭐라 하셔도 상관없어요. 남편이 또 웃으면 그날은 남편한테도 똑같이 말할 생각이에요. 삼 년 동안 제 얼굴로 분위기 띄워드렸으면 충분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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