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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안 가서 좋다”는 말이 왜 이렇게 큰 논란이 되었을까

아시안게임 금메달 직후 나온 병역 혜택 관련 발언은 분명 아쉬웠다. 국가대표로서 국민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우승의 기쁨보다 “군대를 안 간다”는 해방감을 먼저 드러낸 모습은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선수도 표현을 더 신중히 했어야 한다. 이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논란이 선수 개인의 경솔함과 사과 문제에서 끝나는 것은 이상하다. 오히려 그 발언이 불편했던 이유는, 그 선수가 우리 사회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말했기 때문 아닐까. 현실에서 병역은 많은 청년에게 단순히 약 1년 반의 복무가 아니다. 학업은 끊기고, 취업 시기는 밀리고, 사회초년생으로 경력을 쌓을 시간도 사라진다. 창업을 준비하던 사람에게는 사업의 연속성이 끊기는 일이고, 운동선수에게는 전성기 일부를 잃는 일이다. 복무를 마친 뒤에도 “다들 다녀오는데 뭐가 문제냐”는 말로 그 손해가 너무 쉽게 정리된다. 하지만 다들 당연하게 겪는 손해라고 해서, 그 손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병역 혜택을 받는 사람을 보면 많은 이들이 부러워한다. 본인이나 가족에게 기회가 생긴다면 상당수는 그 길을 선택할 것이다. 병역을 피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특별히 비도덕적인 욕망이라기보다, 병역 이행이 개인에게 큰 손해로 느껴지는 구조가 만들어 낸 자연스러운 반응에 가깝다. 선수의 발언은 그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국민이 화가 난 이유도 단순히 “군대를 싫어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국가대표라는 자리가 가진 상징성과, 성실히 복무한 수많은 사람을 생각하면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는 감정이 섞여 있다. 다만 그 감정을 선수 한 명에게만 쏟아내면 정작 중요한 문제는 사라진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왜 저 선수는 그런 말을 했나”보다 이것이다. 왜 국가가 요구하는 의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한 사람이, 경력과 소득과 삶의 시간에서 명백한 손해를 본다고 느끼는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병역 혜택의 기준으로 계속 둘 것인지도 논의할 수 있다. 특례의 범위가 공정한지, 단체 종목 금메달에 동일한 혜택을 주는 것이 맞는지도 따져볼 문제다. 그러나 특례를 없애자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특례를 없앤 뒤에도 병역 이행자에게 돌아가는 손해가 그대로라면, 우리는 불공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손해를 공평하게 나누는 셈이 될 수 있다. 병역을 이행한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당신은 자랑스럽다”는 말만이 아니다. 물론 존중은 필요하다. 하지만 존중은 보상을 대신할 수 없다. 사회는 오랫동안 병역 이행자의 인식을 높이고 예우하자고 말해 왔다. 그러나 정작 복무로 인해 잃는 소득, 경력, 학업의 시간, 사업의 연속성은 개인이 떠안는 경우가 많다. 손해는 현실인데, 해결책은 자부심과 명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병역 혜택은 누군가에게만 주는 특혜가 아니라, 국가가 강제로 요구한 의무로 생긴 기회비용을 보전하는 장치가 되어야 한다. 병역을 마친 사람이 손해 보지 않는 구조가 먼저 만들어져야, 병역에 대한 존중도 말이 아니라 현실이 된다. 복무기간에 상응하는 실질적 금전 보상, 전역 후 학업·취업·창업 지원, 경력 단절을 줄이는 제도는 더 이상 부수적인 복지가 아니다. 병역 의무를 정당하게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 가깝다. 이번 논란에서 선수의 말은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논의가 한 명의 사과를 받아내고 병역특례를 폐지하는 데서 멈춘다면, 우리는 모두가 알고 있던 더 근본적인 현실을 다시 덮어버리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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