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9년 동안 주말에 늦잠을 자본 적이 없습니다 아내가 정한 우리 집 규칙이 주말에도 7시 기상이거든요 애들 생활 리듬 깨지면 안 된다는 게 이유입니다 토요일 아침 7시에 커튼이 걷힙니다 제가 5분만 하면 아내가 애들한테 아빠 깨워 하고 시킵니다 여섯 살짜리가 배 위에 올라와요 문제는 금요일에 제가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다는 거예요 회사 일 끝나면 열한 시 넘을 때도 있는데 다음 날 7시면 똑같이 일어나야 합니다 아내 논리는 당신이 늦게 온 건 당신 사정이라는 거고요 더 황당한 건 아내는 평일에 애들 등원시키고 다시 잡니다 본인 입으로 말해요 오전에 한숨 자고 나면 살 것 같다고 그러니까 이 규칙은 저랑 애들만 지키는 규칙인 거죠 한 번은 몸살 기운이 있어서 토요일에 9시까지 잤어요 일어나보니까 아내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애들이랑 이미 밖에 나가 있더라고요 카톡으로 우리 먼저 나왔어 이 한 줄 점심때 돌아와서도 하루 종일 말을 안 했습니다 제가 아파서 그랬다고 하니까 아픈 사람이 어제 술은 왜 마셨냐고 하더라고요 회식이었고 맥주 두 잔이었어요 장모님 댁에 가면 더 웃깁니다 처가에서는 아내가 10시까지 잡니다 장모님이 우리 딸 피곤하니까 놔둬라 하시고 저는 7시에 일어나서 장인어른이랑 약수터 갑니다 집에 와서 그 얘기를 했더니 친정은 쉬러 가는 데잖아 하더라고요 동료들한테 이 얘기 했더니 다들 웃어요 주말에 7시라니 군대냐고 근데 저한텐 웃긴 얘기가 아니라 9년째 현실이에요 어제는 아내가 다음 달부터는 6시 반으로 당기자고 하더라고요 큰애가 학교 들어가니까 미리 연습해야 된대요 당신은 평일에 9시에 일어나잖아 했더니 나는 그동안 집안일 하잖아 이러고요 애들 리듬 지키는 거 중요한 거 압니다 근데 그게 왜 저한테만 적용되는지는 9년째 모르겠어요 이번 주 토요일엔 회사 핑계 대고 그냥 사우나 가서 자고 올까 진지하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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