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8개월차 남편이 전업 해보고 적어봅니다
회사가 구조조정을 하면서 지난 3월에 나왔어요. 재취업 준비하면서 집안일을 제가 맡았는데, 겪어보니 정리해둘 게 있어서 적습니다. 비슷한 처지 분들 참고하세요.
실업급여는 생각보다 빨리 끝나요. 저는 수급 기간 끝나는 날까지 면접 잡히면 되겠지 했는데 아니었어요. 나오자마자 지원부터 하세요.
집안일은 해보면 진짜 끝이 없어요. 아침에 애 둘 보내고 빨래 돌리고 청소하면 금방 2시예요. 그동안 아내한테 그거 뭐 어렵냐고 했던 게 부끄럽더라고요.
장 보는 건 오전이 싸요. 저녁 할인은 금방 빠져요. 캠핑 다닐 때 쓰던 아이스박스가 의외로 쓸모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쓸 만한 얘기고요.
힘든 건 돈보다 눈치였어요. 아내가 퇴근하고 오면 제일 먼저 냉장고를 봐요. 뭐 해놨나 보는 건데 저는 그 뒷모습에 괜히 심장이 내려앉아요. 어제는 된장찌개를 끓여놨더니 한 입 먹고 짜다고, 애들 짠 거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숟가락을 내려놓고 싶었어요.
장모님이 오셨을 때도 그랬어요. 김 서방은 요즘 뭐 하나 물으시길래 면접 준비한다고 했더니, 아내가 옆에서 집에서 애들 봐요 이러는 거예요. 틀린 말은 아닌데 그렇게 듣고 싶지는 않았어요. 전기공학으로 15년을 일했는데요.
아내 카드로 장을 보면 문자가 아내한테 가요. 그래서 맥주 한 캔 집었다가 도로 내려놓은 적이 몇 번 있어요. 아내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제가 그래요.
지난달엔 동네 헬스장도 끊었어요. 아내가 끊으라고 한 건 아니고요. 그래도 끊었다고 하니까 잘했다고 하더군요.
친구들 모임은 안 나간 지 반년 됐어요. 나가면 밥값 낼 때 지갑을 먼저 꺼내야 할 것 같은데 그럴 돈이 없어서요. 어린이집 엄마들 단톡방에는 제가 유일한 남자인데 다들 멋있다고들 해요. 낮에 아파트 놀이터에 있으면 어르신들이 오늘 쉬는 날이냐고 물어보시고요. 그럼 그냥 네 하고 말아요. 처음엔 해명을 했는데 이제는 안 합니다. 아내 회사 회식 날은 애들 재우고 기다리다 잠드는데, 깨어 있어도 할 말이 별로 없더라고요.
이제 다음 주에 면접이 하나 잡혔어요. 연봉은 예전의 3분의 2인데 붙으면 갈 생각입니다. 아내는 그 돈이면 지금이 나은 거 아니냐고 하던데, 저는 그래도 나가고 싶어요.
어제 막내가 그림을 그려왔는데 아빠 직업 칸에 밥하는 사람이라고 썼더라고요. 웃으면서 잘 그렸다고 해줬어요.
실업급여는 생각보다 빨리 끝나요. 저는 수급 기간 끝나는 날까지 면접 잡히면 되겠지 했는데 아니었어요. 나오자마자 지원부터 하세요.
집안일은 해보면 진짜 끝이 없어요. 아침에 애 둘 보내고 빨래 돌리고 청소하면 금방 2시예요. 그동안 아내한테 그거 뭐 어렵냐고 했던 게 부끄럽더라고요.
장 보는 건 오전이 싸요. 저녁 할인은 금방 빠져요. 캠핑 다닐 때 쓰던 아이스박스가 의외로 쓸모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쓸 만한 얘기고요.
힘든 건 돈보다 눈치였어요. 아내가 퇴근하고 오면 제일 먼저 냉장고를 봐요. 뭐 해놨나 보는 건데 저는 그 뒷모습에 괜히 심장이 내려앉아요. 어제는 된장찌개를 끓여놨더니 한 입 먹고 짜다고, 애들 짠 거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숟가락을 내려놓고 싶었어요.
장모님이 오셨을 때도 그랬어요. 김 서방은 요즘 뭐 하나 물으시길래 면접 준비한다고 했더니, 아내가 옆에서 집에서 애들 봐요 이러는 거예요. 틀린 말은 아닌데 그렇게 듣고 싶지는 않았어요. 전기공학으로 15년을 일했는데요.
아내 카드로 장을 보면 문자가 아내한테 가요. 그래서 맥주 한 캔 집었다가 도로 내려놓은 적이 몇 번 있어요. 아내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제가 그래요.
지난달엔 동네 헬스장도 끊었어요. 아내가 끊으라고 한 건 아니고요. 그래도 끊었다고 하니까 잘했다고 하더군요.
친구들 모임은 안 나간 지 반년 됐어요. 나가면 밥값 낼 때 지갑을 먼저 꺼내야 할 것 같은데 그럴 돈이 없어서요. 어린이집 엄마들 단톡방에는 제가 유일한 남자인데 다들 멋있다고들 해요. 낮에 아파트 놀이터에 있으면 어르신들이 오늘 쉬는 날이냐고 물어보시고요. 그럼 그냥 네 하고 말아요. 처음엔 해명을 했는데 이제는 안 합니다. 아내 회사 회식 날은 애들 재우고 기다리다 잠드는데, 깨어 있어도 할 말이 별로 없더라고요.
이제 다음 주에 면접이 하나 잡혔어요. 연봉은 예전의 3분의 2인데 붙으면 갈 생각입니다. 아내는 그 돈이면 지금이 나은 거 아니냐고 하던데, 저는 그래도 나가고 싶어요.
어제 막내가 그림을 그려왔는데 아빠 직업 칸에 밥하는 사람이라고 썼더라고요. 웃으면서 잘 그렸다고 해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