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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쇼츠 보고 와서 저한테 호칭을 고치래요

결혼 21년차예요 애들은 둘 다 대학 가서 지금은 남편이랑 둘이 살아요 요즘 남편이 저녁 먹고 나면 소파에 누워서 쇼츠를 몇 시간씩 봐요 부부 사이 이런 건 꼭 고쳐야 한다 이런 영상들이요 문제는 보고 나면 꼭 저한테 하나씩 들이민다는 거예요 처음엔 호칭이었어요 제가 남편을 21년 동안 여보도 아니고 그냥 자기야 아니면 애들 아빠라고 불렀거든요 근데 영상에서 애들 아빠라고 부르는 건 남편을 남자로 안 보는 거라고 했대요 그날부터 저보고 여보라고 부르래요 안 부르면 대답을 안 해요 진짜로 애들 아빠 하고 불렀더니 못 들은 척 휴대폰만 보더라고요 그 다음은 밥 먹을 때 휴대폰이었어요 식탁에서 휴대폰 보는 부부는 사이가 멀어진다는 영상을 봤대요 저는 원래 밥 먹을 때 휴대폰 안 봐요 맨날 보는 사람은 남편이고요 근데 제가 딱 한 번 애 문자 와서 확인했더니 그것 봐 당신이 문제야 이러는 거예요 그 다음은 잘 자라는 인사 그 다음은 아침에 현관까지 배웅하기 배웅은 저도 처음엔 그냥 해줬어요 별거 아니니까요 근데 하루는 제가 세탁기 돌리다가 못 나갔더니 출근하다 말고 다시 들어와서 신발 신은 채로 서 있는 거예요 배웅 안 해주냐고 그날 지각했다고 저녁에 또 한 소리 들었어요 당신 때문에 늦었다고요 지난주엔 아내가 남편 칭찬을 하루에 한 번은 해야 한대요 칭찬을 안 해주면 남자는 밖에서 칭찬해주는 여자한테 마음이 간다는 영상이래요 하루는 칭찬할 게 생각이 안 나서 오늘 셔츠 잘 어울리네 했더니 그건 어제도 입은 거라고 성의가 없대요 그걸 저한테 하는 말이 더 웃겨요 당신 위해서 이러는 거야 우리 사이 좋아지자고 근데 그 영상들 중에 남편이 해야 하는 건 하나도 안 가져와요 설거지 같이 하라는 영상도 분명 있을 텐데 그런 건 안 뜨나 봐요 그럼 당신은 뭐 고칠 거냐고 물었더니 나는 이미 잘하고 있잖아 이러고 끝이에요 어제는 제가 깜빡하고 애들 아빠 하고 불렀더니 21년을 살았는데 아직도 그걸 못 고치냐고 한숨을 쉬는데 그 한숨 듣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는 21년 동안 이 사람 밥 차리고 애 둘 키우고 시부모님 병원까지 다 모시고 다녔는데 21년 동안 아무 문제 없던 게 휴대폰 속 모르는 사람 말 한마디에 다 문제가 되는 게요 동네 친구한테 말했더니 그 친구 남편도 요즘 비슷한 영상을 본다더라고요 그 집은 아내가 화장을 해야 남편이 일찍 들어온다는 영상이었대요 같이 웃긴 했는데 집에 오는 길이 좀 씁쓸했어요 애들한테 얘기했더니 둘 다 웃기만 해요 아빠 요즘 왜 그래 하면서 웃을 일인 거 아는데 저는 그게 하나도 안 웃기고 그냥 서럽기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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