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스는 분명 네 형제 중 맏이고, 직업도 멀쩡한 중학교 과학 교사고, 무엇보다 어린 동생 셋을 거의 키우다시피 한 사람임. 그러니 객관적으로 보면 누구한테 보호받아야 할 인간은 절대 아닌데, 정작 다 큰 동생들 눈에는 넷 중 혼자 어디 내놓기가 제일 불안한 큰형일 듯. 일단 사람이 좀 지나치게 순함. 그렇다고 아무 말이나 덥석 믿고 따라갈 정도로 세상 물정 모르는 건 아닌데, 기본적으로 남이 자기한테 별 이유 없이 거짓말할 거라는 생각을 잘 안 하는 편인 거. 그래서 동생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헛소리하면 의외로 잘 속겠지. 콜트가 뻔뻔하게 그럴듯한 소리 하나 지어내면 처음에는 “진짜?” 하고 눈 동그랗게 뜨고 듣다가, 옆에서 식스가 피식 웃는 걸 보고 나서야 자기가 또 속았다는 걸 알아차릴 듯. “…거짓말이야?” “그럼 진짠 줄 알았냐. 어떻게 이걸 믿어.” “아니, 네가 진짜처럼 말했잖아.” 그러면서 억울하다는 듯 콜트를 한번 째려보는데, 그래봤자 다음번에 또 그럴듯하게 말하면 잠깐 고민하다 믿을 듯. 셋이 보기에는 그런 부분이 제일 걱정스러운 거지. 세상 사람을 전부 의심하면서 살 필요야 없지만, 적어도 우리 형은 지금보다 사람을 조금은 의심해도 되지 않나 싶은 정도. 그리고 잘 넘어짐. 평지는 멀쩡하게 걸어가다가도 보도블록 살짝 튀어나온 데 걸리고, 계단에서는 마지막 한 칸을 못 보고 헛디디고, 뭔가 보면서 걷다가 기둥에 어깨를 부딪칠 때도 있음. 심지어 급하다고 종종걸음으로 뛰어가다가 제 발에 걸려 휘청거릴 때도 있겠지. 그래서 넷이 같이 걸을 때 그레이스가 갑자기 “어어.” 하면 셋 중 한 명은 생각하기도 전에 팔부터 뻗을 듯. 콜트가 팔뚝을 붙잡아 세워놓고 “형은 대체 아무것도 없는 데서 어떻게 넘어져?” 하면 그레이스는 민망해서 바닥 한번 내려다보고 “…뭐가 있었어.” 하는데 바닥은 깨끗했겠지. 결국 넷이 걸어 다닐 때도 은근히 자리가 정해져 있을 듯. 길가 쪽에는 식스나 콜트가 서고 그레이스는 웬만하면 가운데에 넣어둠. 드라이버도 옆에서 형이 제대로 따라오나 한번씩 보고. 누가 일부러 정한 것도 아닌데 오랜 세월 그레이스가 휘청거리는 걸 받아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임. 적어도 가운데에 두면 어디로 넘어지든 잡기는 편하니까. 한번은 정말 제대로 넘어진 적도 있을 거임. 잠깐 동생들이 한눈판 사이에 뭘 밟았는지 걸렸는지 그대로 철푸덕 넘어져버린 거지. 보통 넘어질 것 같으면 어떻게든 균형을 잡거나 손으로 바닥을 짚을 텐데 그레이스는 그런 것도 없이 무릎부터 제대로 박고 손바닥까지 쫙 갈아버림. 소리에 놀란 식스가 돌아보면 그레이스는 이미 바닥에서 “아이구….” 하면서 몸을 일으키고 있음. 별일 아니라는 듯 바지에 묻은 먼지나 탈탈 털고 있는데 식스가 가까이 가서 손부터 보면 손바닥이 벌써 벌겋게 까져 있음. 안 봐도 바지 안쪽 무릎은 비슷한 꼴일 게 뻔하고. “하… 진짜 왜 이렇게 칠칠맞냐.” “아니, 뭐가 있었는데….” “뭐가 있었는데 그렇게 정면으로 넘어져.” 결국 식스가 못 말린다는 얼굴로 그레이스 손목 잡고 그대로 집까지 데려갈 듯. 집에 와서 바지를 걷어보니 예상대로 무릎도 난리 나 있음. 까진 데 소독하고 손바닥이랑 무릎에 큼지막한 밴드까지 붙여주면서 식스는 계속 혀를 참. “못 말린다, 못 말려. 무슨 애도 아니고.” “아, 왜 그게 안 보였지….” 그레이스는 자기도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중얼거리고 있음. 다음 날이면 까진 무릎 주변으로 시퍼렇게 멍까지 올라와서 보기만 해도 아파 보이는데, 정작 본인은 동생들이 쳐다보면 “헤헤….” 하고 머쓱하게 머리나 긁적임. 그 꼴을 보는 셋만 속 터지는 거지. 그나마 신기한 건 그렇게 잘 넘어지고 여기저기 부딪치면서도 아직 어디 하나 크게 부러져 온 적은 없다는 거임. 기껏해야 찰과상이나 멍 정도라 다행이라면 다행인데, 그렇다고 안심이 되는 건 또 아님. 막내가 저러고 다녀도 걱정스러울 판에 저 인간이 자기들 큰형이라는 게 셋 입장에서는 더 환장할 노릇인 거. 물건도 은근히 잘 두고 다님. 지갑이며 우산이며 교원증이며 꼭 하나씩 빼먹고 나가서는 학교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아차림. 주머니를 뒤적이다가 ‘아이씨, 큰일 났네….’ 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보니 이제는 그레이스가 집에 두고 간 걸 먼저 발견한 동생들이 알아서 챙겨다 줄 때도 있음. 점심시간쯤 갑자기 휴대폰에 메시지가 오는 거임. “형, 나 잠깐 학교 앞인데. 나올 수 있어?” 그레이스는 ‘갑자기 왜?’ 싶어서 나가보는데 동생 손에는 아침부터 찾던 지갑이나 교원증이 들려 있음. “어? 이거 집에 있었어?” 그제야 자기가 어디다 두고 나왔는지도 깨닫고 받아들면서 “고마워. 이것 때문에 오늘 큰일 날 뻔했네.” 하고 웃겠지. 정작 가져다준 동생은 ‘큰일 날 뻔한 인간치고 너무 해맑은데.’ 싶을 듯. 특히 비 오는 날 픽업은 거의 드라이버 몫일 것 같음. 아침부터 비 예보가 있었는데 현관에 형 우산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그 순간 이미 결론이 난 거임. ‘형 우산 없이 학교 갔구나.’ 그레이스한테 굳이 연락해서 확인하지도 않음. 퇴근할 때쯤 비가 쏟아지고 있으면 어차피 형이 학교 현관 앞에 서서 ‘이걸 어떡하지.’ 하고 있을 게 뻔하니까 드라이버가 알아서 차 끌고 학교 앞으로 가는 거임. 실제로 그레이스는 수업 다 끝내고 밖에 나왔다가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현관 앞에서 난감하게 서 있겠지. 가방 뒤적여봐도 당연히 우산은 없음.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뛰어갈까 싶은 순간 저 멀리 익숙한 차가 눈에 들어옴. 자세히 보니 드라이버 차겠지. 그 순간 표정부터 확 밝아져서는 손 마구 흔듦. “디!” 드라이버는 형 발견하고 차를 조금 더 가까이 대거나 자기가 우산 들고 나가서 데려올 생각이었는데, 그럴 틈도 없이 그레이스가 가방 머리 위에 대충 얹고 비를 그대로 맞으면서 우다다 달려오는 거. 차 안에서 그걸 본 드라이버는 그냥 한숨부터 나옴. “…하.” 조금만 기다리면 자기가 갈 텐데 그 잠깐을 못 기다리고 뛰어오는 것도 딱 그레이스임. 문 열고 조수석에 올라타면 앞머리는 축축하게 젖어 있고 안경에는 빗방울 잔뜩 튀어 있어서 앞이나 제대로 보이는지 모르겠음. 그런데 그레이스는 그런 자기 꼴은 신경도 안 쓰고 안경 너머로 헤실헤실 웃고 있음. “막내가 데리러 와줬구나.” “우산 안 챙겨갔잖아.” “앗… 어떻게 알았지?” “현관에 있던데.” “아, 미안. 괜히 너 오게 해서.” “괜찮아. 벨트 매.” “응!” 그레이스는 얌전히 안전벨트부터 매고, 드라이버는 말없이 차에 있던 수건이나 휴지 건네줄 듯. 형은 옆에서 젖은 안경 닦으면서도 여전히 기분 좋아 보임. 우산을 두고 온 당사자는 막내가 데리러 왔다고 마냥 신났고, 정작 막내만 ‘내가 안 왔으면 저 꼴로 집까지 왔겠네.’ 싶어서 또 한숨 나오는 거지. 아무튼 이런 일들이 하나둘 쌓인 끝에 동생 셋이 내린 결론은 똑같음. > 우리 큰형은 혼자 내놓으면 좀 불안하다. < 그래서 어디 같이 나가면 아무도 대놓고 그레이스를 챙긴다는 티는 안 내면서 은근히 계속 보고 있을 듯. 계단을 내려가면 뒤에서 한번 보고, 사람 많은 곳에서는 잘 따라오나 확인하고, 길 건널 때 딴 데 보고 있으면 옷자락 한번 잡아당기고, 식당에서 일어나면 형이 두고 간 건 없는지 자리도 자연스럽게 한번 훑어봄. 그레이스가 휘청하면 이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가까이 있는 애가 잡음. 예전에는 그레이스가 어린 동생 셋을 데리고 다니면서 “차 조심해.”, “물건 챙겼어?”, “넘어지지 말고.” 했을 텐데, 이제는 그 말을 그대로 자기가 듣고 사는 거임. 그리고 그레이스만 그 사실이 조금 억울하겠지. 그리고 셋이 그레이스를 밖에 내놓기 불안해하는 데에는 또 하나 이유가 있음. 이 형은 남의 호의를 정말 잘 거절하지 못함. 애초에 거절 자체를 어려워하는 편이라 길거리에서 설문조사 같은 데 붙잡혀도 단호하게 뿌리치질 못하고,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한참 듣고 있을 때가 있음. 동생들이 발견해서 데려가려고 하면 그제야 “아, 잠깐만….” 하면서 따라오는데 셋 입장에서는 그런 것도 답답해 죽겠는 거지. 그 성격이 제일 큰일 나는 곳이 술자리임. 교직원 회식이라도 가면 누가 술 한 잔 권할 때마다 거절을 못 해서 넙죽넙죽 다 받아마시고. 한 사람한테 많이 얻어마시는 것도 아니고 이 사람 한 잔, 저 사람 한 잔씩 받아주다 보니 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취해 있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님. 원래도 술이 센 편이 아닌데 남이 따라준 잔을 비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버틸 재간이 없는 거지. 안 그래도 맨정신일 때 잘 넘어지고 물건 흘리고 다녀서 불안한 인간인데 거기에 술까지 들어갔다? 동생들 입장에서는 그냥 걱정거리가 걸어 다니는 수준임. 게다가 그레이스는 평소에도 순하게 생긴 인상 탓인지 낯선 사람이 쉽게 말을 걸거나 치근덕대는 일이 종종 있는데, 취하면 경계심까지 평소보다 느슨해지니 더 말할 것도 없음. 실제로 한번은 회식이 끝난 뒤 혼자 집에 돌아오다가 일이 있었을 듯. 술을 제법 마신 상태로 비틀대며 택시를 잡으려고 길가에 서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온 거임. 처음에는 그냥 괜찮냐고 묻길래 그레이스도 별생각 없이 “네에, 괜차나요.” 하고 대답했는데, 몇 마디 나누다 보니 상대가 점점 가까이 붙기 시작함. 어디 가냐, 혼자냐, 같이 한잔 더 하자면서 계속 따라붙는데 그레이스는 싫으면서도 단칼에 끊지를 못함. “아니여, 저는 이제 집에 가야 해서어….” 그 정도로 거절하고 자리를 옮기면 알아서 떨어질 거라고 생각한 거지. 그런데 상대는 오히려 같이 가주겠다면서 따라옴. 그레이스가 다 풀린 발음으로 “갠차나요. 진짜 갠… 갠차나요.” 하고 몇 번을 말해도 계속 옆에 붙어 있고, 급기야 택시를 잡아주겠다면서 팔까지 붙잡으려고 했을 듯. 평소 같았으면 그레이스도 이쯤에서는 확실하게 밀어냈겠지만 술이 들어간 상태라 판단도 반응도 평소보다 한 박자씩 느림. 일단 손은 피했는데 몸이 휘청하면서 제대로 거리를 벌리지도 못함. 상대는 그걸 보고 오히려 그레이스 허리를 잡아 세워주려고 들고. 그때 마침 그레이스가 집에 안 들어오는 게 이상해서 연락하던 식스한테 전화가 왔을 듯. 그레이스는 휴대폰 화면에 뜬 이름을 보자마자 별생각 없이 받음. “어, 코티…….” 목소리를 듣자마자 식스는 형이 얼마나 취했는지 알아차림. 그런데 통화 너머로 낯선 남자 목소리까지 들려오는 거임. “형 지금 누구랑 있어?” “응? 아… 길에서 누굴 좀 만났는데에.” 그 대답 하나로 식스 표정 싹 굳었을 듯. “누구를 만나.” “몰라아…….” 이쯤 되면 더 물어볼 것도 없음. 사실 안 그래도 형이 워낙 덜렁대고 연락도 잘 놓치는 인간이라 식스가 예전에 그레이스 동의 받아 휴대폰 위치 공유를 켜둔 적이 있었는데, 그날만큼 그게 다행이었던 적도 없었을 듯. 위치부터 확인하고 그대로 차 끌고 나감. 도착해서 보이는 광경은 식스 예상보다 더 엉망이었겠지. 아까까지만 해도 길가에 있던 그레이스는 어느새 사람들 눈에서 조금 벗어난 구석까지 밀려나 있었음. 무슨 일이 벌어진 건 아니었지만 상대는 여전히 떨어질 생각 없이 말을 걸고 있었고, 이제는 아예 그레이스 허리까지 한 팔로 감고 있음. 그레이스는 몸을 뒤로 빼면서 싫다는 티는 분명 내고 있는데 술에 취해서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중심도 못 잡으니 결국 낯선 사람 손에 붙들려 있는 꼴이나 다름없었음. 그거 보는 순간 식스 눈 제대로 돌아갔을 듯. 성큼성큼 다가가서 상대 팔부터 떼어내고 그레이스를 거칠게 자기 쪽으로 잡아당김. 갑자기 몸이 확 딸려온 그레이스는 “으엑….” 소리 내면서 뒤로 휘청거리는데, 식스가 한 팔로 받아 세운 다음 그대로 자기 뒤로 밀어둠. 그리고 상대 앞을 턱 막고 섬. 190에 덩치까지 큰 식스가 표정 싹 굳힌 채 내려다보고 있으니 분위기부터 확 달라지겠지. 상대도 갑자기 나타난 식스를 위아래로 한번 훑더니 당황해서 물음. “…아는 사람이에요?” 식스는 눈도 안 피하고 짧게 대답함. “동생인데요.” 상대는 그제야 “어… 음….” 하면서 슬슬 뒷걸음질 치기 시작함. 형이 너무 취해 보여서 그냥 도와주려고 했던 거다, 오해하지 말라며 변명 몇 마디 늘어놓고는 결국 자리를 피했지. 식스 마음 같아서는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을 듯. 형 허리에 손 감고 있던 것부터 이미 눈이 뒤집힐 일이었는데, 뒤에 그레이스가 있으니 억지로 참은 거임. 지금 당장 중요한 건 저 인간이 아니라 형을 무사히 집에 데려가는 거였으니까. 그런데 정작 그레이스는 자기가 방금 어떤 꼴로 있었는지도 제대로 모름. 식스 뒤에 기대듯 서 있다가 상대가 사라지고 나서야 고개를 빼꼼 내밀어 주변을 둘러봄. 그러고는 식스를 올려다보면서 한다는 말이, “머야? 어떠케 왔어어….” 식스는 순간 할 말을 잃음. 형은 앞머리도 흐트러져 있고 안경도 삐뚤어져 있고 얼굴은 술 때문에 벌겋게 달아올라 있음. 제대로 서지도 못해서 방금 전까지 모르는 사람한테 붙들려 있던 인간이 자기를 보자마자 경계심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반가운 얼굴이나 하고 있으니 화가 났다가도 기가 막힐 듯. “…일단 가.” “응…….” 그레이스는 또 얌전히 대답하고 식스 따라감. 조금 전까지 모르는 사람이 따라붙어도 제대로 떼어내지 못했던 인간이 동생이 가자니까 그제야 아무 걱정 없다는 듯 졸졸 따라오는 거임. 그날 식스는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콜트랑 드라이버한테 있었던 일을 말했을 듯. 둘도 처음에는 술 취한 형 데리러 갔다는 정도로 듣다가, 모르는 사람이 계속 따라붙었고 식스가 도착했을 때는 구석에서 허리까지 붙잡혀 있었다는 말이 나오자 표정 싹 굳음. 그래서 그 뒤로 식스가 그레이스한테 조금 더 집착하듯 신경 쓰게 된 것도 당연했음. 원래도 형이 순하고 거절 못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진짜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걸 자기 눈으로 한번 보고 나니 이전처럼 넘길 수가 없는 거지. 회식 간다는 날이면 몇 시에 끝나는지 한번 더 묻고, 늦어지는데 연락이 없으면 먼저 전화함. 위치 공유도 그날 이후로는 괜히 한번씩 확인하게 되고. 콜트랑 드라이버도 마찬가지였음. 셋 사이에서는 그날 이후 암묵적인 규칙 하나가 생겼겠지. 그레이스가 회식을 가는 것도, 술을 마시는 것도 뭐라고 하지 않음. 다 큰 어른인데 그것까지 간섭할 생각은 없었지만, 취한 그레이스를 혼자 돌아오게 두지는 않는 거임. 끝날 시간에 맞춰 셋 중 가능한 사람이 데리러 가고, 이미 많이 취했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는 선택지가 아예 없음. 그레이스가 괜찮다고 해도 소용없겠지. “나도 다 큰 어른인데 매번 데리러 올 필요 없어….” 하고 억울해하지만 저 사건을 직접 겪고 들은 동생들한테는 씨알도 안 먹힘. 애초에 다 큰 어른이라고 마음 놓을 수 있었으면 자기들이 이러지도 않았고. 이제는 셋도 다 커버렸으니 어쩔 수 없음. 예전에 큰형이 자기들을 챙겼던 만큼, 이제는 자기들이 이 덜렁대고 순해 빠진 큰형을 챙기면서 사는 수밖에. 물론 그레이스는 아직도 자기가 왜 ‘어디 내놓기 불안한 인간’ 취급을 받는지 억울해하겠지만. 고슬사자 4형제 고슬고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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