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했던 대로, 최근 대표팀 소집 기간에 있었던 일들을 제 입장에서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2026년 월드컵이 끝난 뒤, 저는 포르투갈 국민들에게 전할 편지를 한 통 썼습니다. 지금도 그 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편지는 언젠가 제가 대표팀을 완전히 떠나게 되는 날, 국민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말을 담은 편지입니다. 월드컵이 끝나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포르투갈 축구협회 회장님이 저에게 대표팀 은퇴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협회에서는 제가 계속 남아 있기를 원한다면서요. 곧이어 회장님은 당시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 가운데 한 명에 대해 제 의견을 물었습니다. 다른 후보들이 누구였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저는 그 감독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조르제 제주스 감독이 공식적으로 선임되던 날, 저는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봐도 그건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뒤 조르제 제주스 감독에게서 처음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동의했고, 제 휴가가 끝날 무렵 만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포르투갈 국대 훈련장에서 만났습니다. 당시 제 소속팀이 그곳에서 프리시즌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감독은 그 자리에서 저를 전력에 포함하고 있으며, 자신의 프로젝트에서 제 존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대표팀에서 제가 맡게 될 역할에 대한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저는 첫 번째 경기와 마지막 경기에 출전할 것이고, 체력 관리를 위해 매 경기 세 명에서 네 명 정도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대표팀과 함께 노르웨이와 덴마크 원정에는 가지 않는 방안도 이야기했습니다. 첫 경기만 뛰고 포르투갈에 남아 있다가, 드라강에서 열리는 경기 전에 다시 대표팀에 합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즉시 그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주장으로서, 원정 경기에만 출전하지 않는 특혜를 받는 것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감독도 제 생각에 동의했습니다. 이 대화에는 알 나스르의 스포팅 디렉터인 시망 쿠티뉴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는 작년 한 해 동안 조르제 제주스의 상급자였고, 그가 2025년 알 나스르에 합류하는 과정에도 관여했던 인물입니다. 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두고 조르제 제주스 감독은 리스본에 있는 제 집을 찾아와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누길 원했습니다. 대화는 차분하게 이루어졌고, 8월에 합의했던 모든 원칙도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저는 알발라드 경기에서 열린 웨일즈 전에 출전했습니다. 교체됐지만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팔에 주장 완장을 채워줬습니다. 그 순간이 제가 대표팀 선수이자 주장으로서 마지막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 날 저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우리의 승리였습니다. 승리는 언제나 좋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그리고 조국을 위해 이기는 것은 더욱 좋습니다. 노르웨이 전 당일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선수들이 함께 식사하고 있는데 감독의 코치진 한 명이 제 자리로 와서 감독이 저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습니다. 정말 뜻 밖에도 감독은 저에게 30분 정도 뛸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당시 몸을 회복하는 데 온전히 집중하고 있었고, 늘 그랬듯 동료들과 잘 지내고 있었으며, 그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 역시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제안은 제 회복 및 훈련 계획과는 다소 어긋나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저는 드라강에서 열리는 4일 경기에서 뛰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저는 ‘뛸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감독은 30분 동안 뛸 예정이니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저는 후반전이 시작된 뒤 몸을 풀었습니다. 시간이 계속 흘러가는 것을 지켜봤지만 결국 투입되지 않았습니다. 감독은 저와의 약속을 어겼습니다. 경기가 끝났을 때 저는 그저 모든 일이 승리라는 결론으로 끝나길 원했고, 혼자 있고 싶었습니다. 저는 팬들에게 인사하러 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었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됐습니다.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우리를 응원해준 포르투갈 팬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모든 팬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포르투갈 사람이 아니더라도 저를 보기 위해 그곳까지 찾아왔다가 실망했을 분들에게도 사과드립니다. 그로부터 48시간 뒤 감독과 시망 쿠티뉴, 그리고 제가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시망 쿠티뉴가 함께한 이유는 그가 8월부터 이어진 우리 대화 내용을 알고 있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매우 깊고 솔직한 대화였습니다. 어떤 가식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감독이 바로 전날 시망 쿠티뉴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저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던 내용을 기자회견장에서도 똑같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합의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감독은 기자회견 시작과 함께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하고, 진실을 설명함으로써 논란을 끝내기로 했습니다. 제가 출전 시간을 요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 이번 대표팀 소집에서의 출전 계획을 제안한 사람은 감독 자신이었으며 다른 누구도 아니었다는 것. 저를 몸까지 풀게 해놓고 경기에 투입하지 않은 것은 감독의 실수였다는 것. 그리고 같은 상황이 다시 온다면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회의가 끝날 때 감독은 저에게 포옹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저에게 이야기한 그대로를 기자회견에서도 밝히겠다고 약속하며, 이제 이 문제는 끝났다고 했습니다. 저는 덴마크 전에는 출전하지 않고, 드라강에서 열리는 경기에는 출전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 모든 대화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망 쿠티뉴가 함께 있었습니다. 그 뒤 감독의 요청으로 감독과 시망 쿠티뉴, 티아구 크라베이루가 화상회의를 했고, 우리가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짧은 문서도 작성됐습니다. 저 역시 직접 내용을 확인하고 승인했으며, 감독이 요청한 대로 제 동의 아래 그 문서가 감독에게 전달됐습니다. 하지만 실제 기자회견은 모두가 본 것처럼 진행됐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보인 감독의 태도는 우리가 나눈 대화 때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저는 공격적인 발언과 태도를 보았고, 제가 그런 것들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마치 ‘내가 원하면 하고, 나는 할 수 있고, 내가 명령한다’는 듯한 태도였습니다. 그는 기자회견 전날 개인적으로 저를 대할 때는 단 한 순간도, 조금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합의했던 기자회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덴마크전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몇 가지를 분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1. 이번 대표팀 시즌에서 크리스티아누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계획을 제안한 사람은 저 자신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닙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2. 저는 그가 대표팀을 얼마나 사랑하고, 대표팀을 위해 얼마나 모든 것을 쏟아붓는지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그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24년 연속으로 대표팀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도 알고 있습니다. 3. 제가 크리스티아누에게 제시한 계획을 그는 받아들였습니다. 4. 그는 제 결정을 단 한 번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모범적이었고, 충실했으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5. 제가 그에게 제시했던 계획에는 노르웨이전 출전이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첫 경기 이후 몸 상태가 예상보다 잘 회복됐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그를 기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아누도 동의했습니다. 6. 펠레나 마라도나 같은 위상을 가진 선수를 몸까지 풀게 해놓고 결국 경기에 투입하지 않은 것은 제 실수였습니다. 지금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7.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저는 크리스티아누가 대표팀에 있기를 원합니다. 조금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많이 원합니다. 다행히 그 역시 저를 믿고 있습니다. 알 나스르에서도 저를 믿었고, 이곳에서도 저를 믿고 있습니다. 8. 팬들에게 인사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대표팀에서 230경기 넘게 뛴 선수에게 제가 포르투갈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칠 필요는 없습니다. 순간적으로 실망하고 좌절해서 나온 행동이었을 뿐이며, 그 한 번의 행동이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지워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는 팬들에게 가장 많이 사인해 주는 선수이고, 가장 많이 사진을 찍어주며, 팬들에게 가장 많은 애정을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문제가 없는 곳에서 억지로 문제를 만들지 맙시다. 사람은 기분이 좋지 않으면 때로는 그렇게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메모 어디에도 감독이 저에게 사과했다는 내용은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감독은 두 번째로 저와의 약속을 어겼습니다. 저는 더 이상의 지켜지지 않을 약속을 기다리지 않고 대표팀에서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진실입니다.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저는 사람들이 저에게 진실을 말해주기를 바랍니다. 실제로 그 기자회견이 열린 날 아침 저는 포르투갈 축구협회 회장님과 조르제 제주스 감독에게 다시 한번 말했습니다. ‘제가 여기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냥 그렇게 말해달라’고. 두 분 모두 이 사실을 확인해 주실 수 있을 겁니다. 솔직하게 말해주기만 하면 됐습니다.저는 그것을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지금도 꿈꾸고 있는 것처럼, 아름답게 마지막을 준비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 누구도 불편해하거나 화낼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의 두 분은 동시에 ‘아니다. 네 자리는 대표팀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거의 25년에 가까운 선수 생활 동안 어떤 감독이든 대표팀 감독이든, 기술적·전술적 결정에 관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좋든 싫든 감독이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일 뿐입니다. 저는 감독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저와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저는 제가 그곳에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표팀 동료들에게도 사과해야 합니다. 감독이 저와의 약속을 완전히 저버렸다는 사실은 그 대화를 직접 들은 사람들이 모두 증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제가 대표팀에서 떠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됐습니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습니다. 포르투갈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다만 저에게 ‘약속을 지키는 것’은 사람을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그 순간부터 제가 계속 그곳에 남아 있는 것이 오히려 팀에 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늘 말해왔던 그대로 행동했습니다. '내가 국가대표 팀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날에는 짐을 싸서 떠나겠다' 이러한 제 행동에 대한 결과는 포르투갈 축구협회가 판단하고 징계를 내려야 합니다. 이번 징계에 정상참작 사유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범한 선수 한 명이 아닙니다. 저는 대표팀 주장입니다. 오히려 그것은 더 무겁게 판단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이미 사과드렸지만, 행동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축구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듯, 그 사람이 누구든 규칙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은퇴 경기’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품격 있는 작별 경기를 할 자격이 있다는 말도 들었고, 협회에서도 그런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배웠습니다. 때로는 굶기도 했고,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누가 누구에게 그냥 무언가를 주는 일은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모든 팬 여러분, 특히 포르투갈 국민 여러분께 한 가지는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언젠가 한 경기든 여러 경기든, 작별 경기를 치를 것입니다. 그럴 시간은 충분히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대표팀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경쟁’입니다. 제가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들었던 그날에도 제가 생각했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우리 대표팀 소집에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다음 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대표팀에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조국을 위해 그렇게 했습니다. 어떤 클럽을 위해서도 저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소속팀에서 계속 뛰고 있고, 바라건대 골도 넣고 있으며, 이번 일로 받게 될 징계까지 모두 마친 상태라면 저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다시 대표팀을 위해 뛸 준비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우리 대표팀을 위해 경쟁하고, 승리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믿어주십시오. 여기까지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완전한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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