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인들 모임에 가끔 참석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다니다 퇴사하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분들 사이에선 아직 풋내기나 다름없습니다. 모임에는 수십 년 사업을 해온 기업인들과 의사, 변호사들도 있습니다. 변호사들은 아무래도 영업하러 나온 느낌이고, 개원의들은 같은 사업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사가 되는 것과 사업으로 순자산 100억 원을 만드는 것, 어느 쪽이 더 어려울까? 정답을 구하자는 건 아닙니다. 재미로 확률을 한번 따져봤습니다. 고등학생 1만 명을 기준으로 보면 의사가 되는 사람은 대략 70명입니다. 의대 정원과 학년 인구를 감안한 수치입니다. 사업가는 계산이 좀 복잡합니다. 국내 활동기업은 약 764만 개, 매년 90만 개 넘는 기업이 새로 생기지만 5년 생존율은 36%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가설을 세워봤습니다. 고등학생 1만 명 중 평생 3천 명이 창업하고, 약 1,100명이 5년 이상 살아남습니다. 그중 10%가 안정적인 기업을 만들고, 다시 절반이 순자산 100억 원을 형성한다고 가정하면 약 55명입니다. 물론 뒤의 성공률은 임의로 잡은 수치입니다. 실제로는 더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겠죠. 의사 약 70명, 사업으로 100억 자산가 약 55명. 가정에 따라서는 사업가 쪽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수익은 차이가 더날수도 있죠. 다만 안정성에서는 비교가 안 됩니다. 의사는 어려운 입시를 통과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고소득의 길이 열립니다. 사업가는 10억을 벌었다가 20억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직원 월급, 거래처, 경기침체까지 모두 감당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의사는 자신의 전문성과 노동으로 돈을 벌지만, 기업인은 조직과 회사의 가치를 키워 자산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요즘 모임에서 만나는 기업인들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중소기업 사장님들인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십 년 동안 온갖 위기를 넘기며 살아남은 분들입니다. 학창 시절 공부를 얼마나 잘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거친 시장에서 수십 년을 버티고 기업을 일궈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사는 시험을 통과해야 의사가 되지만, 사업가는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비로소 사업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둘다 진짜 쉽지 않은건 확실합니다. 기준을 100억자산이라보면 사업가가 좀더 희귀할거구 금액 기준을 좀 낮추면 의사가 희귀한거 같습니다. 되기는 의사가 좀더 어려운데 그냥이 아니라 성공한사업가는 의사보다 더 힘들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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