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와 효능감의 상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김민석 현 당 대표 체제가 출범하며 내세웠던 가장 큰 명분은 ‘유능함’이었습니다. 정청래 전 대표를 ‘무능하다’고 규정하며 취임 100일 이내에 지지율 10% 상승을 호언장담했던 그 유능함의 현주소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의 동반 하락, 그리고 국민의힘에 역전당할 위기라는 참담한 성적표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1. 민생의 본질: '상인적 현실감각'의 부재와 얄팍한 대증요법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인에게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당 지도부가 보여주는 민생은 철학도, 감각도 부재한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계란값이 폭등했을 때 세금으로 보조금을 쥐여주어 값싼 수입 계란을 시장에 푸는 것은 진정한 민생이 아닙니다. 이는 행정 편의주의일 뿐입니다. 진짜 민생은 생산량이 급감했을 때 중간에서 폭리를 취하는 유통의 독과점 구조를 타파하고, 국민의 식생활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단행하는 것입니다. 구조적 모순에는 눈을 감은 채 얄팍한 대증요법에만 매달리며 이를 ‘자기 정치’의 홍보 수단으로 삼는 것은, 서생의 문제의식도 상인의 현실감각도 모두 상실한 모습입니다. 2. 개혁의 실종: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기득권의 편이다 정청래 전 대표 체제와 현재의 김민석 대표 체제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개혁의 실행력’에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개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주저할 때, 정청래 전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검찰청을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밖으로는 철저히 대통령을 엄호하고 헌신하면서도, 안으로는 진보 진영의 숙원인 권력기관 개혁을 묵묵히 완수해 냈습니다. 반면, 김민석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어떠합니까. 개혁을 요구하는 당원들을 ‘강경파’로 매도하고, 비판적인 목소리에 징계의 잣대를 들이대며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개혁을 방기하고 기득권과 타협하며, 심지어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탄압하는 현재의 지도부는 도대체 누구를 대변하고 있습니까. 3. 깨어있는 시민을 통제하려는 오만과 착각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민주당의 근간이자 동력은 언제나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개혁을 열망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에게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당 지도부는 이 ‘조직된 힘’을 제어하고 징계하면 중도층의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는 처참할 정도로 낡은 여의도 문법에 갇혀 있습니다. 꼼수와 협박, 당의 사유화를 통해 핵심 지지층의 등에 칼을 꽂으면서 대중의 지지를 얻겠다는 발상은 정치적 자해 행위입니다. 4. 진보의 타협, 극우 득세의 융단이 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개혁은 멈추는 순간 후퇴한다"며 뼈를 깎는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극우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진보를 참칭한 세력이 정권을 잡은 뒤 기득권에 편입되어 개혁을 외면할 때, 체제에 절망한 민중은 분노를 안고 극우로 향합니다. 브라질 룰라 정부의 고전이 이를 증명합니다. 민주당이 지금처럼 소수결, 선호투표제 등 꼼수에만 매몰된 채 대권이라는 권력욕에만 집착한다면, 대한민국 역시 극우 세력에게 권력을 헌납하는 끔찍한 결과를 맞이할 것입니다. 5. 유능함을 증명하라, 위선으로라도 개혁하라 이해찬 전 대표는 "정치는 결과로 책임지는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과정이 어찌 되었든, 정치는 결국 성과와 결과로 국민의 심판을 받습니다. 김민석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구합니다. 진심으로 개혁에 관심이 없다면, 위선적으로라도 개혁을 추진하십시오. 위선적으로라도 당원들을 감싸 안고, 위선적으로라도 기득권 구조를 타파하는 진짜 민생 정책을 입안하십시오. 정치적 계산과 위선일지라도 그 결과가 국민의 삶을 낫게 하고 시대의 과제를 해결한다면, 역사는 그것을 성과로 기록할 것입니다. 정청래를 무능하다고 내몰며 차지한 자리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협박과 꼼수가 아닌, 당신들이 주장했던 그 '유능함'을 60%의 당 지지율과 80%의 대통령 지지율로 완수된 개혁 법안 들고 직접 증명해 내야 할 시간입니다. 진보 정당의 생명력은 기득권과의 타협이 아니라, 중단 없는 개혁과 선명성에 있음을 뼈저리게 직시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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