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잠이 안 와서 그냥 정리해보려고요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요 결혼 8년차고 시누이는 남편 여동생인데 작년 봄부터 시댁에 들어가서 살고 있어요 회사 그만두고 쉬는 중이라고 들었어요 저는 시댁이랑 차로 20분 거리 살고 한 달에 두 번 정도 찾아뵙고요 그동안 시누이랑은 크게 부딪힌 적 없다고 생각했어요 적어도 지난주까지는요 지난주에 어머님이 전화로 너 요즘 왜 그러냐고 하시는데 무슨 말씀인지 몰라서 물어봤더니 시누이가 어머님한테 했다는 말들을 하나씩 꺼내시더라고요 들으면서 메모해놨어요 그거랑 실제 있었던 일을 나란히 적어볼게요 시누이 말 - 언니가 엄마 생신 때 일부러 늦게 왔다 실제 - 그날 애가 열이 39도까지 올라서 소아과 들렀다 가느라 한 시간 늦었어요 남편이 단톡에 사정 다 올렸고 시누이도 읽었어요 시누이 말 - 언니가 엄마 반찬 맛없다고 버렸다 실제 - 어머님이 싸주신 김치가 한여름에 차 트렁크에서 반나절 있다가 쉬어서 못 먹은 거예요 그것도 남편이 어머님께 전화로 미리 말씀드렸어요 시누이 말 - 언니가 오빠 월급 다 가져가서 엄마 용돈 줄였다 실제 - 어머님 용돈은 결혼하고 한 번도 줄인 적 없어요 오히려 작년에 시누이가 일 그만두면서 시누이 몫까지 저희가 더 보내고 있어요 이체 내역 다 있어요 시누이 말 - 언니가 나 백수라고 뒤에서 흉봤다 실제 - 이건 진짜 기억이 안 나요 제가 한 말이 있다면 남편한테 아가씨 요즘 많이 힘들겠다 한 것밖에 없어요 이것 말고도 두어 개 더 있었는데 그건 어머님도 말씀하시다가 흐리셔서 정확히는 못 들었어요 제가 어머님 댁 비밀번호를 바꾸자고 했다는 얘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그 집 비밀번호도 몰라요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까 허탈하더라고요 하나하나 다 반박할 수 있는 일인데 어머님은 이미 시누이 말을 다 믿고 계신 상태였어요 같이 사는 딸이 매일 옆에서 하는 말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건 알아요 근데 8년 동안 제가 해온 건 한 번에 다 없던 일이 되는 기분이에요 남편한테 보여줬더니 처음엔 걔가 그럴 애가 아닌데 하다가 이체 내역이랑 단톡 캡처 보고는 말이 없어지더라고요 그러고 하는 말이 그래도 엄마랑 사는 애니까 크게 만들지 말자 였어요 제가 크게 만든 게 아닌데요 저는 그냥 있었던 일을 정리했을 뿐인데요 이번 주말에 시댁 가기로 돼 있는데 가서 이 메모를 꺼내야 할지 그냥 웃으면서 밥만 먹고 와야 할지 모르겠어요 꺼내면 저는 시누이 잡는 올케가 될 거고 안 꺼내면 저는 계속 어머님 생신에 일부러 늦는 며느리로 남겠죠 메모장 맨 아래에 증거는 있는데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써놨는데 지금 다시 보니 좀 웃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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