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가 아기를 봐주셨었는데

엄마도 24살에 결혼하시고 저도 27살에 결혼해서 아기를 낳았는데 엄마는 애기가 할머니라고 부르는 걸 싫어하셨어요. 징그럽다나,,,

하튼 저는 맞벌이라 도우미한테 애기를 맡겼는데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일하고 있던 엄마한테 매달려서 엄마가 아기를 봐주시게 됐고 엄마집 근처로 이사해서 엄마가 아침에 저희집으로 오셨고, 아줌마 드릴 돈을 엄마한테 다 드렸으니 시세대로 다 맞춰드렸고 엄마가 버시는 돈보다 많았어요. 

근데 엄마는 사람들 있는데서 할머니 소리 듣기 싫다고 놀이터도 잘 안나가시고 아기 데리고 집에만 계셨어요. 가끔 유모차 끌고 산책정도 하시고,,,, 집에만 계셔도 집안일은 안하셨어요. 아, 아기 노는데만 청소기 돌리시고요. 그리고 제가 퇴근이 늦어 7시에 집에 오면 바로 바톤터치하듯이 나가셨어요. 그리고 밥통 뚜껑을 열어보면 밥이 없어서 제가 그 때 와서 밥하고 찌개 끊이고 해서 밥 먹었고 저도 살림이 서투니 8시 넘어 밥 먹게 되고 아기 씻기고 재우고 있으면 남편와서 남편은 또 남편이 차려먹고, 반찬은 주로 퇴근 길에 제가 잔뜩 사가고요. 그 반찬으로 담날 엄마도 밥이랑 반찬 드시고요. 그 때는 밥을 매일 해야되는 줄 알았어요. 냉동밥은 생각도 못했고 햇반도 대중화 되기 전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기 봐주시면 원래 이런 건줄 알았는데 직장동료도 친정엄마가 아기 봐주시는데 퇴근하고 가면 밥이랑 반찬이랑 국이랑 다 해놓으시고 살림도 많이 도와주신다는거에요. 너무 부러웠죠. 그런 엄마도 있구나. 

하루는 정말 회사일도 많고 힘든 몸으로 집에 갔는데 또 밥통에 밥이 없어서 엄마한테 점심 먹고 밥 좀 해놓으면 안되냐고 했다가 내가 애도 보는데 살림도 하라는거냐고 소리치셔서 싸우기도 했네요. 결국 회사도 엄마가 더이상 아기 못봐준다고 해서 그만두고,,,

엄마도 그 때 지금 내 나이쯤 50대 중반이셨을텐데 애를 3년동안 봐주시면서 힘들게 일하는 딸에게 안쓰러운 마음은 하나도 없었을까, 엄마만 갇혀서 아기봤다고 생각하시는게 뒤늦게 서운한 마음이 밀려오네요. 

엄마가 살림도 도와주셨으면 했던 건 제 욕심이었던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