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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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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물건이 하나씩 처가로 사라집니다

새벽에 옷장 정리하다가 너무 황당해서 적어봅니다 결혼 2년 차고 아내랑은 연애 때부터 사이 좋았습니다 아내가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라 집은 늘 깔끔한 편이에요 근데 그 정리의 끝이 늘 처가라는 게 문제입니다 처음은 작년 겨울 패딩이었습니다 제가 회사 들어가고 처음 산 비싼 패딩이었는데 옷장에 없더라고요 물어보니 처남이 겨울에 입을 게 없다고 해서 줬다고 합니다 당신 요즘 코트만 입잖아 이게 이유였습니다 그때는 처남이니까 그냥 넘어갔어요 처남이 그 패딩 입고 처가 단톡에 사진 올렸는데 장모님이 우리 아들 옷 잘 어울린다고 하시는 걸 보고 좀 웃기긴 했습니다 그 다음은 게임기였습니다 제가 주말에 가끔 하던 건데 거실 TV 밑에서 사라졌어요 조카가 좋아하길래 줬다고 합니다 당신 요즘 바빠서 손도 안 대잖아 한 달에 두세 번은 했습니다 제 딴에는 그게 낙이었고요 지난달엔 낚싯대 세트가 없어졌습니다 이건 아버지가 물려주신 거라 제가 진짜 아끼던 겁니다 베란다 창고에서 찾다가 결국 아내한테 물어봤더니 장인어른이 요즘 낚시에 빠지셔서 드렸다고 합니다 어차피 당신은 일 년에 한 번 가잖아 제가 일 년에 한 번 가는 건 그게 아버지 기일 즈음이라서입니다 그 얘기는 아내도 압니다 매년 그 낚싯대 들고 아버지랑 다니던 저수지에 가서 혼자 앉아 있다 오는 게 제 나름의 성묘였습니다 오늘 옷장에서 결혼식 때 입은 정장이 안 보이길래 이번엔 묻기도 전에 감이 왔습니다 역시 처남 면접용으로 빌려줬답니다 빌려준 거니까 돌려받으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패딩도 빌려준다고 했었습니다 아내 말로는 쓰지 않는 물건은 필요한 사람이 쓰는 게 맞다고 합니다 그 말 자체는 맞는 말이라 반박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근데 그 필요한 사람이 왜 늘 처가 식구인지 그리고 쓰는지 안 쓰는지를 왜 아내가 판단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본가에 뭘 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아내 안 쓰는 그릇 하나 달라고 하신 적이 있는데 그건 정리할 거라고 거절했었습니다 제가 쪼잔한 건가 싶어서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다들 웃긴 하는데 표정이 묘하더라고요 일단 오늘부터 아끼는 물건은 회사 사물함에 두기로 했습니다 결혼하고 집에 제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 이런 건가 봅니다 다음은 뭐가 없어질지 벌써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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