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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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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갱년기 오고 나서 집에서 달라진 것들

와이프가 또 새벽 세 시에 덥다고 창문을 활짝 열어서 저도 깼어요 결혼 22년 차고 애들은 둘 다 대학생이라 기숙사에 있습니다 와이프가 올해 쉰이 됐는데 봄부터 뭔가 달라졌어요 처음엔 그냥 예민해졌나 했는데 병원 다녀오더니 갱년기라고 하더라고요 남자들끼리는 이런 얘기를 잘 안 하니까 그냥 제가 겪은 걸 적어봅니다 제일 먼저 바뀐 건 집안 온도입니다 와이프는 한겨울에도 창문을 엽니다 저는 수면양말 신고 패딩 조끼 입고 잡니다 밤에 땀에 젖어서 일어나 이불을 걷어차고 다시 덮고를 몇 번씩 해요 저도 덩달아 깨는데 피곤하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자는 척합니다 눈물이 많아졌습니다 지난주엔 저녁 먹다가 드라마에서 엄마가 딸 시집보내는 장면 나오니까 숟가락 내려놓고 울더라고요 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휴지만 뽑아서 줬는데 그것도 위로를 그렇게밖에 못 하냐고 혼났습니다 건망증도 생겼어요 차 키를 냉장고에 넣어둔 걸 제가 찾아줬는데 웃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입술 깨물고 참았습니다 그날 저녁에 와이프가 혼자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 한숨 쉬는데 그게 더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제 말투에 엄청 예민해졌어요 예전엔 웃고 넘기던 농담에도 정색을 합니다 살 좀 빠졌냐고 칭찬으로 한 말에 그럼 전엔 쪘다는 거냐고 해서 그날 하루 종일 대화가 없었어요 그리고 이건 좀 민망한데 부부 사이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와이프가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먼저 선을 그었고 저도 굳이 뭐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친구들 술자리에서 이 얘기가 나왔을 때 한 녀석이 그거 핑계일 수도 있다고 하는 바람에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더라고요 반대로 좋아진 것도 있습니다 저녁마다 같이 동네 한 바퀴를 걷기 시작했어요 의사가 운동하라고 했다고 저를 끌고 나갑니다 결혼하고 이렇게 둘이 오래 걸으면서 얘기한 게 처음인 것 같아요 요즘은 저보고도 같이 건강검진 받자고 합니다 당신도 이제 나이 생각하라고요 장모님이 전화로 너도 이제 늙었다 하셨다며 서운해하길래 그날은 제가 퇴근길에 꽃 한 다발 사 들고 들어갔습니다 받자마자 이걸 왜 사 왔냐고 돈 아깝게 하더니 화병에 꽂아놓고 사진은 세 장이나 찍더라고요 솔직히 아직도 어디까지 맞춰줘야 하는지 감이 잘 안 옵니다 그냥 오늘처럼 새벽에 창문 열린 거실에서 패딩 입고 앉아 있는 게 제 몫인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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