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덷풀로건으로 신부와 죄많은 용병 어나더

1 마지막 배가 출항하고 신부의 일상은 원래의 굴레로 돌아왔다. 정갈한 옷을 다리고, 홀로 남은 밤에 성당에 쌓인 먼지를 쓸고 닦았다. 선임자가 늘 그랬듯이, 가끔은 집착적일 정도로. 처음 신부와 수녀가 그렇게 정리하는 걸 볼 때면 저게 지루하지는 않을까, 재미있기나 할까 궁금했지만 한편 돌아갈 수 있는 일상이 있는 그들의 삶이 부러웠다. 빳빳한 신부복은 자기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표시였다. 집착적으로 쓸고 닦는다면 그 끝에 자기도 뭐라도 되어 있지 않을까. 침묵을 버티기 힘들어질 때면 그는 묵주를 쥐고 기도했다. 때로는 숨이 막힐 수도 있었지만, 그는 금욕적인 질서가 평화로운 삶을 만들어 주리라 믿었다. 그날 밤은 하루 종일 어부들의 시시콜콜한 작은 죄와 거짓말들을 들어주고 난 후였다. 어두워진 성당에서 마지막 초를 끄기 전, 발소리가 들렸다. 모범이 되는 신부라면 웃음을 띠고 사람을 맞이하겠지만, 더 이상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내일 다시 오신다면..” 야심한 시각에 들려오는 발소리를 습관처럼 내치려 하자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왔다. “특별 대우 없이 내치는 거야?” 양초를 끄려던 손이 멈췄다. 뭐라고 쏘아붙이려 홱 뒤를 돌아봤지만 그의 시선 끝에 서 있는 건 피투성이가 된 용병이었다. “맙소사, 웨이드!” 용병이 복도 안쪽으로 비척이며 걸어들어왔다. “어머, 걱정해주는거야?” 그는 피가 범벅이 된 얼굴로 뭐가 즐거운지 웃고 있었다. 잔인한 과거의 흔적을 잔뜩 묻히고 성역을 침범했다고 화를 내야하는데, 제발 나를 가만히 내버려달라고 해야하는데. 신부는 화는 커녕 걱정이 앞서 자기도 모르게 용병을 안고 부축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다 내 피는 아니야.” 용병이 싱긋 웃자 신부는 그를 밀쳤다. “일부러 이렇게 찾아온 거야?” 신부가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이제야 내가 알던 사람처럼 구네.” “성당에 이렇게 찾아오면 어떡하라고? 마을 사람들이 보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그럼 제 죄를 씻어 주셔야지요.” 빈정거리는 말에도 불구하고 신부의 발길은 수조로 향했다. 피투성이가 된 용병을 그대로 둔다면 곤란하다. 성당에 온 불청객을 맞이하는 것, 그뿐이라고 속으로 되뇌며 그는 적신 천으로 웨이드를 닦아냈다. “사람들이 보면, 뭐? 언제부터 그런걸 신경썼다고.” “구설수에 휘말리기 싫어. 드디어 조용한 삶에 익숙해졌는데.” “악마 같은 용병마저 구제해 주는 신부라고 천사 같다고 하겠지.” “입만 살아서..” 그는 과거에도 곤란한 상황에서 농담을 던지곤 했지. 난처한 상황에서도 조금씩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신부는 용병의 손에서 묻어 나오는 피를 닦아 주었다. 어차피 시간을 둔다면 빨리 나을테니까 그 애는 다칠 일에도 개의치 않았겠지만, 피를 닦는건, 그래, 성당을 청소하는 일의 연장선이니까. “여기는 왜 이래?” “주의 깊지 않아서, 방심하다가.” “원래 그러지 않았잖아, 답지 않게..” 억누르려고 해도 과거의 기억이 하나 둘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피투성이가 된 몸을 닦아내자 점점 웨이드의 몸과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과 같은 장난스러운 눈빛을 반짝이며 자기를 바라보는 건 신부의 복잡한 마음을 쉽게 녹였다. “다음에는 다쳐서 오지 마.” “그렇게 되려면 신의 가호 정도는 필요할 텐데.” 용병이 피를 닦아내던 손을 맞잡고 신부를 끌어당겼다. “기도해 줘요, 나를 위해.” 예상하지 못한 요구였다. 이제는 익숙한 요구였다고 생각했으나 지나간 장의 인물에게서 듣는 그 말은 자기가 정말 신부가 될 수 있는지 회의감까지 갖게 했다. 그는 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기도문을 읊었다. 진심을 담을 수 없어, 그는 몸에 밴 대로 대사를 외우듯이 중얼거렸다. 기도를 마친 신부는 자신을 훑어보는 눈길에서 욕망을 읽었다. 살만큼 살았으니 육욕에 번뜩이는 눈은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순간 불순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불에 덴 것처럼 용병에게서 손을 뗐다. “나가.” 답지 않게 순순히 말을 듣는 것도, 몸을 물리는 것도 의도를 정확히 읽어낸 것 같아서 역겨웠다. “다시는 찾아오지 마.” “성직자가 되어서 성당을 찾아오는 사람을 내쳐도 되는 거야?” “다른 의도를 갖고 찾아온 거잖아.” “그래서, 싫어?” 끈질기게 엉겨오는 문제에 로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신께 맹세한 사람이야. 이럴수는..” 경멸해야 하는데, 매정하게 떼어내야 하는데,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 이 길을 위해서는 뭐든지 기꺼이 희생할 거야. 너라고 다를 건 없어.” 용병은 의외로 아무런 변명 없이 순순히 물러났다. 그의 발길에 마지막으로 켜둔 초의 불이 일렁이며 흔들렸다. 홀로 남은 신부는 기도를 시작했다. 신부의 밤은 간절한 기도문으로 채워졌다. 그는 걸어 다니는 죄와 탐욕, 욕망의 덩어리다. 그의 머릿속을 타락시키고 체계를 어지럽히고, 한 번 과거의 피로 물들면 자기가 쌓아온 조용한 일상을 무너뜨릴 것이다. 불순한 생각을 없애 달라고, 평화와 안식을 달라고 애원하며 그는 대답이 없는 기도를 끊임없이 외웠다. 뻣뻣한 신부복이 그의 숨통을 점점 조여 오기 시작했다. 고요한 밤, 텅 빈 성당 안은 그렇게 대답 없는 기도문으로 채워졌다. 놀즈맨중맨 덷풀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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