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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1년차 엄마랑 아내 사이에서 배운 것들

결혼 1년 됐습니다 결혼 전에 선배들이 제일 많이 한 말이 고부 사이에서 잘해라였는데 막상 해보니까 뭘 잘해야 하는지 아무도 안 알려주더라고요 1년 동안 시행착오 겪으면서 정리된 것들 적어봅니다 엄마 말 아내한테 그대로 전달하면 안 됩니다 엄마가 반찬 좀 해 먹으라더라 이걸 그대로 옮겼다가 일주일 냉전했어요 엄마는 걱정으로 한 말인데 제 입을 거치니까 지적이 되더라고요 반대로 아내 말도 엄마한테 그대로 옮기면 안 됩니다 아내가 주말엔 좀 쉬고 싶대 이랬다가 엄마가 서운해서 한 달 전화를 안 받으셨어요 결정은 제가 했다고 말해야 합니다 명절 일정이든 방문 횟수든 아내가 원했다고 하면 화살이 아내한테 가요 제가 바빠서 그렇다고 하는 게 제일 조용합니다 엄마랑 아내 둘이서만 있는 시간을 억지로 만들지 마세요 친해지라고 둘이 장 보러 보냈다가 둘 다 저한테 따로 하소연했어요 엄마 생일은 아내가 챙기게 두지 말고 제가 챙겨야 합니다 아내가 챙기면 고마운 게 아니라 당연한 게 되고 안 챙기면 서운한 게 되더라고요 아내가 엄마 흉을 보면 맞장구도 반박도 하지 말고 그냥 들어야 합니다 맞장구치면 나중에 엄마 편들 때 배신자가 되고 반박하면 그 자리에서 싸움이 납니다 엄마랑 아내 둘 다 있는 자리에서 제 편은 없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엄마 편을 들면 아내가 서운하고 아내 편을 들면 엄마가 아들 뺏겼다고 하세요 그냥 그 자리에선 밥 먹는 데만 집중하는 게 제일 낫더라고요 그리고 이건 좀 의외였는데 엄마랑 아내가 생각보다 서로를 좋아합니다 문제는 둘 사이가 아니라 제가 중간에서 말을 이상하게 옮기는 데 있었던 경우가 많았어요 지난주에 엄마가 아내한테 직접 전화해서 김장 같이 하자고 하셨대요 저를 안 거치고요 아내가 통화 끝나고 어머님 목소리 좋으시더라 하는데 왜 제가 다 설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빠지니까 오히려 둘이 잘 지내는 게 좀 허무하기도 한데 1년 동안 배운 것 중에 제일 큰 건 이거인 것 같아요 중간에서 너무 열심히 하지 말 것 김장날 저는 무 써는 담당이랍니다 둘 다 저한테 시키는 건 똑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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