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부 여행기(15) - 라스베가스의 웨딩 채플
라스베가스의 밤거리는 명성대로 휘황찬란합니다.
호텔들마다 멋진 외관을 뽐내며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라스베가스에 도착하기 전,
Maria와 단둘이 태양의 서커스 중 하나인 "Beatles"를 관람하기로 약속했는데 다른 일정 때문에 포기하더군요.
저녁 프로그램 하나 쯤 제끼고 따로 데이트 했으면 좋았을텐데,,,
입맛만 다십니다.
컨티키 버스를 타고 라스베가스의 거리를 누비는 중입니다.
멋진 호텔들과 휘황찬란한 조명들에 입이 쩍쩍 벌어지는군요.
투어 팀은 라스베가스의 메인스트립을 벗어나 외곽으로 나왔습니다. 다운타운으로 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컨티키 버스가 고장 났다고 수리하는 동안 잠시 내려서 기다리라네요 ㅡ,.ㅡ
투어 매니져 Dylan은 심심하게 기다리지 말고 근처에 재밌는 곳이 있으니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근처의 Wedding Chapel 이었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선 바로 결혼식 올리고 혼인 신고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장소인 모양입니다.
영화 <라스베가스에서 무슨 일이>, <행 오버> 등에서 라스베가스 채플 결혼식의 장면을 볼 수 있지요.
아담한 라스베가스 채플의 결혼식장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네바다 주에선 외국인들도 여권만 가지고 있으면 결혼을 할 수 있고, 이전에 브루스 윌리스와 데미무어 커플도 라스베가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네요.
라스베가스에서는 70여 곳에 이르는 웨딩 채플이 있는데, 엄숙한 정통 결혼식부터 독특한 결혼식까지 다양한 테마의 결혼식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채플에 들어서서 자리를 잡자 안내해 주던 여자분이 주례 선생님을 소개해 줍니다.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다들 어떤 사람이 등장할 지 기대에 차 있습니다.
짜잔~~~
하고 등장한 건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였습니다!
화려한 춤솜씨를 뽐내며 등장한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습에 다들 열광입니다.
사실 엘비스 프레슬리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지만 미국 문화의 아이콘이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오리지널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미국 문화를 체험하는 느낌이 살아나는군요.
일단 한 곡을 끝낸 엘비스 프레슬리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신이 난 것 같습니다.
곧 이어 갑작스레 두 사람을 호명하는군요.
"Dave 와 Nicole 커플 나와 주세요!"
버스 고장은 핑계였네요.
사실 투어 팀의 서프라이즈 이벤트였던 것이었습니다.
내일이 결혼 1주년 이라는 Dave 와 Nicole 부부의 라스베가스식 결혼식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당황하긴 했지만, 기분 좋은 부부는 주례 선생님 엘비스 프레슬리의 앞으로 나옵니다.
사이즈가 큰 체구들이라 노사연-이무송 부부가 연상되는 커플이었는데, 워낙 성격들이 좋아 투어 팀 내에서도 친구들이 많은 커플이었습니다.
다들 1주년 기념 결혼식에 즐거운 마음으로 축하를 해 주고 있습니다.
간단한 주례사가 끝나자 엘비스 프레슬리는 자기 스타일의 프로포즈 법을 신랑에게 알려줍니다.
건들건들 흔들면서 목소리를 깔고 "Will you merry me?" 라고 외치란 말야!
어설프게 따라하는 Dave 의 모습에 모두들 자지러집니다.ㅎㅎ
신부도 엘비스 프레슬리 스타일로 청혼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Of Course~~~"
50명에 이르는 컨티키 친구들과 함께 한 결혼 1주년 기념식은 이들 부부에게 즐거운 추억이 됐을 것입니다. 같이 축하해 준 우리들도 즐거운 시간이었지요.
라스베가스의 초스피드 결혼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볼 수 있었고 말이죠.
마지막으로 엘비스 프레슬리가 한 곡 더 뽑으면서 결혼식은 끝이 납니다.
가만 보니 별로 닮지는 않은 것 같네요. 구렛나루에 선글라스, 저 깃세운 복장만 있으면 누구든 엘비스 프레슬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충분히 시간을 보냈으니 컨티키 버스의 수리도 모두 끝나 있겠죠?
여행자들을 위해 이런 식으로 이벤트를 만들어 주는 컨티키의 젊은 감각이 놀랍습니다. 그냥 일정표 내에 있는 것을 알고 갔더라면 이만큼의 재미는 없었겠지요. 다들 즐거운 표정으로 채플을 나서는군요.
아직도 라스베가스의 밤엔 즐길거리가 많습니다. 이곳에 머무는 이틀 동안 날을 꼬박 새더라도 최대한 즐기고 떠나야겠습니다.
바카라에서 잃은 1000달러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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