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한테 대학 동기 여사친이 있어요 결혼 전부터 알던 사이고 저도 결혼식 때 인사했어요 그때는 아무렇지 않았어요 문제는 작년 이맘때부터예요 그 여사친이 이혼하고 나서부터 둘이 연락이 부쩍 잦아졌어요 1년 동안 제가 해본 것들이랑 결과를 그냥 적어볼게요 저 같은 분 있으면 참고하시라고요 처음엔 아무것도 안 했어요 괜히 의심하는 여자 되기 싫어서요 근데 남편이 밤 11시에 베란다 나가서 30분씩 통화하는 게 일주일에 두세 번씩 되니까 그냥 넘길 수가 없더라고요 그다음엔 웃으면서 물어봤어요 누구랑 그렇게 통화해? 했더니 그 친구 요즘 힘들어서 얘기 좀 들어주는 거래요 이혼하고 애 혼자 키우느라 많이 힘들대요 불쌍하다는데 거기다 대고 뭐라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세 번째로는 같이 만나자고 했어요 셋이 밥이라도 먹으면 저도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요 근데 남편이 그 친구가 불편해할 거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불편해도 되고 그 친구는 불편하면 안 되나 봐요 네 번째는 휴대폰을 봤어요 이건 지금도 좀 후회돼요 대화 내용은 별거 없었어요 애 얘기, 회사 얘기, 전 남편 얘기 근데 남편이 저한테는 한 번도 안 쓰는 이모티콘을 그 친구한테는 쓰더라고요 그게 이상하게 제일 아팠어요 다섯 번째는 정면으로 얘기했어요 연락 줄여줬으면 좋겠다고요 남편은 친구 하나도 못 두게 하냐고 저를 집착하는 사람 취급했어요 그날 크게 싸우고 일주일을 말 안 했어요 지금은 그냥 지켜보고 있어요 남편도 눈치를 보는지 통화는 차 안에서 하고 들어와요 오히려 그게 더 신경 쓰여요 지난달엔 그 여사친 아이 생일이라고 남편이 장난감을 사서 보냈더라고요 카드 내역 보고 알았어요 우리 애 생일 선물은 늘 제가 혼자 고르는데 그 집 애 선물은 남편이 직접 골랐다는 게 너무 서운했어요 물어보니까 애가 아빠 없이 크는 게 짠해서 그랬대요 그 말에 또 할 말이 없어지고요 제 친구는 그 여사친이 재혼 상대 생기면 저절로 끝난다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그 여사친이 부러울 때도 있어요 힘들다고 하면 밤 11시에도 들어주는 남자가 있는 거잖아요 저는 매장에서 하루 종일 서 있다 와서 다리 아프다고 해도 남편은 파스 어디 있는지도 몰라요 바람이라는 증거는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더 답이 없는 것 같아요 1년 동안 이것저것 해봤는데 제 마음만 점점 지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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